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일 부산에 문을 연 삼성패밀리오피스 부산 성열기 센터장은 “오래전부터 승계 준비를 해야 자녀의 상속세·증여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성열기 센터장은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공제제도의 효과를 높이려면 규제를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4월 9일 부산진구 삼성생명빌딩 2층에 ‘삼성패밀리오피스 부산’이 문을 열었다. 자산가의 가업승계 컨설팅을 목적으로 하는 패밀리오피스는 2012년 서울 강남파이낸스센터에 처음 문을 열었다. 6년 동안 1200여 자산가의 가업승계 컨설팅 성과를 냈다. 패밀리오피스 서울 설립을 주도했던 성열기 센터장은 이번 패밀리오피스 부산의 센터장도 맡았다. 4월 11일 패밀리오피스 부산 사무실에서 만난 성 센터장은 “패밀리오피스 콘셉트는 오히려 부산에 잘 어울린다”면서 “부산의 고객은 부산에서 사업을 하는 이가 대부분인데, 서울 고객은 대부분 강남에 살지만 사업체는 대부분 경기도에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가업상속공제 이용하려면 오래전부터 준비해야

패밀리오피스 고객의 75%는 기업을 운영하는 CEO들이다. 성 센터장은 “부산의 경우 대기업 CEO는 거의 없고 500억원 이상 3000억원 이하의 중견기업 CEO가 많다. 이들이 우리의 고객”이라고 설명했다.

패밀리오피스를 이용한 1200여 고객이 가업승계를 준비할 때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상속세와 증여세다. 30억원을 초과하는 상속세와 증여세 세율은 50%다. 쉽게 말해 중견기업을 운영하는 CEO가 자녀에게 회사를 물려주려면 자산의 5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성 센터장은 “CEO가 세금 문제에 대비해놓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며 “자녀가 상속세나 증여세를 내기 위해 헐값에 기업을 팔아야만 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종자업계 1위 기업이었던 농우바이오는 창업주가 갑자기 사망하면서 세금 문제 때문에 법인이 매각됐다. 성 센터장은 “중소·중견기업을 운영하는 CEO들의 자산은 회사 지분이 대부분”이라며 “비록 가업상속공제 제도가 있지만 규제가 까다로워 엄두를 내지 못하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가업상속공제’는 매출액 3000억원 미만의 중소·중견기업의 가업승계를 지원하는 제도다. 최대 500억원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성 센터장은 “공제 혜택을 받으려면 다양한 조건을 갖춰야 하는 데, 그 조건이 너무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기업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조건은 고용유지다. 그는 “공제제도를 이용하려면 승계 이후 정규직 고용률을 매년 평균 80%로 유지해야 하는데, 대다수의 기업인이 이 말을 들으면 공제제도를 포기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가업승계 준비는 현 경영자가 40대 때부터 시작하는게 좋다고 조언한다. 성 센터장은 “오래전부터 준비해야 공제제도를 이용할 수도 있고, 승계하려는 자녀를 위한 지분 구조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 부산=최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