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컨티넨탈호텔그룹(IHG)이 국내 비즈니스호텔 시장에 뛰어들었다. 최근 오픈한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수원 인계점이 교두보다. 삼성전자 거래처 등 기업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수원 인계의 경영은 호텔리어 20년차 김광수 총지배인이 맡았다. 주중엔 비즈니스 고객, 주말엔 관광객 유치에 마케팅 초점을 맞추었다.

최근 몇 년 국내 호텔업계의 경쟁력 키워드는 ‘차별화’다. 비즈니스호텔의 등장으로 등급이 다양해졌고, 동일 등급 내에서도 부띠끄·레지던스·스타일 등 각양각색의 콘셉트가 등장했다. 11월 30일 오픈한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수원 인계’ 역시 차별화를 앞세웠다. 인근 경쟁 비즈니스 호텔보다 낮은 숙박비에도 불구하고, 모든 투숙객에게 조식 뷔페를 무료로 제공한다.

12월 초 찾은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수원 인계점은 햇볕이 가득 쏟아지는 로비가 인상적이었다. 1~2층을 통유리로 설계한 덕분이다. 이 호텔은 249개 룸과 비즈니스 미팅룸, 피트니스센터, 코인세탁실을 갖추었다. 1층에 조식 뷔페와 바가 위치한다. 김광수 총지배인은 “우리 호텔은 심플 앤 스마트 서비스를 추구한다”며 “시리얼·샐러드 등 25가지 음식의 조식 뷔페, 라텍스·목침·좁쌀 등 숙면을 위한 베개 제공 등 합리적이고 차별화한 서비스에 역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서울 파르나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홀리데이 인 알펜시아, 인천 송도 홀리데이 인 등 국내에서 10개의 호텔을 운영하는 글로벌 호텔체인 인터컨티넨탈호텔그룹(IHG) 소속의 유일한 비즈니스호텔 브랜드다.

수원에는 이미 라마다프라자호텔 수원, 노보텔앰배서더 수원, 이비스앰배서더 수원 등 비슷한 규모의 호텔이 영업 중이다. 게다가 2016년 ‘수원화성 방문의 해’ 이후 관광객이 꾸준히 늘면서 10여 개의 호텔이 공사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호텔 과잉공급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김 총지배인은 “수원은 비즈니스 고객이 많아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 피해가 덜했던 곳”이라며 “수원·화성 일대 삼성전자의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비즈니스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고정비 절감해 고객 서비스 늘리기

후발주자로서 성공의 관건은 기존 비즈니스호텔들과의 차별화다. 김 총지배인은 “비즈니스 투숙객은 주변에 볼거리·놀거리·먹을거리가 많은 호텔을 선호한다”며 “우리 호텔은 KBS 수원아트센터의 드라마 촬영장소가 눈앞에 펼쳐지고, 주변에 뉴코아아울렛·갤러리아백화점 등 쇼핑몰과 전문식당이 많아 장기 투숙에도 아주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후광도 십분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수원은 삼성전자로 인해 다국적 기업의 비즈니스 수요가 많은데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예약망 구축이 미진한 편이다. 우리는 IHG의 장점으로 꼽히는 예약망을 활용해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도쿄일렉트로닉(전자장비), ASML,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이상 반도체)기업 등과 연간 계약을 맺거나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김 총지배인은 “비즈니스 고객이 빠져나가는 주말에 관광객 수요를 잡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스포츠 등 빅이벤트와 연계한 수요 창출을 기획하고 있다. 프로야구·축구 등 수원에서 펼쳐지는 경기 일정에 맞춰 원정 응원단을 호텔에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IHG는 최근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비교적 내수 시장이 안정되었고, 해외 관광객·비즈니스 방문객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인들의 동남아 방문이 늘고 있어, 동남아 전역에 구축된 그룹의 다양한 호텔 브랜드와 연계하겠다는 전략이다. 운영 방식은 투자·소유는 기업이, 경영은 IHG가 하는 ‘위탁경영’ 형태다. 수원 인계점은 SK D&D, 하나은행, 현대인베스트먼트 등이 투자했다. 홍대입구역에 호텔을 짓고 있는 제주항공 역시 최근 호텔 브랜드를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로 정했다.

IHG에겐 수원 인계점이 홀리데이 인익스프레스 상륙의 교두보인 셈이다. 김 총지배인은 “성공 롤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 사명감이 있다. 앰배서더호텔의 이비스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는 비즈니스호텔 시장에 큰 파란을 일으키고 싶다”고 말했다.

호텔업계는 더 이상 객실 점유율로 성공 여부를 평가하지 않는다. 그보다 영업이익을 중시한다. 김 총지배인은 비수기에는 점유율 위주로, 성수기엔 고단가 전략으로 수익률을 높일 계획이다. 비용 절감을 위해 1층 바의 서빙은 프론트 직원이 맡았다. 이렇게 줄인 고정비 덕분에 무료 조식 서비스가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오픈 1년 후 홀리데인 인 익스프레스 수원 인계의 목표 영업이익률은 40%다. 다소 높은 감이 있지만 그래야 도전할 의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사진 원동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