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접속이 거의 불가능한 쿠바에서도 디지털 혁명의 물결은 막을 수 없다.
디지털 미래를 열어가는 주역은 바로 청년 기업가들이다.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서 디자인을 공부한 로빈 페드라하(Robin Pedraja)는 다소 마른 몸집의 28세 청년이다. 지난해 초, 그는 간행 및 출판물 담당 정부부서를 찾아갔다. 쿠바 도시 청년문화를 알리는 온라인 매거진을 발간하려면 정부의 사업 허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최근 쿠바 정부는 수십만명의 신청자에게 소상공업 영업권을 허가했다. 그러나 대부분 요식업이나 미용, 번역 등의 분야로 제한돼 있었다. 미디어 분야는 아직 정부가 엄격히 통제 중이다. 그런데 온라인 매거진 발행이라고? 사업 발표를 마치기도 전에 그는 어이없다는 비웃음만 샀다.
페드라하는 이에 굴하지 않고 월간지를 간행하기로 마음먹었다. 대신 발행인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그렇게 3월 창간호가 발행됐다. “잃을 게 없었다”고 페드라하가 최근 자신의 사무실에서 이뤄진 포브스 인터뷰에서 말했다. 아바나 아파트의 옷장만한 방에 차린 사무실이었다. 음악과 예술, 발레, 음식, 연예인 기사를 담은 비스타르 매거진은 톡톡 튀는 개성과 눈길을 사로잡는 사진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쿠바 신세대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어린 시절 아바나 예술가와 음악가 사이에서 성장한 페드라하는 말했다. 비스타르를 구독하기 시작한 예술 애호가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발행인이 누군지 알아냈고, 이후 비스타르는 발행인란에 페드라하의 이름과 이메일 주소를 넣기 시작했다.
무허가 발행을 시작한 지 16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어떠한 공식 이의도 제기되지 않았다. 쿠바의 불투명한 사법집행 환경에서는 드문 일이 아니다. “일부 공무원 사이에서는 ‘어떤 것도 허락하지 않지만 어떤 것도 금지하지도 않는다’란 태도가 일반적”이라고 쿠바 유럽연합(EU) 사절단 대표이자 외교관이었던 카를로스 알주가라이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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