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고객과 소통하는 방식이 단순한 이벤트나 프로모션에 그치지 않고 특색 있고 다양화되고 있다. KT의 ‘청춘기업(氣up)’ 토크 콘서트가 대표적이다.
장면 하나. 지난 3월 30일 수요일 저녁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 100주년 기념관. 2002 월드컵의 히어로이자 최근 방송인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안정환(40)이 무대에 올랐다. 축구선수 출신인 그가 꺼낸 토크 주제는 축구에 대한 이야기도 방송 에피소드도 아니었다. 안정환은 자신이 겪었던 청춘의 희열과 남모를 좌절의 경험 그리고 새로운 용기를 통해 다시 일어선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월드컵 출전이나 스타플레이어로서 인기도 한 순간이더라. 중요한 건 내 자신의 마음가짐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라는 안정환의 진솔한 이야기가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호응을 받았다.

안정환의 이야기에 이어 “현실과 꿈 사이에서 많은 고민이 된다. 음악을 계속 하고 싶은데 금전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어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한 젊은이의 사연이 소개되자 ‘고민이다’와 ‘고민이 아니다’로 극명하게 나뉘었다. 이 고민에 대해 한 대학생은 “오히려 명확하게 자신의 꿈이 있는 게 부럽고 그 꿈을 부모님께서 10년은 지원해주신다고 하니 다행인 것 같다”라고 위로와 공감이 되는 답변을 들려주었다. 이 같은 격려에 사연을 함께 청취한 800여 청중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토크 콘서트는 유명 인디밴드인 ‘옥상달빛’이 함께 했다. 옥상달빛은 ‘수고했어, 오늘도’를 불렀고, 관객들은 서로가 서로를 위로했다. 토크 콘서트는 이처럼 꿈과 현실, 연애와 취업 등 선택의 갈림길에 선 청춘들의 고민들을 관객들이 함께 이야기하는 공감의 장이 되었다. 현장에 참여했던 대학생 정규홍(27)씨는 “이번 공연을 통해 청춘들이 비슷한 고민들을 안고 살아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위로가 되었다”며 “이런 기회가 많아져 청춘들이 다 같이 힘을 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KT(회장 황창규)가 주최한 이날 토크 콘서트에는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임헌문 KT Mass 총괄도 함께 했다. 임헌문 KT 사장은 “많은 청년들이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사회적 환경으로 꿈을 키우지 못하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기업과 사회가 젊음과 소통하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로 이번 KT 토크 콘서트가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다면 좋겠다”고 밝혔다. 토크 콘서트는 청춘들을 위로하기 위한 KT의 배려가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다. 입장 전 기다리는 관객들이 지루하지 않게 룰렛이벤트를 벌이는가 하면 캘리그라피 부스를 운영했다. 남녀 커플들을 위해 ‘나는 너를 청춘해’ 라는 문구가 적힌 포토존을 설치했고, 연필과 노트 등이 담긴 웰컴 키트를 나눠주며 공연 전부터 관객들의 기대치를 높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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