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한국국제학교(KIS. Korean International School)가 글로벌 인재를 키우는 요람으로 발전해가고 있다. 그 배경에 교민 기업인들이 후원자 역할을 톡톡이 하고 있어 화제다.
▎21년 역사를 자랑하는 홍콩한국국제학교(KIS)가 국제학교로서 한층 주가를 올리고 있다. 홍콩한국국제학교의 오늘이 있기까지 교민 기업인의 후원을 빼놓을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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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금융 중심지 홍콩은 50여 개나 되는 국제학교가 있을 정도로 교육열이 높은 도시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선진국들이 세운 국제학교들 속에서 21년 역사를 자랑하는 홍콩한국국제학교(이하 KIS)도 국제학교로서 한층 주가를 올리고 있다. KIS는 2015년 5월 현재 한국어 과정에 187명, 국제부 과정에 380명 등 총 567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학생들의 국적도 한국, 홍콩, 중국, 일본, 미국, 영국, 이태리, 스웨덴, 말레이시아, 멕시코 등 23개국으로 다양하다. 최근 아시아를 휩쓸고 있는 한류가 홍콩에도 맹위를 떨치면서 세계 각지에서 학생들이 모여들고 있는 추세다. 명실공히 글로벌인재를 양성하는 국제학교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인들 ‘발전기금모금위’에 적극 참여
▎지난해 2월 개교 20년을 맞아 출범한 ‘KIS 발전기금모금위원회’ 발족식 모습. 위원회는 올해 200만 홍콩달러의 기부금을 모을 계획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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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한국국제학교의 오늘이 있기까지 교민 기업인의 후원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여년 동안 한인회를 비롯해 홍콩 소재 한인 기업, 한국금융단협의회, 지상사협의회 등이 학교 운영을 위해 발벗고 도왔다. 지난해 2월, 개교 20년을 맞아 KIS는 학교발전을 위한 장기적인 플랜을 세우고, 학교 발전을 도울 기구로 ‘발전기금모금위원회’를 공식 발족시켰다. 모금위원회에는 내로라하는 홍콩 교민 기업인들이 창립 회원으로 적극 동참했다.대표적인 인물이 모금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된 박병원 Modern Testing Services 대표이사다. 박 회장은 2008년, 대한민국 중소 수출 기업을 이끌며 품질향상 및 국내 벤처기업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지식경제부장관 표창을 받은 기업인이다. 1985년부터 미국에서 Merchandise Testing Laboratories를 운영하면서 국내 섬유 수출기업들의 품질향상 및 수출을 지도해온 그는 2006년에 홍콩에 회사를 설립했다. 전 세계에 구축된 섬유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섬유· 완구· 생활용품 등을 수출하는 한국기업들이 각국의 규제기준을 통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애써왔다. 박 위원장은 지난 2010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10만 홍콩달러씩 총 60만 달러의 발전기금을 기부했다.박 회장처럼 홍콩에서 사업하는 교민 기업들은 KIS의 굵직한 후원자 역할을 해왔다. 이내건 동남해운 회장은 지난 2010년부터 5회에 걸쳐 50만 홍콩달러를 기부했다. 박희봉 HKD Global 회장은 2011년부터 5회에 걸쳐 50만 달러를 기부했고, 문준식 Lucky TCL 회장도 2010년부터 2년 동안 20만 홍콩달러를 전해왔다. 홍콩한인회장이자 KIS 이사장인 최영우(삼미 홍콩 유한공사 대표) 회장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총 20만 홍콩달러를 KIS 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박병원 모금위원회 회장은 기업인들이 기부활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학교 발전을 위해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겸손해 했다. 그는 “홍콩에 있는 다수의 국제학교 중에서 KIS가 상위 학교가 되려면 훌륭한 교사진과 뛰어난 학생들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한국에 있는 명문대학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명문학교에 우리 학생들이 많이 진학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발전기금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변창석 모금위 사무처장은 “이런 노력에 힘입어 발전기금 모금위원회는 발족 1년 만에 120만 홍콩달러를 모금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기업인들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30만3000 홍콩달러, 학교 이사회가 5만7000 홍콩달러를 기부했다. 장은명 홍콩한인회 부회장, 김미리 여성회장 등 교민들도 적극 모금에 동참했다. 지난해 발족한 ‘발전기금모금위원회’ 는 조용천 홍콩총영사가 명예 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진만 고문, 박정상 감사, 원유관 자문위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앞서 소개한 주요 기업인들 외에 최태식 코트라 관장, 김성범 금융감독원 소장, 김용태 상사협의회 회장, 류치하·이윤경 학부모 대표, Ms. Kimmie Hung·Mr. Frank Mallia 국제과정 학부모 대표 등이 창립회원으로 참여했다.
한류 확산 베이스 캠프 역할도
▎올 2월 오중선 JSOTEX 대표가 부인 함영실씨 명의로 기부금을 전달했다. 왼쪽부터 오 대표 부부, 서재철 교장, 최영우 이사장, 박병원 발전기금모금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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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 발전기금모금위원회는 올해 200만 홍콩달러의 기부금을 모을 예정이다. 특히 지난 2월에는 오중선 JSOTEX 사장이 부인 함영실 여사의 명의로 6만 홍콩달러를 기부했다. “기부천사인 션과 정혜영씨 부부가 기부하는 모습을 보고 기회가 된다면 좋은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아내도 같은 뜻이었죠.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국제 학교의 발전을 바라는 마음으로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KIS를 찾아온 오중선 사장은 2019년까지 순차적으로 총 30만 홍콩달러의 금액을 장학금으로 전달하겠다고 약정했다.선은균 홍콩한인상공회의소 회장도 올해부터 5년간에 걸쳐 25만 홍콩달러를 기부하기로 약정했다. 선 회장은 홍콩의 한인물류 기업중 대표적인 업체인 코차이나(Korchina) 물류그룹 대표를 맡고 있다. 홍콩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톱10 안에 포함되는 한상기업으로 전 세계 14개 국가에 진출해 33개의 현지법인을 두고 있는 탄탄한 회사다.이밖에 한국은행, 외환은행, 신한은행 등 홍콩 주재 한국금융단협의회와 삼성, LG, 효성, 포스코, SK 등 지상사 협의회도 올해부터 학교발전기금을 기부할 예정이다.홍콩한국국제학교는 한국어와 영어과정이 별도의 커리큘럼으로 운영돼 글로벌 인재양성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중 언어를 사용하는 교육환경을 조성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글로벌 마인드에 접하도록 하고 있는 것. KIS의 급속한 발전은 최근의 한류도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최근 한류가 확산되고 홍콩에 진출하는 한인이 늘어나면서 세계 각국 학생들이 홍콩국제학교에 입학을 희망하는 추세라는 것. 여기에 홍콩 거주 교민 기업들과 홍콩한인회가 KIS 발전기금 모금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등 든든한 후원자로 나서면서 한류가 홍콩에 한 층 더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이처럼 홍콩 내 교민들과 기업인들의 도움으로 KIS는 수영장, 체육관, IT 컴퓨터실, 도서관, 테니스장 등 질좋은 교육환경을 갖춘 명문학교로 성장하고 있다. 서재철 홍콩국제학교 한국부 교장은 “KIS는 장기적인 계획으로 우수한 학생들을 양성하고 홍콩과 한국 세계 우수대학 진학에 노력하여 국제학교의 위상을 높일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KIS의 발전을 적극 후원하는 이들 기업인들이 있는 한 KIS 인재들은 세계 각지로 뻗어나가 우수한 글로벌 인재로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숙 포브스코리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