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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S클래스 시승기 

길을 뚫는 독보적 존재감 

조득진 기자
8기통 엔진으로 업그레이드해 돌아온 S클래스는 강하면서도 부드러웠다. 벤츠 특유의 정숙성은 여전하며, 최첨단 안전시스템은 ‘역시’ 하는 감탄사를 자아냈다. ‘왕의 귀환’으로까지 불리는 벤츠 더 뉴 S클래스가 도로에 오르자 길이 뚫렸다.

▎뉴 S클래스엔 마사지·온도· 오디오·열선·통풍 등 환경을 최적화하는 에너자이징 컴포트 컨트롤이 적용됐다.
메르세데스-벤츠의 6세대 S클래스는 한국에서 2만6000대 이상 팔렸다. 중국·미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4년 만에 선보인 ‘더 뉴 S클래스’는 부분변경 모델임에도 6500여 개 부품과 구성 요소에 변화를 주었다. 깔끔한 디자인과 강력한 파워트레인, 새로운 첨단 사양과 더욱 정교해진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시스템 덕분에 ‘왕의 귀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3월 중순 S560 4매틱 L(롱) 모델을 시승했다. 서울 도심과 서해안고속도로 등 모두 200㎞를 달린 결과 총평은 ‘주행성능과 효율성 모두 잡은 럭셔리 세단’이다. 2억원이 넘는 고가지만, 어차피 이 모델을 선택하는 이들에게 가격은 큰 변수가 아닐 터. 뉴 S클래스는 메르세데스-벤츠 라인업 가운데 최고의 기술을 탑재한 비즈니스 공간으로, CEO가 추구하는 가치를 모두 담고 있었다.

뉴 S클래스는 운전하는 재미가 상당한 차다. 나선형 주차장을 드나들기에 다소 큰 덩치(길이 5280㎜, 폭 1905㎜, 높이 1495㎜)는 부담이었지만 대형차 특유의 묵중함이나 굼뜬 반응은 없었다. 시동을 켜고 속도를 높이자 차는 마치 물 위를 미끄러져가는 크루즈처럼 부드럽게 움직인다. S560 L 모델의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4.7초에 불과하지만 시속 100㎞에 이를 때까지 몸이 젖혀지지도 소음이 커지지도 않는다. 그만큼 부드럽고 조용하다.

반자율주행 기능 강화, 운전 편의성 높여


▎앰비언스 라이팅 기능은 다양한 조명과 색채를 조합해 탑승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S560 L에 새롭게 탑재된 V8(8기통) 바이터보 가솔린 엔진은 효율성을 높였다. 기존 엔진(4664㏄)보다 배기량은 3982㏄로 줄었지만 출력과 정숙성이 오히려 향상됐다. 최고 출력 469마력, 최대 토크 71.4㎏·m의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특히 9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변속 과정이 상당히 부드럽고 연비도 8.4㎞/L로 준수한 편이다. 시속 180㎞를 넘어서야 차체가 살짝 떨리면서 가벼운 저항감이 느껴졌다.

안정적인 코너링도 손꼽을 만하다. 매직 보디 컨트롤 서스펜션 시스템 덕분이다. 미리 커브 구간을 감지하고 최적의 자세로 차체를 유지해주는 커브 틸팅(각도조절) 기능이 추가됐다. 스테레오 카메라로 최대 전방 15m 도로의 요철을 시속 180㎞에서도 미리 탐지한 후 각 바퀴의 댐핑(진동흡수)을 조절해주는 도로 표면 스캔 기능도 승차감을 높여준다.

국도에 들어서 반자율주행 기능인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모드로 바꿔보았다. 앞차와의 거리, 차량의 최고 속도를 지정하니 결정한 속도로 달리다 앞차와 거리가 가까워지면 스스로 제동장치가 작동했다. 다만 핸들에서 1분 이상 손을 놓으니 경고등이 들어왔다. 벤츠 측은 “차량이 막히거나 급커브ㆍ급경사 등이 많은 길을 운전할 때 보조 기능으로 쓰면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능동형 브레이크 어시스트도 눈에 띈다. 급작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상황에 대비해 차량에 장착된 센서와 스테레오 카메라로 차량과 보행자를 인식해 시각·청각적으로 경고한다. 이런 경고에도 운전자가 반응하지 않으면 자율부분제동까지 실시한다. 충돌 회피 조향 어시스트 기능은 운전자가 전방의 보행자나 차량과의 충돌을 피하려고 스티어링 휠을 조작할 때 해당 방향으로 추가적인 토크를 보내 안정적이고 신속한 회피 기동에 도움을 준다.

CEO를 위한 차량이니 뒷좌석 탑승은 필수. 뒷좌석에 앉아 시트를 뒤로 젖히고 두 다리를 받쳐주는 레그레스트를 올리니 항공기 퍼스트클래스 못지않다. S클래스 판매량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아시아권 오너들이 선호하는 시스템이다. 눈에 띄는 것은 마사지, 온도, 오디오, 열선, 통풍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합적으로 연계해 차량 탑승자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에너자이징 컴포트 컨트롤’이다. 뉴 S클래스는 국내엔 5개 트림이 출시됐다. 가격은 1억445만~2억200만원이다.

-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201804호 (2018.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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