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기업의 미래가 불투명한 때,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직장의 미래를 자신하는
직원은 몇이나 될까? 상화는 직원들의 자신감이 돋보인 회사다.
‘콘텐트 솔루션 기업’ 상화는 어떻게 직원들의 만족도를 ‘솔루션’했을까?
▎김유진 팀장, 윤길상 CD, 이우현 과장, Alvaro Sanchez(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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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팀 우리 히어로즈 ‘턱돌이’, 2016 MWC 삼성 갤럭시S7을 소개한 ‘VR(가상현실)콘텐트’, MBC 20대 총선 개표방송 주도한 로봇시스템 ‘매버릭’, 에버랜드 판다관에 들어서면 마주하는 대형커브드 화면 구조물....공통점이 없어 보이지만 모두 하나의 기업이 만들어 냈다. 바로 ‘콘텐트 솔루션 기업’ 상화다. 상화는 2007년 광고기업으로 출발했지만 광고에 필요한 모든 것을 스스로 제작하는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했다.13일, 서울 삼성동 상화 사옥에서 만난 김유진(31) 제작3팀 팀장. 그는 자신이 다니는 직장을 “시장 흐름을 예측해 광고주들의 필요를 먼저 제시하는 신기술 회사”로 소개했다. 김 팀장은 프리랜서로 3개월 가량 상화 일을 돕다 입사 제의를 받고 2010년 정식 입사했다. 이후 능력을 인정받아 2013년, 20대 나이에 최연소 팀장이 됐다. 그는 “마감 시간 압박, 광고주와의 커뮤니케이션, 납기 내 다양한 변수 등 강한 멘탈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입사 당시 건물 한 층만 쓰던 회사가 이제 사옥을 가지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고도 말했다.
회사 전망 밝고 복지제도 대체로 만족지난해부터 일감이 쏟아지며 빅프로젝트가 늘고 있다. 회사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지만 업무 강도가 세지는 직원 입장에선 마냥 즐거울 순 없는 일 아닐까? 김 팀장의 솔직한 답변이다. “야근, 주말 출근도 잦고 연봉에 100% 만족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회사 전망을 생각하면 이런 사소한 불만은 싹 사라진다.” 2013년 50억원이었던 상화 매출은 2015년 10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엔 중국 측 광고나 콘텐트 제작 의뢰가 많다.김 팀장은 회사 내 쏠쏠한 복지제도로 ‘교육 지원’과 ‘깜짝 선물’을 꼽았다. 그는 “최근에 중국어 강사를 모셔와 회사내에서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상화는 비정기적으로 직원 부모님께 꽃이나 케익 등 선물을 보낸다. 김 팀장은 “큰 선물이 아니더라도 내 가족을 생각한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운 제도”라고 말했다. 프로젝트가 끝나거나 비교적 업무가 한가한 때에 융통성 있게 휴식을 갖도록 하는 ‘리프레쉬권’도 있다.상화는 기업 나이도 젊지만 제작 본부장이 81년 생일 정도로 구성원도 젊다. 때문에 결혼, 육아 제도를 계속해서 마련 중이다. 김유진 팀장은 “육아휴직, 인력 확충을 통해 여성들이 오래 다닐 수 있는 회사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자신이 다니는 직장을 의인화한다면? 이우현(35) 기획2팀 과장은 상화를 ‘친구’로 소개했다. 기자가 “친구로 생각하는 경우는 드물 것”이라고 말하자 한술 더 떠 “소개로 만났다”고 답했다. 이 과장은 친구의 권유로 2010년 상화에 디자이너로 입사해 기술, 뉴미디어 운용, 프로젝트 기획 등 상화 업무 전반을 경험했다. 상화의 변화상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진로를 고민하던 왜소한 고등학생 같았던 친구(상화)가 군대도 다녀오고 이젠 건강하고 씩씩한 청년의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상화가 “광고 시장에 새로운 힘을 불어 넣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화에게 군대는 어떤 시기”였는지 묻자 “클라이언트와의 다양한 사건”이라며 배시시 웃었다.
