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당일 배송을 실시한 쿠팡의 기습 공격으로 제프 베조스는
한국에 들어올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투자를 아끼지
않은 쿠팡의 김범석 대표는 재벌 부럽지 않은 부자가 됐다.
지난해 일이다. 한국프로야구(KBO) 5판 3승제 플레이오프 3번째 경기가 펼쳐지고 있었다. 3회 초, 1점 앞선 서울 홈팀 두산 베어스는 주자를 2명 내보낸 NC다이노스의 득점을 막기 위해 애쓰는 중이었다. 밤이었지만 날씨는 따뜻했고, 안개가 낀 듯 대기는 축축했다. 통로 쪽에서는 오징어 어묵 튀김과 치킨 냄새가 솔솔 풍겨왔다. 김범석 쿠팡 대표(38)는 다이노스팀 선수대기석 몇 줄 뒤 자리에 앉아 있었다. 기가 막히게 좋은 자리였지만, 눈은 내야가 아니라 스마트폰에 고정되어 있었다.
“페퍼다인(Pepperdine)에서 온 에릭 테임즈 선수”라고 그가 스코어보드에 적힌 이름을 영어로 말해줬다. 다이노스팀의 덩치 큰 1루수가 배트를 들고 홈으로 들어왔다. 그러자 김 대표는 위키피디아에서 테임즈의 기록을 찾아 읊었다. “KBO 역사상 최초로 40-40(홈런-도루) 클럽을 달성한 선수…2008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219번째로 지명됨. 시애틀, 볼티모어, 휴스턴에서 활동.”
위협적이지 않은 속구가 들어왔고, 테임즈가 이를 낚아채듯 강타를 날렸다. 그제야 김 대표도 스마트폰 화면에서 고개를 들었다. 주자 1명이 들어왔고, 다이노스 응원 객석에서는 ‘KBO의 배리 본즈’를 위해 열광적으로 응원가를 부르며 일사불란한 춤을 췄다. 수년 동안 KBO 경기를 관람하지 못한 레드삭스 골수팬 김 대표에게는 흥미로운 광경이었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