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리미엄 수입차 시장은 독일 브랜드가 휩쓸어왔다. 김영식 대표는 시장에 변화가 도래하고
있다고 믿는다. 개성을 중시하는 고객층이 늘며 미국 럭셔리 모델인 캐딜락에게도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신차를 소개할 계획이다.
▎김영식 대표는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미국 럭셔리 모델인 캐딜락에게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본다. 이 분위기를 살려 ATS, CTS, CT6, XT5 등 판매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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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이 변했고, 조직이 변했다. 여기에 가격도 합리적이다. 과감히 말한다. 한국 프리미엄 자동차 군에서 캐딜락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다.”지난해 10월 부임한 김영식 캐딜락코리아 대표는 자신감이 넘쳤다. 지난 반년간 그가 가장 공들인 사업은 캐딜락의 가치를 한국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일이다. 마케팅을 강화하며 고객과 만남을 늘렸고 에프터서비스(AS) 수준도 한층 높였다. 그는 “미국 대형차에 대한 편견이 있었지만 더 이상 사실이 아니기에 캐딜락과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일에 주력했다”고 말했다.미국 차에 대한 편견은 꽤 오래 전부터 있었다. 연비가 바쁘고 승차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었다. 김 대표는 10년도 더 지난 이야기라고 일축한다. 지난 수년간 GM 본사는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쳤다. 이 기간에 가장 중시한 점이 품질 개선이다. 불량률을 크게 낮춘 데다, 유럽 센터에서 신모델을 디자인 했다. 자동차 내장 마감재 품질도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 수준으로 올렸다. 캐딜락 최고마케팅책임자(CMO)도 독일 BMW에서 데려왔다. 뉴욕 캐딜락 본사는 인종 박물관에 비할 정도로 다양한 인재가 모여 있다. 김 대표는 “GM이 수년간 구조조정하며 가장 힘을 기울인 것이 품질 향상”이라며 “최근 신차를 보면 성능과 디자인 모두 유럽 브랜드에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그는 자신의 역할을 캐딜락의 달라진 점을 고객에게 전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고객에게 자동차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캐딜락이 가진 진정한 가치를 알리기 원했다. 이를 위해서 고객과의 다양한 접점을 만들고 있다. 지역 여성 고객을 청담동에 초대하고 프로 드라이버가 진행하는 주행 행사도 열었다. 캐딜락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마케팅 강화에도 힘쓸 계획이다. 그는 “캐딜락은 미국에서 성공한 이들이 선택하는 브랜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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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코리아는 4월25일~26일 곤지암리조트에서 고객 체험 행사인 캐딜락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를 열었다. / 사진제공·캐딜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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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은 미국 대통령 기함으로 사용되는 브랜드다. 품질과 성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에서의 편견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인프라를 갖추고 시간을 두고 이를 고객에게 알려야 한다. 그는 “개념이 변하는 것은 고객 목소리가 실질적인 사업 중심에 서야 가능한 일”이라며 “이를 위해 새로운 마케팅 전담 인력을 꾸리고 문화·예술 이벤트와 신규 고객 대상으로 보증기간 연장 프로모션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최근엔 국내 유일의 프로 레이서가 참여하는 경기인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에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했다. 올해 공식명칭은 ‘2017 캐딜락 슈퍼레이스 6000’이 됐다. 캐딜락이 크고 육중하다는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캐딜락 ATS-V 모델은 BMW M, 벤츠 AMG 시리즈에 버금가는 주행 능력을 가졌다. 김 대표는 “자동차를 아는 분들은 캐딜락의 성능을 알고 있다”며 “캐딜락이 왜 좋은 차인지 차근차근 주위에 알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그는 프리미엄 브랜드 세팅 전문가로 꼽힌다. BMW코리아 초창기에 몸을 담았다. 김효준 대표가 BMW코리아를 담당한 직후 합류해 조직을 다졌다. 2004년엔 벤츠로 자리를 옮겼다. 막 벤츠코리아가 생길 즈음이다. 마세라티도 한국에 진출하자 그에게 연락을 했다. 럭셔리 브랜드 런칭을 위한 조직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었다. 김 대표는 “성향상 조직 세팅이 잘 맞는다”며 “최고급 브랜드가 목표를 정하고 성장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것 차제가 즐겁다”고 말했다.그의 첫 직장은 현대자동차였다. 공장에서 근무하며 실무를 익힌 다음 본사 마케팅팀으로 옮겼다. 이런 그의 경력을 GM이 높게 평가 했다. 제조 현장부터 본사 마케팅, 그리고 글로벌 최고 브랜드의 한국 설립 과정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캐딜락코리아가 재도약하는 데 그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배경이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쉐보레는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고, 이제 캐딜락이 자리 잡아야 한다”며 “쌓아온 경험을 보고 나를 적임자라고 여겨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그는 사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눈에 띄는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캐딜락 딜러는 모두 13곳이다. 이 중 절반이 생긴 지 1년이 안 됐다. 업계에서 캐딜락의 성공 가능성을 크게 본다는 방증이다. 이전엔 자동차 라인업도 적었다. 지금은 다르다. 7가지 라인업과 다양한 모델을 한국에서 판매 중이다. 미국 본사도 본격적인 지원에 나섰다. 그가 올해 경영 목표를 높게 잡은 이유다. 김 대표는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최초로 네 자릿수 판매량을 달성했는데, 올해는 2000대 이상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캐딜락의 2013년 판매량은 300대에 그쳤다. 2014년 503대, 2015년 886대였다. 지난해는 1103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출시한 플래그십 세단 CT6가 전체 판매량에서 30%가량의 비중을 차지하며 활약한 덕분이다. 지난 서울 모터쇼에 선보인 에스컬레이드는 초기 물량 30대 정도가 ‘완판’된 상태다.전체 자동차 시장은 줄었지만 수입 프리미엄은 오히려 성장하고 있다. 한국 수입차 소비자들은 프리미엄 지향성이 강하다. 지금까지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가 시장을 휩쓸었다. 김 대표는 “자동차 문화가 발전하며 개성을 중시하는 고객이 늘었다”며 “캐딜락에 주목할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미국 럭셔리 모델인 캐딜락에게도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분위기를 살려 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ATS, CTS, CT6, XT5 등 판매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 국내 출시 차종도 계속 늘린다.그는“10월에 CT6 범용 버전인 2.0 터보 모델, 중형SUV인 XT-5보다 작은 XT-4와, XT-5보다 크고 에스컬레이드보다 작은 XT-6를 내후년 선보일 것”이라며 “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한 모델들을 소개하며 한국 시장을 공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사진 최정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