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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공연·전시·휴식 담은 ‘가든 문화’ 창조경기도 연천군 왕징면 북삼리에 자리한 허브빌리지는 임진강을 보듬어 안은 형세다. 약 5만7000㎡(1만7000여 평)은 초대형 유리온실과 야외 가든을 비롯해 야외 공연장, 숙박시설 클럽 플로라, 이탈리안 레스토랑 파머스 테이블, 한식당 초리, 허브찜질방 등 다양한 부대시설로 구성돼 있다.허브빌리지는 원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 씨 소유였다.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추징금 환수를 맡고 있는 검찰이 압수해 경매에 내놓았다가 두 차례 유찰 끝에 지난해 12월 마리오아울렛에 인수됐다. 그 사이 가격은 250억원에서 118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2009년엔 전 전 대통령 부부가 5공화국 시절 고위관리들을 초청해 결혼 50주년 연회를 열었고, 검찰의 압수 수색 과정에서 고가의 미술품이 다수 발견되면서 화제가 된 곳이기도 하다.홍 회장은 이곳과 어떤 인연이 있을까? 그는 “고향인 충남 당진에서 20년 전부터 개인농장을 운영하고 있다”며 “허브빌리지 같은 콘셉트를 꿈꾸었지만 여의치 않던 차에 우연한 기회에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주위에 소문 내지 않고 몰래 답사도 진행했다. 일단 깨끗하고 자연친화적인 시설이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그는 “커피박물관, 어린이체험관도 조성 중이고 특히 수영장 건설 허가를 받아놓았더라”며 “인부들이 넝쿨을 걷어내니 구석구석 손이 세세하게 미친 흔적이 살아났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그 동안 마리오 아울렛 매장 내·외부 공간에 마리오가든, 마리오 동물농장 등 자연공간을 조성하고 고향에서 직접 농사지은 쌀을 고객들에게 증정하는 등 자연과 고객을 연결하는데 큰 관심을 보여 왔다.허브빌리지 인수가 알려지면서 업계에선 마리오아울렛의 신사업 진출을 예상했다. 패션·유통에 이어 리조트사업에 안착한 이랜드의 콘셉트를 따르는 거 아니냐는 분석이다. 하지만 홍 회장은 “돈을 보고 덤벼든 숙박업 비즈니스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조급하게 신규 출점을 결정하기 보다는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했다”며 “일본의 온천장 같은 힐링 문화를 만들고 싶다. 그래서 외관엔 손을 많이 대지 않고 대신 야생화농장 등 자연과 어우러진 콘셉트를 신중하게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이나 펜션은 건물이 오래되면 보수하거나 부수어야 하지만 가든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를 더하잖아요. 시간을 품고 고색의 가치를 지니는 곳, 그런 가든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구체적으로는 허브 등 자연 속에 공연장과 갤러리를 갖춰 음악과 미술이 있는 품격 있는 장소를 만드는 것이다. 이날도 초대형 유리온실 2층 공연장에선 고양예고, 예원예고, 행신초등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영감과 열정 챔버 오케스트라’의 파이널콘서트가 열렸다. 형과 누나를 따라온 어린아이들은 온실 이곳저곳을 뛰어다녔다. 그는 “허브빌리지 운영은 마리오아울렛이 추구하는 비즈니스 방향과 같다. 고객에게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며 “기존 유통 시장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자연이라는 경험과 가치를 활용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홍 회장은 30년 넘게 패션의 길을 걸어오고 있다. 1980년 7월 서울 대방동에서 형제들로부터 빌린 200만 원을 가지고 편물기 4대를 사들여 직원 4명과 함께 니트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 의류업체들이 대부분 외국 바이어들이 시키는 대로 제품을 생산하는 ‘삯바느질’ 수준에 머물던 때. 그는 새로운 디자인의 니트를 생산하기 위해 밤잠을 설쳐가며 일했다고 한다. 그 결과 1985년 패션 브랜드 ‘까르뜨니트’를 출시했다. 당시 일본 바이어들은 홍 회장을 ‘슈퍼마리오’라고 불렀다. 1980년대 중반 일본에선 닌텐도 사가 개발한 게임 캐릭터 슈퍼마리오가 인기였다. 바이어들 사이에서 “마리오 제품을 수입하면 다 팔린다. 홍 회장은 슈퍼마리오다”는 말이 나오면서다. 그는 “어떤 일이 있어도 주문 약속을 지키고 제품에 작은 문제가 생겨도 일본까지 직접 찾아가 해결했다”고 회상했다.
연매출 1조 가산아울렛타운 개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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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비즈니스 모델은 ‘품격’과 ‘가치’홍 회장은 대신 상품기획(MD) 강화를 통해 자체 경쟁력 높이기에 주력한다. 명품관, 가구관, 대형 F&B몰(식음료장)을 낸데 이어 지난해 11월엔 디지털 가전 유통 브랜드 ‘전자랜드 프라이스킹’을 오픈했다. 아울렛 업계로는 이례적인 행보다. 그는 “이렇게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정체성을 갖추어야 전국 어디에 아울렛을 내더라도 고객 만족도를 보장할 수 있다”며 “아울렛이라고 해서 무조건 제품을 싸게 판다고 손님이 몰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매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유커) 유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유커들의 입소문 덕에 방문객이 크게 늘고 있다”며 “외국어 안내 서비스는 물론이고 텍스리펀드(사후면세) 서비스와 자국통화결제서비스(DCC)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의 소비 성향은 다양해지면서도 높은 수준의 상품과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어요. 단순히 옷을 사는데 그치지 않고 맛있는 음식과 새로운 경험을 기대합니다. 마리오아울렛이 허브빌리지를 인수한 것도 모두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한 전략이죠.”홍 회장은 인터뷰 내내 ‘가치와 품격’을 강조했다. 200만원으로 시작해 3000억원대 매출을 이룬 사업가로서, 이젠 품격에 가치를 두겠다는 포부다. 그는 “평생 번 돈을 앞으로는 품격 있게 쓰려고 한다. 더 벌면 더 쓰겠다”고 말했다. 아울렛이 위치한 서울 금천구 지역에 대한 사회공헌, 입주 패션업체와의 동반성장, 명예경제학 박사를 받은 서강대의 남양주 캠퍼스 조성사업 기부 등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향후 도시농업의 확산에 관심이 많다. 이를 먼저 실행에 옮기려 한다. 대형 패션아울렛 안의 거대한 토마토농장을 상상해보라”며 “이것 또한 우리 비즈니스에 가치를 부여하는 일이다. 패션·유통사업에 자연을 결합하는 가치 있는 일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조득진 기자·사진 전민규 기자
[박스기사] 허브빌리지(HERB VILLAGE) - 국내 최대 규모 허브농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