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명품 패션 브랜드 주디스리버가 화장품 라인을 선보였다.
주디스리버의 화장품을 독점 개발한 조정현 쏠렉 회장에게 사업 계획을 들어봤다.
▎주디스리버의 화장품 라인을 선보인 조정현 쏠렉 회장은 웅진화장품과 리엔케이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화장품 전문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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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탄생한 주디스리버는 세계적인 클러치백 브랜드다. 제품 하나에 4000~5000개의 크리스털을 일일이 수작업해 넣는 것으로 유명하다. 힐러리 클린턴, 체리 블레어 등 퍼스트레이디뿐만 아니라 사라 제시카 파커, 니콜 키드먼, 캐서린 제타존스 등 유명 여배우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상류층의 애장품으로 자리매김했다.주디스리버가 패션을 넘어 야심차게 선보인 주디스리버 코스메틱은 최첨단 과학기술로 추출한 천연 성분으로 피부에 효과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는 화장품 라인이다. 모든 제품에는 5세대 화장품 원료로 알려진 유리딘(uridine)이 함유돼 있어 피부 재생과 세포 활성화에 효과적이다. 또 주디스리버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녹여낸 패키지로 소장가치를 높였다.지난 5월1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쏠렉 본사에서 만난 조정현(47) 회장은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와 K-뷰티가 만나 탄생시킨 주디스리버 코스메틱을 국내 여성들에게 소개하게 돼 기쁘다”며 “차별화된 원료, 고급스러운 디자인,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디스리버의 화장품 라인을 출시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주디스리버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명품이다.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를 화장품에 녹여내면 멋지고 예쁜 제품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았다. 주디스리버 측과 6개월 넘게 협의한 끝에 라이선스를 따냈고 세상에 선보이게 됐다. 제품 출시 한 달 만에 30억원 매출을 올렸을 정도로 출발이 좋다.
협상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사실 주디스리버가 워낙 유명 브랜드인지라 라이선스를 따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협상 초기 한국에서 왜 화장품 사업을 해야 하는지 이해를 못하더라. 그래서 한국에서 화장품을 론칭하게 되면 백화점이나 면세점에 진입할 수 있고 TV 광고도 하게 될 테니 엄청난 브랜드 제고 효과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설득했다.
반응이 뜨거운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브랜드·디자인·제품력의 3박자가 딱 맞아떨어지다 보니 벌써부터 의미 있는 성과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브랜드만 훌륭한 줄 알았더니 디자인도 예쁘고, 거기다 제품력까지 완성도가 높은 프리미엄 화장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인정받는 것 같아 자부심을 느낀다.
주디스리버 코스메틱에 담고 싶은 것은?여성들은 화장품을 통해 지속적이면서도 안전하게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싶어 한다. 우리 제품에는 이 두 가지를 다 넣고 싶었다. 누구나 동경하는 멋스러운 패키지 안에 안전하면서도 최상의 효과를 내는 성분으로 채운 것이다. 한마디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화장품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운영 계획은.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백화점과 면세점 입점을 준비 중이다. 그리고 더 많은 여성들에게 우리 브랜드를 알리고자 7월부터 TV 광고도 할 예정이다. 아울러 내년 2월에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들이 좀 더 부담 없이 우리 제품을 써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주디스리버 코스메틱을 론칭한 조 회장은 화장품 사업에 대한 성공 노하우와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업계 전문가다. 웅진코웨이 사업본부장, 웅진화장품 대표이사, 리엔케이 총괄을 거쳐 올해 4월 출범한 쏠렉을 이끌고 있다.
쏠렉은 어떤 회사인가.기능성 화장품 전문기업인 에스디생명공학의 자회사다. 에스디생명공학은 마스크팩을 만들어 중국에 수출하는 회사다. 그쪽 대표를 2015년 11월에 만나 쏠렉이라는 화장품 브랜드를 함께 만들었고 중국에 내놓았다. 그리고 올해 한국에 유통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쏠렉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중국에선 쏠렉이 화장품 브랜드이지만 한국에선 회사명이다.
브랜드·디자인·제품력으로 승부수
▎주디스리버 코스메틱의 모든 제품에는 피부 재생과 세포 활성화에 효과적인 유리딘 성분이 포함돼 있다. / 사진제공·쏠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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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철학이 궁금하다한마디로 말한다면 울림의 철학이다. 웅진코웨이에서 정수기 렌털 사업을 했고, 웅진화장품 대표로 중국에서 화장품 사업도 해봤다. 어려운 상황들을 겪으면서 그때마다 방법을 찾다 보니 남다른 경험과 노하우를 갖게 됐다. 사람들의 능력을 발견하고 희망을 갖게 해주는 것이다.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려면 울림이 있어야 한다. 울림이 있어야 함께할 수 있고 삶이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화장품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화장품은 산업적으로 아주 매력적인 시장이다. 다른 분야와 달리 반복적인 소비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더불어 라이프사이클도 변하고 있다. 더 젊어지고 더 길어지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50대나 60대가 되면 더 이상 자신을 가꾸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더 좋은 화장품을 쓰고 더 많은 투자를 한다. 아시아 시장도 마찬가지다.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화장품 소비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04년 중국에서 처음 화장품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여성 중 십중팔구는 거의 화장을 하지 않았다. 스킨·로션만 겨우 바르는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 여성들이 색조 화장까지 한다. 도시는 물론 농촌까지도 이런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당연히 해외 진출 계획도 있을 것 같다.첫 진출 지역을 어디로 할지 고민 중이다. 태국·러시아·중국·인도·미국 등을 놓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어떤 지역이 됐건 1년 정도는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현지에 맞는 사업 전략이 나와야 한다. 이길 수 있는 전략이 만들어졌을 때 나갈 예정이다.
올해 예상 매출은?보수적으로 잡아도 400억~500억원은 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화장품을 주력으로 하면서 오는 10월에는 렌털 사업도 시작할 예정이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형태의 렌털 비즈니스가 될 것이다. 어떤 제품이 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 계획했던 사업이 순차적으로 잘 진행된다면 2025년에는 1조원 매출도 가능할 거라고 자신한다.
궁극적인 목표가 뭔가.2035년쯤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암웨이에 버금가는 회사가 돼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세상의 변화를 끊임없이 관찰하고 있다. 인공지능이나 가상·증강현실이 화장품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어느 시점에 어떻게 저것들을 우리 산업으로 끌고 들어와 게임 체인저로 만들 수 있을까를 연구하고 있다. 2035년이 되면 지금과는 분명히 다른 형태의 회사가 돼 있을 것이다. 화장품과 정보통신기술(ICT)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회사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사진 최정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