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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나무내과 이송주·이규진 원장 

유전자 분석으로 노화·비만 잡는다 

조득진 기자
푸른나무내과(옛 삼성수내과)는 서울 강남 일대에서 ‘노화·비만 잡는 병원’으로 이름난 곳이다. 유전자분석업체 인실리코젠의 ‘유전자 분석-식생활 컨설팅’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맞춤형 진료의 정확성을 높였다.

▎서울 강남에서 예방의학을 펼치고 있는 푸른나무내과의 이송주(왼쪽), 이규진 원장. 건강한 세포를 키워야 한다는 의미로 서울 양재시민의숲에서 포즈를 취했다.
서울 강남대로 뱅뱅사거리에 있는 푸른나무내과(옛 삼성수내과)는 강남지역 주부들 사이에서 ‘용하다’고 이름난 곳이다. 고혈압·당뇨·동맥경화·고지혈증 같은 기본적인 진료에서 간담췌질환(간염·지방간·췌장염), 갑상선질환에 이르기까지 맞춤 종합검진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질환이 발생하기 전 단계인 미병 상태에서 건강을 관리하는 예방의학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진료는 이송주, 이규진 두 원장이 맡고 있다. 두 사람은 ‘병 고치는 소의(小醫)를 너머 건강 지키는 대의(大醫)’를 꿈꾼다. 이송주 원장은 “옛날처럼 깨끗한 환경에서 유기농 식재료만 먹고 산다면 좋겠으나 현대사회는 다양한 독소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체질 분석을 통한 예방이 중요하다”며 “암과 같은 치명적인 병의 발생률, 가족력을 파악하려는 내원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여름 유전자 분석 프로그램을 도입한 후로는 진료 서비스의 정확도도 높아졌다. 이규진 원장은 “환자의 체질을 분석해 그에 맞는 식생활과 습관을 컨설팅하면서 발병을 막는 것이 예방의학”이라며 “최근 유전자 분석 프로그램 비용이 많이 낮아져 진단을 의뢰하는 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푸른나무내과라는 이름은 ‘나무의 뿌리가 건강해야 푸른 잎이 나온다’는 의미에서 명명했다.

유전자 분석, 식생활 컨설팅 도입


▎2011년 800만원이 넘던 유전자 분석 비용은 최근 100만원대 중반까지 내려왔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유전자 분석과 그에 맞는 식생활 컨설팅 수요가 늘고 있다.
이송주, 이규진 원장은 의대 99학번 동기다. 이규진 원장은 “부산의 한 종합병원에서 건강검진센터 팀장으로 일하면서 질병이 점점 진행되는데도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미병 상태지만 생활의 불편함, 고통을 호소하는 분들을 보면 대부분 식생활 습관이 무너진 상태였고, 그래서 예방의학에 관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때마침 만난 이송주 원장 역시 예방의학, 기능의학에 관심이 높았다. 두 사람 모두 예방의학을 자신에게 적용한 결과 체질이 조금씩 개선되는 과정을 겪은 덕분에 신념도 확고했다. 두 사람은 의기투합해 지난해 개원했다. 이송주 원장은 “국내에서 예방의학은 체계도, 연구도 미미한 상태다. 예방의학 하면 ‘손을 자주 씻어라’하는 정도의 보건 캠페인 수준”이라며 “그나마 예방의학에 관심과 소비가 있는 강남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푸른나무내과는 ‘검사부터 진료까지 한번에’를 슬로건으로 초음파 검사기를 비롯해 동맥경화·자율신경·골밀도 검사기, 내시경 등 최첨단 의료장비를 갖췄다. 디톡스 클리닉을 위한 킬레이션, 혈관 클리닉을 위한 수포톤 광양자 치료와 고압산소 치료, 비만 치료용 내시경 시술인 엔드볼(위풍선) 시술 등에 특화되어 있다.

