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축된 시적 정서와 강한 필력, 대상의 본질을 예리하게 잡아내는 섬세함을 소유한
리석호는 한국화에서 남북한이 공인하는 최고의 거장이다.
리석호(李碩鎬. 1904~1971)는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났으며 채색몰골화(彩色沒骨畵)의 일인자다. 그는 1925년 21살의 늦은 나이에 화가의 꿈을 안고 두메산골을 벗어나 서울로 갔다. 상경 후 안중식의 서화협회에 들어가 수학했으며 1928년부터는 그의 뛰어난 재능을 알아본 당대 최고의 채색화가 김은호를 사사했다.
리석호는 1959년부터 전통적인 수묵몰골화를 탈피해 채색 몰골화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몰골기법을 현대화하여 정확한 색채형상을 탐구했다. 리석호가 구현한 색의 형상은 대상이 가지고 있는 본색의 특징을 예리하게 일반화시켜 현실감을 선명하게 나타냄으로써 부드럽고 아름다운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리석호는 또한 몰골화의 주제 범위를 모든 자연현상을 포함하는 무한대로 확대시켰다.
리석호의 철학적인 사색과 예술적인 기풍은 작품에서 높은 품격을 보여주었다. 도식적으로 처리되어오던 전통적인 먹 선 대신 대상의 특성을 고려한 색 선으로 처리함으로써 조선화(한국화)에서 먹 선에 절대적인 의의를 부여하던 관념을 깨뜨렸다. 리석호의 작품에서 여백을 살린 간결한 화면의 구도는 가히 독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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