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초소형 디제잉 기기 제작이번에 일본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고디제이 플러스(GODJ Plus)는 기존 고디제이(GODJ)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제품이다. 정밀한 조작이 가능하도록 아날로그 제어키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제품은 LCD 화면을 통해 가상 악기를 연주해야 했지만, 고디제이 플러스에는 16개의 패드를 추가해 손쉽게 제어할 수 있다. 스피커를 내장해 사용자가 만드는 음악을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게 했다.그는 ‘왜 디제잉 기기가 비싸고 무거워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회사를 설립했다. 남들이 다 당연하다고 여겼던 점에 의문이 생겼다고 한다. 이미 기술이 충분히 발전해 경량화·소형화가 가능해졌다. 그럼에도 기존 업체들은 관행처럼 대형 디제잉기기를 만들고 있었다. 그는 유선 전화기와 스마트폰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유선 전화기가 더 크지만 과연 통화 품질에 차이가 있느냐는 것이다. 오히려 기능은 스마트폰이 더 많고 다양하다. “초기 모토롤라 핸드폰은 벽돌만했습니다. 지금 사용하는 휴대폰보다 성능이 좋았을까요.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김 대표는 지금 스마트폰이 작지만 기능도 더 많고 소리도 좋다고 한다. 기술이 진화해서다. 크기가 아니라 고성능 프로세서를 장착한 제품의 소리가 더 좋다. 김 대표는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같은 정보통신(IT)기기는 매년 빠르게 진화하는데 음악기기 산업은 발전 속도가 많이 더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디제잉 기기는 민감한 제품이다. 김 대표는 스마트폰보다 더 섬세하다고 말한다. 터치 스크린 두 개로 기기를 조정하는데, 기계 내부에는 스마트폰의 두 배 정도 되는 프로세서들이 들어 있다. 촘촘히 붙어 있는 센서 사이에 대형 배터리와 이퀄라이저, 고성능 스피커가 자리한다. 김 대표는 자금력을 앞세운 대기업이 치고 들어 오기 힘든 수준의 제품을 원했다. 이미 노하우도 6년이나 쌓았다. 김 대표는 “이젠 우리 제품을 토대로 카피캣(복제품)을 만들려 해도 쉽게 따라 만들 수 없을 것”이라며 “세계 시장에서 꾸준히 살아 남는 일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매출의 80%는 미국·일본·중국·중동제이디 사운드의 제품은 나올 때마다 디제잉 업계에서 주목받아 왔다. 매번 유명 브랜드의 대형 제품에 버금가는 음질을 구현해내곤 했다. 해외에서 투자가 들어왔고, 다양한 형태의 마케팅 채널도 확보할 수 있었다. 한국 음악 시장이 작은 편이라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노렸다. 그래서 제이디 사운드는 해외에서 더 많이 알려진 업체다. 주력 제품을 중심으로 해마다 20%씩 매출이 늘고 있다. 제이디사운드 매출 80%는 해외에서 발생한다. 미국·일본·중국·중동 등 곳곳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김 대표도 수시로 해외를 찾는다. 해외 전시회를 다니며 제품을 소개하고, 음악 관계자들을 만나 의견을 물어왔다.제이디 사운드는 아직 스타트업이다. 하지만 6년간 살아 남았고 업계에서 평판도 좋다. 김 대표는 회사가 천천히 오래 가기를 원한다. 디제잉 산업의 특성상 한 번에 대박을 치며 뛰어오르기는 어렵다. 대신 제품 품질을 관리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 완성도가 생명이기 때문이다. “제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애프터서비스(AS)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매출 대부분이 해외인데다, 직접 살펴야 하는 경우가 많아 교환해주곤 합니다.”지금 제이디 사운드엔 하반기에 만들 제품 주문들이 들어오고 있다. 김 대표는 많이 만들기보다는 제대로 만들기 위해 감당해 낼 수 있는 분량만 주문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일본 마쿠아케에서 공모액 기준으로 신기록을 세울 때, ‘호사다마(好事多魔)’라는 사자 성어를 떠올렸다. 힘들 때 좋은 날을, 좋을 때 힘든 순간을 생각하며 마음을 가라앉혀 왔다. 김 대표는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일에 만족하며 내일을 바라보고 있다.“스타트업은 가치와 꿈을 먹고 삽니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면 스타트업은 구르지 못하는 돌입니다. 이끼로 덮이고 말지요. 멈추지 않고 굴러, 소리 산업의 강자로 자라나겠습니다.”- 조용탁 기자 cho.yongtag@joongang.co.kr·사진 강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