그러나 최근 집중하는 컨설팅은 식생활이다. 이규진 원장은 “예방의학 차원에서 보면 약은 급한 불만 끄는 처방이다. 당장의 증상은 완화할 수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어렵다”며 “강남 직장인들을 보면 공황장애 전 단계, 우울증 전 단계에 있는 분이 상당한데 대부분 스트레스 관리 실패에서 시작한다. 그런데 그들의 식습관을 보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음식을 섭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원하는 분들 대부분이 ‘무엇을 먹어야 도움이 되냐’고 묻지만 중요한 것은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하나’다. 최근 종편 등 미디어에서 건강 음식을 추천하는데 이는 상당부분 장삿속이 반영되어 있는 것 같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송주 원장은 “약으로 치료하기 전에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면 가장 좋은 것”이라며 “건강검진 결과가 정상A군, 정상B군으로 나오는데 사실 정상B는 정상이 아니다. 이들은 곧 질병에 노출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고지혈증 초기 단계라면 음식 섭취로 병을 막을 수 있으며, 이 단계에 대한 예방의학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여름 유전자 분석 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존에 엑스레이나 컴퓨터 단층촬영, 조직슬라이드 등으로 진단했던 질병을 이젠 축적된 데이터와 환자의 유전자 정보 비교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푸른나무내과는 인실리코젠, 바이오코아와 협업으로 유전자 분석과 그에 따른 식품정보를 제공한다. 생물정보 전문기업 인실리코젠은 유전자 본성이나 변이 과정에서의 발병 원인과 식품의 연관성을 따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유전자질병·식품성분·화학물질 등 개별정보 1500만 건과 바이오 복잡계 빅데이터 2700만 건을 구축한 업계 리더다.

건물 외부에 큰 간판이 없어도 푸른나무내과는 내원객이 상당하다. 바이럴(입소문) 마케팅 덕분이다. 주로 찜질방에서 정보가 공유되고, 자신이 효과를 보면 가족을 대동하는 식이라고 한다. 이송주 원장은 “질환뿐 아니라 비만 관련 유전자를 분석하려는 여성들의 방문이 많다. 최근엔 파킨슨병, 치매 가능성에 대한 진단도 크게 늘었다”며 “정확한 진단과 그에 맞는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이 의사의 몫이다. ‘의사는 신호등 역할’이라는 말을 중히 여긴다”고 말했다.

2011년만 해도 1000만원에 가까웠던 유전자 분석 비용이 최근 100만원대 중반까지 떨어진 것도 분석 의뢰가 늘어난 이유다. 푸른나무내과에서는 암 등 성인질환 14종에 대한 유전정보 분석과 체질에 맞는 음식 컨설팅까지 17만원이면 진단이 가능하다.

두 원장은 예방의학이 발달하고 그 범위가 넓어질수록 의료 분야의 사회적 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전자 검사를 활용한 건강검진 서비스 시장을 확대하려면 관계 기관과 산업 분야에서 획기적인 사고와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송주 원장은 “우선 유전자 분석과 컨설팅 서비스에 대한 보험료 책정 등 보험업계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그래야 심각한 질병 치료비용 등 보험사의 보험료 지출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대기업 중심으로 직원 건강검진에 유전자 분석 항목을 넣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유전자 분석 비용을 낮추는 결과로도 이어진다는 기대에서다.

현대사회는 ‘독소의 바다’ 풀어야 산다

두 원장은 지난해 5월 국제해독영양협회를 설립해 각각 회장과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의료 소비자를 유해한 물질과 영양 불균형으로부터 보호하고, 해독과 영양 관련 정책 및 유관 산업 발전을 목표로 한다. 이규진 원장은 “현대사회는 ‘독소의 바다’”라며 “우선 내 안에 독소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송주 원장은 “우리는 이를 ‘5독7해’라고 부른다”며 “물, 공기, 음식, 피부, 마음을 통해 들어오는 다섯 가지 독을 일곱 가지 습관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곱 가지 독을 푸는 습관은 하루 물 2리터 이상 마시기, 주 3회 30분 이상 걷기, 장에 유익균 늘리기, 권장량의 기초영양분 섭취하기, 가족력으로 부족한 타깃 영양분 보충하기, 정기적인 건강검진, 긍정적인 말과 생각 습관화다.

이규진 원장은 “기존 의료가 신체의 장기를 진단하고 처방을 내리는 것이라면 이젠 세포 단위를 파악해 건강한 세포를 만드는 활동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 원장은 “우선 하루에 물 2리터 이상 마시기부터 시작하자”고 권했다.

-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

201809호 (2018.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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