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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클럽] 영원무역 - 조부·선친·형제 모두 기업인 ... 사업은 도전적으로, 결제는 깐깐하게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은 할아버지와 아버지로부터 사업가 DNA를 물려 받았다. 대학 졸업 후 관직 대신 기업을 선택했고, 업계 최초로 동남아에 생산기지를 구축했으며, 외환위기 당시 국내에 고가브랜드를 론칭했다. 이 도전정신은 세 딸이 이어받고 있다.

▎성기학 회장의 취미는 등산과 사진이다. 산에 오르며 새로운 길을 내고 이를 카메라에 담았던 성향은 이후 사업 스타일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성기학 회장은 할아버지와 아버지로부터 사업가 DNA를 물려받았다. 조부는 1920년대 마산에서 미곡 수출 사업을 했고, 선친은 경남 창녕에서 대규모로 양파 종자 사업을 했다. 선친은 협성농산을 세우고 국내 최초로 농산물 저온저장사업을 진행했다. 성 회장은 중학생 때부터 방학 때마다 농장 일을 거들었다. 수확철엔 양파를 선별하고 포장해서 시장으로 보내는 일을 했다. 수십 명의 인부들 틈에서 아버지 말씀을 전하고 새참도 날랐다. 상품의 생산, 가공, 판로 개척은 물론 조직 관리까지 자연스레 지켜본 것이다. 현재 친형 성기상 회장과 동생 성기준 사장이 가업을 이어받아 푸드웰로 회사명을 바꾸어 운영하고 있다.

세 딸 영원무역에서 경영수업 중

성 회장은 엄격한 원칙주의자다. 직원을 선발할 때도 ‘담배 피우지 않을 것, 영어를 잘할 것, 정직할 것’이라는 기준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아웃도어제품에 대한 가격 거품 논란이 일었을 때도 그는 “결코 다른 브랜드보다 비싸게 책정하지 않았다”며 적극 반박했다. 옷의 품질에 따라 정직하게 가격을 책정했다는 자신감의 발로였다. 그는 언론과의 한 인터뷰에서 “사업하는 사람이 대범하다는 소리를 듣는 것은 별로 좋은 거 같지 않다. 지금도 회사에서 단돈 100달러 나가는 클레임까지 내가 사인한다. 직원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사업가 DNA는 딸들이 잇고 있다. 성 회장은 서울 동숭동에 있는 목금토갤러리 이선진 관장과의 사이에 세 딸을 두고 있다. 어려서부터 공장을 놀이터 삼던 세 딸이 모두 영원무역에서 근무 중이다. 첫째는 영원무역홀딩스의 대주주인 와이엠에스에이의 성시은(38) 사외이사다. 둘째 성래은(37) 전무는 영원무역홀딩스의 기획, 영원무역의 영업을 맡고 있고 막내 성가은(34) 상무는 영원아웃도어의 마케팅, 경영지원, 뉴비즈니스 업무를 보고 있다. 성가은 상무가 손경식 CJ그룹 회장의 장남 주홍씨와 지난 2006년 결혼해 영원무역은 CJ와 사돈 집안이 됐다. 손 회장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외삼촌이다. 영원무역의 구체적인 기업 승계 계획은 아직 세워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 회장이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성 회장은 지난해 8월 한국섬유산업연합 회장에 취임해 국내 섬유패션업계를 이끄는 중책도 맡고 있다. 고(故) 박용학 대농그룹 명예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고(故)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등 거물 기업인이 거친 길이다. 그는 신년사에서 “섬유패션업계의 저력과 내공은 극복 못할 불황도 없다고 본다”며 “업계 모두가 새해에도 강한 신념을 공유하며 사즉생(死卽生) 각오로 전력투구하면 길은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했다.

-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201503호 (2015.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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