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성 경영 출발점은 ‘자기 인식’
|
한국 기업, 이제 인성 경영 도입 시작이 회장은 한국 기업가에게 부족한 것 중 하나로 ‘경영철학’을 꼽았다. 한국그런포스 대표로 지내면서 국내외 기업가를 많이 만났기 때문에 직접 느낀 것이다. ‘기업 경영을 왜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는 기업인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회장은 “이제 기업 경영의 중심은 사람”이라며 “인성 경영을 하지 않는 기업은 정리되기 때문에 앞으로 한국 기업가의 화두는 인성 경영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어떤 인성을 가진 이가 CEO가 되어야 할까. 이 회장은 “시기에 따라 다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인성 검사를 해보면 창업가형 CEO인지, 수성형 CEO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면서 “기업의 성장 과정에 맞는 CEO가 있어야 지속 가능한 기업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그런포스가 매년 실시하는 인성 검사는 PI(Predictive Index)다. The Predictive Index라는 컨설팅 기업이 개발한 인성 검사 솔루션이다. 이 회장은 한국 기업에 인성 경영을 전파하기 위해서 PI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The Predictive Index부터 라이선스를 획득한 이유다.이 기업은 1955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설립됐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정부의 의뢰를 받아 미 육·공군의 행동특징 분석을 시작했다. 미군에서 효과를 입증한 후에 민간 기업으로 확대했다. 142개국에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고, 한국어를 포함해 70개 이상의 언어로 검사가 이뤄진다. 이 회장은 “글로벌 500대 기업의 20%가 PI를 도입할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대표적인 인성 검사로 인정받고 있다”면서 “한국 기업은 이제 도입 단계다”고 설명했다. PI 검사는 매년 200만 건 이상이 진행된다. 검사 결과는 분석 데이터로 사용되면서 과학적인 분석 능력도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500대 기업 20%가 PI 도입해 성과 올려PI 테스트를 직접 경험해봤다. 테스트는 간단하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검사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컴퓨터나 모바일에서 모두 테스트를 할 수 있다. 검사지를 이메일로 받기 때문이다. 테스트는 검사지에 나와 있는 수십 개의 단어 중에서 일부분을 선택하는 게 전부다(PI 월드와이드가 개발한 고유한 인성 검사 솔루션으로 테스트 방법이나 테스트 유형을 자세하게 설명할 수 없다). 인성 검사를 마치면 개인개발 차트 등이 담겨 있는 6장의 결과 리포트를 받아볼 수 있다.이 회장은 기자의 검사 결과 리포트를 보고 스트레스를 받는 요인이 뭔지,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설명했다. 분석 내용을 들으면서 정확성에 놀랐다. 기자는 리포트에 모든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리포트를 꼼꼼하게 읽어보니 이 회장이 설명했던 분석 내용 중 일부분만 담겨 있었다. 그 이유를 물었다. 이 회장은 “검사 리포트에 나온 각종 차트와 패턴을 분석하는 것은 전문가의 몫”이라며 “PI 검사는 워크숍 교육을 통해 전문가 교육을 이수한 PI 분석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결과 내용을 더욱 정확하게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PI 테스트가 한국 기업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을까. 이 회장은 “PI는 인종과 국가를 뛰어넘어 글로벌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면서 “시대가 변하면 인재상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이를 감안해 과학적인 분석은 업데이트된다”고 답변했다. “글로벌 시대에 한국적인 특성만 강조하는 것은 맞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인성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PMG의 클라이언트도 늘어나고 있다. 이 회장은 “LS산전, 아주그룹, 한독, 오리온, 코스맥스, 노보텔 호텔 그룹, 동국제강, 아주그룹 등이 인성 검사를 도입했고, 계속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 클라이언트가 몇 곳이나 되나?”라는 질문에 “매출이나 클라이언트 등을 모두 밝히기는 어렵다”고 답변했다.“기업에서는 어떤 효과를 얻고 있나?”라는 질문에 “직무 만족도가 높아지고 팀워크 향상 및 생산성이 높아진다”면서 “한국 기업이 얻게 되는 효과를 수집하고 있는데 추후에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 회장은 독특하게도 ‘서서 일하는 책상’ 사업도 펼치고 있다. 덴마크에서 직접 수입해서 판매하고 있다. 언뜻 PMG와 어울리지 않는 사업 아이템처럼 보인다. 이 회장은 “PMG는 사람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 “요즘 해외 기업에서는 서서 일하는 책상을 많이 도입하고 있다”면서 “직원들의 건강을 생각해서 한국 기업도 많이 도입했으면 한다”며 웃었다.
[박스기사] 이강호 회장이 말하는 4가지 인성 유형 - 이강호 회장은 “인성에는 4가지 유형이 있다”고 설명했다. 어떤 유형이 있는지 살펴봤다.지배성 : 주장이 강한지, 독립성이 강한지 여부와 관련되어 있다. PI 검사 결과 지배성이 높게 나오면 자기주장이 강하고 독립적이고 경쟁심이 많은 인성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지배성이 낮다는 것은 겸손하고 협력적이고 팀워크를 중시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분석한다.외향성(사교성) : 이 회장은 “PI 검사 결과 외향성이 낮으면 분석적이고 과묵하고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인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석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외향성이 높으면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활발한 인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석한다.인내성 : 일을 하는 데 안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느냐 아니냐를 살펴볼 수 있는 인성 유형이다. 인내성이 높게 나온 임직원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일을 좋아하는 인성이라고 해석한다. 반복적인 일을 해도 지치지 않는 특성이 있다. 반대로 인내성이 낮으면 속도감이 있고 열정적인 일을 좋아한다고 분석한다. 다만 인내성이 너무 낮으면 일을 너무 빠르게 처리하는 과속의 우려도 있다.형식성 : 기업 내의 규칙을 따르느냐 아니면 자유를 추구하는지 살펴볼 수 있는 유형이다. 형식성이 높은 임직원이라면 일 처리를 꼼꼼하게 하고 규칙과 규정을 철저하게 지키는 근면한 사람이라고 해석한다. 형식성이 낮은 임직원은 융통성을 좋아하고 자유로운 생각을 가진 인성이라고 분석한다. 이 회장은 “형식성이 낮은 임직원에게는 창의적인 임무를 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사진 김현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