다양한 경험 통해 회사와 같이 성장상화는 동료 간의 호칭을 남자직원의 경우 직책 대신 ‘선배’, ‘형’ 또는 ‘브로’라고 부른다. 정범준 상화 대표를 ‘형’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과장은 “직원 간 소통이 자유롭고 부드러워 새로운 것을 잘 흡수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로가 너무 잘 알고 있어 빠뜨리는 부분이 생겨난다. 소통과 달리 일하는 손끝은 더 매서워지는 게 상화에 필요한 점이라 생각한다”면서 가족같은 분위기를 조심스러워 하기도 했다.상화는 2013년 경기도 이천에 자체 연구개발 시설인 랜디(RANDI)를 지었다. 1000평 규모의 시설 안에는 상화가 연구, 개발, 제작하고 있는 다양한 카메라, 로봇, 장비들이 즐비하다. 이 과장은 “R&D는 자기 관리다. 자기 관리에 돈을 쓰는 건 당연한거 아닌가”라고 뿌듯한 듯 말했다. 그는 또 “자기 고찰 없이 성과를 낼 수는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이 과장은 지난 CES 출장 당시 뮤지컬을 관람했다. 비용은 회사에서 지원했다. 김진부 경영파트 부장은 “공연, 도서 구매 뿐 아니라 피부관리, 강의 수강 등 업무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회사는 적극 지원 한다”고 귀띔했다.상화 관계자에 따르면 이우현 과장은 ‘꽃 장식’으로 상화 내 인테리어도 책임지고 있다. 플로리스트 자격증도 갖고 있다. 그는 “다양한 기술을 갖추고 있으면 어디든 쓸모가 있다”면서 “기획, 실행, 제작, 개발 전단계의 업무를 해야하는 만큼 스페셜리스트뿐 아니라 나와 같은 제너럴리스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상화빌딩 지하 미팅룸에서 만난 세 번째 상화인은 윤길상(37) CD(Creative Director)다. 직원들은 그를 ‘길브로’라 부른다. 영상 콘텐트 사업을 하다 우리 히어로즈 창단 당시 개막전 영상을 만든 것이 인연이 돼 2009년 합류했다. 그는 자신이 하는 업무를 “광고주의 두루뭉술한 요구를 구체화하는 일”이라고 답했다.그가 입사할 당시만 해도 직원은 6명. 현재는 80여 명으로 늘었다. 그는 “영상에만 집중하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일은 엄청 다양해졌지만 분위기는 처음처럼 따뜻해 다행”이라고 말했다.그는 “직원이 R&D 프로젝트를 만들어 수행할 수 있는 기업 문화가 우리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상화는 자신의 업무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예산, 사업 계획을 제출하면 심사해 지원한다. 길 브로는 “지난해 VR 촬영 장비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R&D 프로젝트에 응모한 결과 현재 VR촬영 드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랜디도 결국 필요하다 싶으면 사지 않고 직접 연구하고 만들어 우리 고유의 것으로 만드는 문화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랜디에선 최근 로봇VR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다양한 경험을 했을 길 브로에게 기억에 남는 ‘작품’을 물었다. “올해 2월에 열린 MWC가 시작되기 3주전, 삼성전자로부터 갤럭시 S7 프로젝트를 의뢰받았어요. 다른 대기업을 통해 신제품 출시행사를 준비하다 예비용으로 콘텐트를 만들어 두려했던 겁니다. 1주 만에 기획하고 2주 만에 제작했어요. 물론 3주엔 상화의 기술이 결집됐죠. 결국 행사 당일, 예비용으로 만든 우리 VR이 실제 사용됐어요. VR로 PT한 사례는 최초였죠.”상화에서 ‘알바로’로 불리는 Alvaro Sanchez(알바로 산체스ㆍ30) 기획1팀 대리는 콜롬비아 출신이다. 그가 20살이던 때 코스타리카로 유학 온 지금의 아내를 만나 한국으로 건너와 결혼해 살고 있다.
“먼 미래에도 존재할 회사”국내 IT대기업에서 해외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다 2014년 이직했다. 이직 배경에 대해 “대기업은 내가 하는 일의 성과나 결과에 대해 회사는 알지만 정작 나 자신은 정확히 알기 어렵다. 때문에 전문성보단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자기PR이 강하더라”면서 “중소기업에선 내 업무능력, 전문성을 확인할 수 있고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상화에서 그는 주로 해외 프로젝트를 담당한다. 그는 상화를 “먼 미래에도 존재할 회사”라고 소개했다.알바로는 “대기업이었던 전 직장보다 급여는 줄었지만 훨씬 많은 것들이 늘었다”면서 “난 회사 간다고 말하지 않고 놀러간다고 말한다. 실제로 즐겁게 일하고 농담도 자주 한다”고 말했다. 상화는 엔지니어와 기획자 간 대화가 자유롭게 자주 이뤄진다. IT 업계에선 드문 일이다. 상화 관계자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직원들이 모여 자유롭게 일하다보니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알바로의 회사에 대한 바람이다. “회사가 커지더라도 대기업 문화는 스며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한국 직장인 10명 중 8명은 과다한 업무로 수면 부족을 호소한다. 평균 수면 시간도 6.1시간으로 희망하는 최소 수면시간 7.6시간보다 1.5시간 적다. 상화 역시 마찬가지다. 직원들은 ‘일이 힘들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그럼에도 높은 만족도를 유지하는 비결은 마주친 직원들이 빼놓지 않고 자랑한 ‘랜디’와 ‘소통’으로 정리된다. 미래에 대한 분명한 투자와 목적, 재밌고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단 자부심, 하루의 대부분을 마주하는 동료 간의 원활한 소통. 어쩌면 직장인들이 바라는 그리 대단치 않은, 소소한 것들을 먼저 신경쓴 덕분에 ‘일하기 좋은’ 기업에 올랐는지 모른다.- 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
[박스기사] 광고·홍보·전시 업계 상위 5개 기업 분석 - “재밌고 구성원 좋지만 초봉 낮고 야근 많아”업무강도가 세기로 유명한 업계지만 상위 5개사 평점은 타 업계 대비 좋은 편이다. 업의 특성 때문이다. 상위 5개사 리뷰에서‘도전’, ‘다양’,‘배움’ 등 경력 관리에 관심 많은 젊은 직장인의 지지가 돋보였다. 공통적으로 지적되는 단점은 역시 ‘야근과 스케줄 조절이 어려운 프로젝트’다. 간혹 인력 확충이나 체계적인 시스템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눈에 띈다. 제일기획이 대표적으로 “한 번쯤 꼭 경험해 볼 회사”로 언급됐다. 업무와 삶의 불균형은 대부분의 리뷰에서 지적됐다. 상화와 함께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노레드’는 경영진에 대한 신뢰와 구성원들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두 기업은 경영진 평가, 사내 문화, 승진 기회 및 가능성이 4점 대로 기업 비전에 만족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제일기획을 제외하고는 초봉이 낮다는 하소연도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