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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재 300억 출연해 윤민창의투자재단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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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에 창의 공간 ‘It’s real Time’ 오픈재단은 선정한 스타트업에 5000만원을 투자한다. 쉽게 말하면 선정된 초기 스타트업을 10억원 가치로 계산해서 투자하는 것이다. 스타트업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 주는 셈이다. “투자 성공으로 몇 배 되돌려 받으려는 게 아니다. 원금을 회수하지 못해도 상관이 없다”면서 “다만, 우리 투자 덕분에 스타트업의 가치가 올라갔으면 한다”라고 손 회장은 강조했다.손 회장은 굿스타터에 선정된 창업가들을 한 명씩 모두 만나서 선배 창업가로서 조언을 건넨다. 사업 방향도 함께 고민한다. 미래성이 보이면 후속 투자도 진행할 때도 있다고 한다.미래 창업가를 위한 지원도 곧 선보인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 있는 메가스터디타워 5층 전체를 복합문화 공간으로 리모델링 하고 있다. 이곳의 이름은 ‘It’s real Time’으로 정해졌다. 손 회장은 “콘텐트와 문화가 공간과 결합하는 장소로 만드는 중”이라며 “12월 중순 오픈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500여 석 규모의 열람실, 2만여 권의 책,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라운지와 스튜디오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공간이다. ‘공시족’으로 대표되는 학원가 노량진의 특성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공간이다. 이 공간을 만드는 이유에 대해 손 회장은 “노량진이 계속 공시족의 동네로 머문다면 대한민국은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한다”면서 “노량진에 있는 청춘들이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장소로 만들고 싶다”고 설명했다.It’s real Time은 일본의 최고 서점이라는 평가를 받는 ‘쓰타야 서점’과 일본의 ‘다케오 시립 도서관’이 롤모델이다. 손 회장은 “다케오 도서관은 산골짜기에 있는 도서관인데 하루 3000명 가까이 오고, 1년 방문객이 100만 명을 넘는 곳”이라며 “교육과 문화, 콘텐트가 결합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고 덧붙였다. It’s real Time은 청춘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는 공간을 목표로 한다. 그는 “2145㎡(실 평수 650평) 규모로 550여 명 정도 수용할 수 있다”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거나 대학생이거나 어느 누구라도 24시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월 2억 번 강남 대치동의 ‘손사탐’ 강사그가 이렇게 청년들과 창업가들을 위한 지원을 계속하는 이유가 있다. ‘반성’이다.손 회장의 인생역전 스토리는 너무나도 유명하다. 서울대 서양사학과에 재학 중 생활비가 떨어져 커피를 팔았던 학생은 지금 한해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 기업가로 성공했다.그는 인생의 큰 변화를 몇 번 겪었다. 강남의 잘나가던 고액과외 선생을 그만두고 학원을 차려서 많은 돈을 벌었다. 그러다가 1997년 ‘손사탐’(손주은의 사회탐구 영역)이라는 이름을 걸고 종합학원 강사로 나선 것이 첫 번째 큰 변화다. 그 이유는 “비싼 수업료를 받고 일부 학생만 가르치는 행위가 불평등을 만드는 것 같았다”면서 “대중 강의를 하면 그런 불편함이 사라질 것 같았다”고 그 이유를 말했다. 자신의 성을 따서 만든 손사탐은 강남 학원가의 태풍이었다. 당시 인기 강사가 월 2000만 원을 받았을 때, 손 회장은 매월 2억원을 벌었다. 결론적으로 서울 대치동 학원가를 만든 장본인이 된 것이다.오히려 자신이 지역의 교육 불평등을 만든 것이라는 부끄러움이 들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2000년 온라인 교육기업 메가스터디 설립에 도전했다. 한때 주가 38만5000원을 기록했고, 시가총액 2조 5000억원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하기도 했다. 현재 메가스터디는 메가엠디·성북메가스터디·메가인베스트먼트 등 14개의 계열사를 가지고 있는 메가스터디와 오프라인 학원과 온라인 교육을 전담하는 메가스터디교육으로 분할되어 있다. 총 18개의 계열사를 가지고 있는 그룹으로 성장했고, 지난해 총매출은 3200억원을 넘었다.메가스터디로 화려한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이 역시 사교육으로 돈을 벌었다는 미안함이 갈수록 커졌다. 이제 손 회장은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 대신 큰 프로젝트만 관여한다. 대부분의 시간을 젊은이들을 위한 프로젝트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셈이다.손 회장에게는 더 큰 목표가 있다. 세상의 변화에 맞는 새로운 사업을 펼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달라”는 요청에 손 회장은 “이젠 사교육 시장은 죽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은퇴 이후를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교육기관을 만드는 게 꿈”이라며 웃었다.
[박스기사] 손주은 회장의 성공하는 창업가의 조건창업가 DNA가 있나: 공부를 잘하는 데도, 창업을 하는 데도 DNA가 있어야 한다. 내 부모님은 훌륭한 장사꾼이셨다. 특히 일흔이 넘은 어머니는 여전히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 두 분이 직접 몸으로 보여준 기질을 물려받은 게 큰 도움이 됐다. 자신에게 창업가의 DNA가 있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창업하는 이유가 뭔가: 창업을 할 때 ‘What to do(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How to live(어떻게 살 것인가)’를 먼저 찾아야 한다. 창업을 하는 이유가 돈 벌기 위해서라면 실패하기 쉽다.실패의 가능성을 알고 있나: 창업을 할 때 모든 이들이 성공만 바라지 실패를 생각하지 않는다. 실패는 누구나 겪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다만,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항상 고민하기를 바란다.창업에 목숨을 걸 수 있나: 창업을 하려면 목숨을 걸어야 할만큼 어려운 일이 많다. 젊은 친구들은 목숨을 걸 정도로 체력을 가지고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착한 사람인가: 창업가는 본성이 착해야 창업의 본질에 충실하게 된다. 내가 착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고민해보길 바란다.-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