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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 카이스트 경영대학장 - “10년 주기 도약을 기대하시라” 

 

조득진 포브스 차장 사진 전민규 기자
카이스트 경영대학은 내년에 개교 20주년을 맞는다. 1996년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창립 멤버이자 2006년 금융전문대학원 초대 원장을 지낸 김동석 신임 경영대학장은 향후 10년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김동석 카이스트 경영대학장은 요즘 외국의 경영대학장들과 만나면 신이 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카이스트 MBA의 위상이 상당히 높아졌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국내 경영전문대학원(MBA)은 현재 13곳. 2014년 신입생 1986명 모집에 3448명이 지원해 평균 1.74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년 1.73대1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외국인 재학생은 56개국 247명으로 2013년보다 소폭 늘었다. 그러나 국내 MBA는 유명 교수진 확보, 프로그램 차별화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붓는 싱가포르, 홍콩 등지의 MBA에 밀려 좀처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중국의 교육시장이 커지면서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카이스트 경영대학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으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월 FT는 카이스트의 최고경영자과정을 아시아 1위로 선정했다. 앞서 카이스트 경영대학을 ‘글로벌 100대 MBA’로 선정한 바 있다. 국내 풀타임 MBA의 첫 진입이었다. 지난 3월 취임한 김동석 경영대학장은 “국내 최초로 전일제 MBA과정을 개설한 카이스트 경영대학은 그동안 기술과 경영을 동시에 이해하는 융합형 인재 양성에 앞장서 왔다”며 “내년 20주년을 맞아 글로벌 경영교육의 새로운 교육 모델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석 학장은 금융공학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산타클라라대 경영학 석사, 오하이오 주립대 재무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1989년부터 1995년까지 샌디에이고 주립대에서 강의와 연구를 병행했다. 금융공학·위험관리·가격평가모형·포트폴리오이론·증권분석 분야의 전문가다.

산업별 특화 MBA 개척 자부심

1996년 카이스트가 경영대학을 만들 때 합류한 그는 국내 최초의 금융전문대학원 설립을 주도해 2006년 초대 대학원장을 지냈다. 10년 가까이 지난 올해 3월 경영학부와 MBA, 최고경영자과정 등을 총괄하는 경영대학장에 선임됐다. 김 학장은 “10년 전엔 금융전문대학원을 만들고 이를 조기 정착시켜야 하는 임무 탓에 단거리 선수처럼 앞만 보고 질주했다”며 “이젠 경영대학 전체를 아우르며 향후 10년의 발전안을 내놓아야 할 장거리 경주에 나선 셈”이라고 말했다. 경영대학의 역할 재정립, 아시아권에서의 확실한 입지 구축이라는 임무 탓에 부담감이 크다고 토로했다.

카이스트 경영대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가장 큰 장점이다. 국내 최초 2년 전일제 과정인 테크노경영MBA, 중간관리자를 위한 1년짜리 IMBA를 중심으로 야간과정인 프로페셔널MBA, 22개월 주말 임원급 과정인 EMBA와 파이낸스 EMBA 등을 개설했다. 금융MBA와 정보미디어MBA, SK그룹과 공동 개설한 사회적기업가MBA(SE-MBA), 녹색정책·경영 전문가 양성을 위한 녹색성장MBA 등은 산업별로 특화한 MBA다. 최근에는 창업 관련 커리큘럼과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김 학장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하버드식의 ‘만능선수 MBA’는 쇠퇴하고 스페셜리스트MBA, 마스터MBA로 불리는 특화 교육 프로그램이 약진하고 있다”며 “자화자찬이지만 20년 전 산업별 특화 MBA를 개설한 우리가 매우 선도적이었다는 것이 증명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그린MBA다. 1996년 개설 당시 큰 관심을 받았지만 관련 산업의 성장이 더뎌 결국 폐강됐다가 환경이 산업계의 이슈가 되면서 2013년 녹색성장대학원으로 다시 개원했다.

김 학장은 “1995년 개교 이후 5900명에 이르는 동문을 배출했다”며 “딜로이트, BP, JP모건, IBM, HP 등 다국적 기업과 삼성, LG, SK 등 국내 대표 기업에서 핵심 인재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영수 LG화학 대표(산업공학과), 김대훈 LG CNS 대표(산업공학과), 김보형 미쉐린코리아 대표(이그제큐티브전공), 김진희 네이버I&S 대표(테크노경영학), 나성균 네오위즈 대표(산업경영학), 박병원 경총 회장(산업공학과), 조남성 삼성SDI 대표(기술경영) 등이 카이스트 MBA 출신이다.

최고경영자과정도 타 대학과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자랑한다.<박스기사 참조> FT는 카이스트의 최고경영자과정을 4년 연속 아시아 1위로 평가했다. 올해 세계 순위는 20위다. ‘사후관리(3위)’와 ‘프로그램 준비(13위)’ ‘국제교류(13위)’ ‘새로운 기술과 학습효과(15위)’ ‘교재 및 교수법(15위)’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 학장은 “우리는 학생들이 과정 이수 후에도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동문평생교육’ ‘해외 필드트립 참가’ 등을 제공하고 있다”며 “조찬세미나와 포럼, 동호회 모임 등을 통해 동문 간 교류 활성화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이스트 MBA 경쟁력은 ‘열정’

그는 교육서비스 기관으로서 카이스트 경영대의 경쟁력은 교수와 직원들의 열정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대학원장의 경우 학생 성적을 A+, A, A-, F로 평가합니다. 탈락시키려는 게 아니라 일정 수준을 만들겠다는 열정이죠. 이를 학생들이 알기 때문에 다시 마음을 잡고 공부에 매진합니다. 아무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갖추어져 있어도 그 구성원의 웨트웨어(wetware·컴퓨터를 다루는 인간의 두뇌)가 제대로 기능을 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열정이라고 부릅니다.”

카이스트 경영대학은 10년을 주기로 변신과 성장을 지속해 왔다. 1996년 테크노경영대학원을 개원하며 MBA 불모지를 개척했고, 2006년 금융전문대학원과 정보미디어경영대학원 등을 설립하면서 특화 프로그램을 리드했다. 김 학장은 내년 경영대 개교 20주년을 맞아 14명의 전문가로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해 경영대학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0주년 비전 선포식에서 새로운 교육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이규성 전 교수님은 한여름 더위에도 늘 양복을 갖춰 입고 수업에 임했습니다. 학생과 강단을 존중하는 마음이었죠. 그럴듯한 청사진을 제시하기보다는 이런 카이스트 경영대의 열정을 다시 살리려 합니다.”

- 글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사진 전민규 기자




201507호 (2015.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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