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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X 시승기 

전장의 미래, 테슬라에서 보다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
자동차 전장 시장에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테슬라는 전장이 중심이 되는 미래 자동차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례다.
테슬라가 선보인 전기차는 마치 도로를 달리는 컴퓨터와 같다.


▎새의 날개 모양인 팔콘 윙 도어를 적용한 SUV 형태의 테슬라 모델X.
“오토파일럿 기능을 많이 이용합니까?”

“그럼요. 그 기능을 이용하면 정말 편합니다. 한번 이용하면 계속 이용하게 됩니다.”

지난 3월 초 충남 천안에 있는 대명리조트에 설치된 테슬라 천안 수퍼차저에서 만난 테슬라 오너와 나눈 대화다. 모델X를 시승하는 도중 배터리가 부족하다는 메시지를 보고 테슬라 수퍼차저를 찾았다. 목적지로 가는 도중 가까운 수퍼차저가 어디에 있는지 내비게이션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천안 수퍼차저는 서울로 가는 고속도로와 가까운 곳에 있어서 테슬라 오너가 많이 이용하는 곳이다. 수퍼차저를 이용한 충전 속도는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빠르다. 배터리 잔량이 10%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수퍼차저에서 30분 정도를 충전하니 70% 이상이 됐다. 기자와 비슷한 시간에 천안 수퍼차저를 찾은 테슬라 모델 S 오너에게 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을 사용하는지 물었다. 모델 S 오너는 “2년 전 처음 차량을 구매했을 때보다 오토파일럿 기능이 많이 부드러워졌다”면서 “업그레이드될 때마다 오토파일럿 기능이 좋아진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오토파일럿은 테슬라가 자랑하는 자율주행 기능이다. 차량의 전장화가 가속화되면서 가능한 일이다. 완전 자율주행전 단계로 운전자의 개입을 요구한다. 만일 운전자가 오토파일럿 기능만 이용하고 스티어링 휠(운전대)에 손을 올리지 않으면 얼마 후 경고음이 나온다. 운전자가 이 경고를 무시하면 오토파일럿 기능이 잠겨 오토파일럿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오토파일럿은 도로의 제한속도 내에서 운행된다. 운전자가 미리 설정한 앞 차량과의 간격에 맞춰서 운행하기 때문에 최고 속도로 운행하는 경우는 드물다. 앞차와 사이에 다른 차량이 끼어들면 끼어든 차량을 바로 앞 차량으로 인식하고 간격 유지를 위해 차량 속도는 줄어들게 된다.

자동차 기능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테슬라 모델X의 내부 인테리어 모습.
만일 옆 차선으로 변경하려면 스티어링 휠을 변경하려는 차선 쪽으로 약간 움직여주면 된다. 옆 차선의 차량 운행에 영향을 주지 않는 상황에서만 끼어들기를 한다. 끼어들 공간이 부족하면 속도를 줄이면서 주행하고, 간격을 확보한 후에 차선을 변경한다. 방어 운전을 하면서 끼어들기를 하는 것이다.

오토파일럿 기능이 가능한 것은 8개 서라운드 카메라와 12개 초음파 센서 덕분이다. 8개 서라운드 카메라는 차량의 전후좌우를 살피고, 12개 센서는 주행 중 차량 주변에 있는 물체를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테슬라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가 센터 페시아에 자리한 넓은 디스플레이다. 17인치 디스플레이는 마치 노트북 화면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테슬라 차량의 모든 정보를 디스플레이에서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다. 차량 문을 열고 닫는 것부터 차량의 온도 조절, 주행 상황, 음악, 내비게이션 등 테슬라의 모든 것을 제어할 수 있다. 심지어 테슬라 자체 웹브라우저를 이용해 인터넷 서핑도 할 수 있다. 주행의 안전성을 위해 동영상은 시청할 수 없다.

테슬라 오너들이 만족하는 또 다른 기능은 OTA(Over the air)라고 불리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다. 마치 도로를 달리는 스마트폰처럼, 테슬라 차량에는 네트워크가 내장되어 있고 여기에서 각종 기능이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된다. 기능이 업데이트되는 것은 차량이 계속 새로워지는 것을 의미한다. 테슬라 차량의 기반이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라서 가능한 일이다.

테슬라 전기차는 자동차의 전장화가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마치 스마트폰처럼 차량 기능이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되고, 다양한 전장 장치 덕분에 자율주행이 가능해진 것이다. 물론 사고 후 차량 문이 잠겨서 운전자가 나오지 못하거나 해킹 위험 등 소프트웨어에 관련된 이슈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현재 일반 차량의 전장화 비율은 2017년 기준으로 4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안나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전장부품’ 리포트에서 “자동차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전장화 흐름은 안전, 편의, 친환경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발전해왔다”면서 “궁극적으로 친환경 자율주행차의 모습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2017년 3월 하남/청담 스토어를 오픈하면서 국내 영업을 시작했다. 올해 말이나 내년에는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도 소개할 예정이다. 현재 한국을 포함해 30개 국에 판매되고 있다. 4월 현재 테슬라는 글로벌 시장에서 누적 50만대 정도가 판매됐다.

201905호 (2019.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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