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지난 연말 서둘러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100대 개혁과제’ 실천과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육성 등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한 기반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취임 직후 포항제철소 2고로 현장을 방문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 사진:포스코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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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해 11월 취임 100일을 맞아 ‘With POSCO 경영개혁 실천대회’를 열었다. 포스코그룹 전 임원이 참석한 이날 그는 ‘100대 개혁과제’를 발표했다. 앞서 취임식에서 밝힌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만드는 회사를 통합해 연구개발(R&D)과 마케팅 측면에서 시너지를 높여야 한다. 2030년 포스코의 에너지 소재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리고 연 매출 15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구체화한 것이다.100대 개혁과제 역시 신성장동력 발굴과 육성에 집중했다. 그룹 계열사인 포스코ESM(양극재)과 포스코 켐텍(음극재)을 합병해 양·음극재 사업을 통합하고, ‘2차전지 소재 종합연구센터’를 세워 소비자 맞춤형 상품을 생산해 시장을 선도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또 제철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활용해 음극재 및 전극봉의 원료가 되는 침상코크스 생산 공장을 포스코켐텍에 신설해 고부가 탄소소재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철강 위주 사업에서 벗어나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다.이를 위해 조직개편도 진행했다. 기존 철강 부문을 철강·비철강·신성장 세 부문으로 확대 개편하고, 부문별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했다. 신설된 신성장 부문은 2차전지 소재 사업 등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과 육성을 맡는다. 부문장에는 지난 연말 외부 전문가인 오규석 전 대림산업 사장을 임명했다.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전문성을 보유한 인재를 중용한다’는 최정우 회장의 철학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하얀 석유’ 리튬 경쟁력 강화에 박차
▎광양제철소 포스엘엑스(PosLX) 리튬 생산라인 공장. 포스엘엑스는 포스코가 독자 개발한 리튬 추출 기술로 경제성이 뛰어나다. / 사진:포스코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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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은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11월 세종시에서 포스코켐텍의 2차전지 음극재 1공장 준공식과 2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준공된 포스코켐텍 1공장은 2011년 1호기 준공 이후 현재까지 6차에 걸친 설비 증설로 연간 2만4000톤의 음극재를 생산한다. 올해 하반기까지 1단계인 4개 생산라인을 완공해 연산 2만 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2021년까지 총 10개 생산라인을 순차적으로 늘려 연산 규모를 5만 톤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포스코켐텍이 2공장 건설까지 완료하면 총 7만4000톤의 음극재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이는 30㎾급 전기자동차 배터리 약 270만 대를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다.최 회장이 2차전지 소재인 리튬에 공을 들이는 것은 시장성 때문이다. ‘하얀 석유’라 불리는 리튬은 기존 ‘검은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한 번 쓰고 나면 버리는 1차전지와 달리 리튬을 사용해 만드는 2차 전지는 충전하면 500~2000번까지 쓸 수 있어 수소연료전지와 함께 주요 친환경 에너지로 꼽힌다. 최근 전기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함에 따라 리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배터리에는 20~30g 정도의 리튬이 쓰이지만 전기차 배터리에는 30㎏가량이 들어가 확장성이 크다.지난해 세계 리튬 공급량은 23만 톤 정도로 추정된다. SQM, 알버말, FMC 등 이른바 ‘남미 빅3’와 티엔치, 간펑 등 중국 기업들이 과점하고 있다. 포스코의 리튬 생산능력은 2500톤 정도에 불과해 포스코가 단기간에 존재감을 드러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포스코는 2021년까지 리튬 생산능력에서 글로벌 상위 5위 안에 든다는 구체적 목표를 세웠다.자신감의 근거는 2010년 독자 개발한 리튬 직접 추출법 포스엘엑스(PosLX) 기술이다. 리튬은 대부분 광석 혹은 염호(소금 호수) 형태로 존재한다. 비싼 광석 리튬과 비교해 염호 리튬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개발 여력도 크다. 하지만 생산기간이 1년 이상으로 길다는 게 단점이다. 포스엘엑스는 염호 리튬의 생산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현재 고품질 수산화 리튬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이 주 타깃이다.포스코는 수소경제 시대에 올라탈 채비도 갖추고 있다. 정부가 2040년까지 수소자동차를 620만 대(누적) 생산하기로 하는 등 수소산업 육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관련 시장이 커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철로 만든 강판을 쓰는 자동차가 철강업의 대표적인 연관 산업이라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