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역협회 모임에서 건설업체 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만나 가장 큰 걱정거리를 물었다. 세금이나 규제, 경제성장 둔화, 2016년 대선 등이 답으로 나올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이들의 가장 큰 걱정은 숙련노동자의 부족이었다. 용접공과 목수, 공조기(HVAC) 기술자 부족이 너무 심각했다. 미국용접학회는 2024년이 되면 인력 34만 명이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전체 노동자 평균 연령은 40세지만, 용접공의 평균 연령은 54세다. 청년층이 용접 등의 숙련직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숙련노동자 공급 부족은 비극적 불균형을 낳았다. 숙련공은 보수가 좋다. 초과근무까지 합하면 용접공 연봉은 10만 달러가 넘는다. 용접기사가 되려면 고등학교 졸업장이나 고졸학력인증서(GED)를 취득하고 9개월 이상의 전문 훈련만 받으면 된다. 민간 용접학교 등록금은 약 1만6000달러 정도다. 재정적 기준에서 보더라도 투자대비 수익이 아주 훌륭하다. 그렇다면 왜 더 많은 청년이 숙련 노동직으로 뛰어들지 않는 걸까?
첫 번째 원인은 바로 정보 부족이다. 자료에 따르면, 실질적인 직업훈련을 제공하는 공립 고등학교는 20개당 1개교에 지나지 않는다. 둘째, 대졸 근로자와 고졸 이하 근로자의 임금격차 확대가 잘못된 결론으로 이어진 것도 원인이다. 대졸 근로자와 고졸 근로자의 연봉 격차는 일반적으로 보면 맞는 추세다. 그러나 숙련직은 예외다. 미국 변호사 평균 연봉은 13만5000달러지만, 중간값 연봉은 11만 달러를 크게 넘어서지 않는다. 그러니까 활발하게 일하는 용접공은 교육에 훨씬 적은 돈을 투자하고도 중간급 변호사보다 많은 수입을 벌어들일 수 있다. 게다가 용접기사는 18세부터 돈을 벌 수 있지만, 변호사는 25세가 되어서야 일을 시작할 수 있다. 논란이 되기도 하는 세 번째 이유는 성(性)과 관련이 있다. 학사 및 석사 학위 수여자 중 60%는 여성이고, 법대 졸업생의 47%, 의대 졸업생의 48% 또한 여성이다. 그런데 숙련 노동직에서는 아직도 남성의 수가 여성보다 훨씬 많다. 그러니까 왜 미국인이 숙련직을 선택하지 않느냐를 물을 게 아니라 왜 젊은 남성들이 숙련직을 선택하지 않는 지를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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