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을 지키느냐, 현실에 눈을 뜨느냐 갈림길에서 방황하는 사이 아이콘의 위상은 점차 떨어진다.
아이콘의 생명력 회복이 절실한 때다. 5도어 미니 쿠퍼, 폴크스바겐 더 비틀, 포르셰 911,
BMW M3, 포드 머스탱 등 아이콘 카의 현실을 들여다봤다.
전통은 쌓기도 어렵지만 지키기는 더 어렵다. 잘 지키면 영광이지만,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면 변절자 취급을 받거나 약발이 다했다는 평을 받기 일쑤다. 자동차 역사에는 아이콘으로 인정 받는 차들이 꽤 있다.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자신만의 전통을 지켜온 차다. 젊은이들을 위한 아메리칸 스포츠카를 대표하는 머스탱, 자유와 개성의 상징 미니, 컬트카의 대명사 비틀, 고성능 모델의 대표 주자 BMW M3, 살아있는 스포츠카의 전설 911 등이 시대를 대표해온 아이콘이다.
영원할 줄 알았던 아이콘의 위상이 최근 들어 흔들리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예전의 모습을 잃어버려서다. 사람들은 아이콘 모델을 회고하면서 한결같은 모습을 원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지만, 그 변화는 최소화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요즘에는 필요 이상의 변화로 전통은 무너지고 정통성이 옅어진다. 보편성을 높여 더 많은 사람에게 팔기 위해, 아니면 생존을 위해, 또는 이미지 쇄신을 위해서다.
미니는 자유와 개성, 젊음을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사람들의 머리 속에는 작고 통통 튀듯 경쾌한 동력 성능을 뽐내는 미니 쿠퍼를 정통 미니로 받아들인다. 왜건 스타일 클럽맨은 정통에서 빗겨난 모델처럼 보이지만 이 역시 미니 역사에 있던 모델의 현대판이다. 미니의 정통성에 부합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덩치 큰 SUV 컨트리맨이 등장했다. 미니가 SUV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미니의 디자인 요소를 그대로 구현했지만, 쿠퍼를 뻥튀기한 듯한 모습은 어색하기 그지없다. 컨트리맨은 시작에 불과했다. 컨트리맨의 쿠페 버전인 페이스맨이 나왔다. 쿠퍼의 쿠페 모델과 로드스터까지 등장했다. 단촐한 미니 라인업이 어느새 시끌벅적해졌다. 미니처럼 라인업이 적은 브랜드는 살아남기 위해서 모델 수를 늘려야 이익을 낼 수 있다. 문제는 새로 나온 모델이 정통성을 살리지 못하면 역효과가 난다. 미니는 갑자기 모델이 많아졌다. 미니를 접할 기회가 많아졌지만, 미니의 정체성은 옅어졌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