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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중형 SUV 大戰] 캐딜락 XT5 

‘젊은 오빠’로 탈바꿈한 캐딜락 

조득진 기자
XT5는 기존 캐딜락의 올드한 이미지를 벗어버렸다. 세련된 디자인, 소녀시대의 수영을 모델로 앞세우며 젊은 감성을 입힌 덕분에 30대 여성에게 특히 인기다.

▎신세대 SUV XT5는 프리미엄 세단 CT6의 중후함과 달리 스포티함과 역동적인 디자인을 장착했다. 최고출력 314마력의 강력한 힘이 특징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캐딜락’ 하면 대통령 의전차량 등 미국의 고급 럭셔리 세단을 떠올렸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세련된 디자인과 함께 다양한 라인업을 소개하며 캐딜락이 급속히 젊어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새롭게 등장한 차량이 XT5다. XT5는 올해 7월까지 317대가 팔리면서 지난해 판매량의 80%를 넘어섰다. 올 들어 7월까지 캐딜락의 전체 판매량 989대 가운데 비중도 32%로 수직 상승했다. 그야말로 ‘젊은 캐딜락’의 선봉에 선 것이다.

최근 캐딜락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ATS, CTS에서 선보였던 운전석과 조수석의 대치형 대시 보드 디자인을 넘어 CT6와 XT5는 또 다른 실내 디자인 콘셉트를 선보였다. 특히 XT5에서는 젊은 층에게 어필하기 위해 중후함을 줄였다. 외부 디자인은 캐딜락 특유의 시원한 직선 라인과 대담한 그릴에 물 흐르듯 부드럽게 이어지는 곡선미를 살리면서도 헤드램프 등에서 세련된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차량 크기는 콤팩트와 미드 사이즈의 경계에 있다. 이전 모델 SRX 대비 길이(4815㎜)와 너비(1905㎜)는 살짝 줄인 대신 높이를 40㎜가량 늘려 1705㎜, 휠베이스도 50㎜ 늘린 2857㎜로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했다. 뒷좌석은 성인 남성이 앉아도 좁지 않게 느껴질 만큼 넉넉하고 전후 위치와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트렁크 공간은 850L로 뒷좌석을 접으면 1784L까지 늘어나 SUV다운 활용성이 돋보인다.

부드러운 가속감에 정숙성 탁월


알칸타라 소재와 고급 가죽을 대거 적용한 실내는 역시 캐딜락답다. 우선 리어 카메라 미러가 눈에 띈다. 후방 상황을 카메라를 이용해 영상으로 전달받는다. 날씨 등 여러 변수에도 정확한 후방 상황을 미러의 LCD 영상으로 전달한다.

캐딜락 플래티넘 모델을 몰고 서울 도심과 올림픽대로, 김포고속화도로 등을 200㎞ 남짓 달려보았다. 중형급 SUV임에도 주행감은 무겁지 않아 고속 주행에서도 SUV라는 사실을 잊을 정도였다. 장거리 운전에도 그다지 피로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6기통 3.6L 가솔린엔진,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7.5㎏·m에서 뿜어내는 힘은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V6 3.6L 엔진은 해외에서는 ATS, CTS 등에도 탑재되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터보 엔진의 풍부한 출력과 다르지만 자연 흡기 엔진을 탑재한 덕에 가속감은 자연스럽고 고급스러웠다. 8단 자동변속기에, SRX 대비 60㎏가량 군살을 빼서인지 주행성능은 더 민첩해졌다.

정숙성은 일품이다. 속도를 높여 달리더라도 동행자와 대화를 나누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디젤 엔진 대신 가솔린 엔진을 선택한 덕분이다. 미국 차지만 연비도 그리 나쁘지 않다. 복합연비 기준 리터 당 8.7㎞. 실제 200㎞ 주행 결과 8.4㎞/L로 나타났다. 저속 혹은 정상 주행 상황에서 6개 엔진 실린더 중 4개만 활성화하는 연료 관리 시스템이 효율성을 높였고, 오토 스톱과 스타트 시스템도 한몫했다. 주행모드는 투어 모드, 스포츠 모드, 사륜구동 모드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전방 차량과 가까워지면 경고음 대신 시트 진동으로 운전자에게 위험을 알려주는 햅틱 시트도 장착돼 있다.

다만 역동적인 주행성이 부족하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초반 속도가 붙는 것도 예상보다 느린 편이다. 가격대에 비해 부족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단점으로 평가된다. XT5의 가격은 프리미엄 모델이 6680만원, 플래티넘 모델이 7480만원이다. BMW X3, 볼보 XC60이 경쟁모델로 꼽힌다.

-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201809호 (2018.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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