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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승계 장기계획 수립의 3단계 

 

김선화 ㈜에프비솔루션즈 대표
오너에겐 기업의 지속성 여부가 제일 중요하다. 가업승계 과정에서 상속세를 줄이는 문제는 나중 일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까다로운 일이다. 그래서 장기적인 계획이 있어야 하고, 준비가 필요하다.

오너 경영자들에게 기업경영의 최종 도전과제는 지속성(Continuity)에 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기업의 장기적인 안전뿐만 아니라 후계자 준비, 가족 구성원의 역할을 고려해 기업의 미래 방향성을 고민하고 이에 따른 계획을 세우는 것은 경영자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나아가 상속세를 줄이는 방안과 은퇴 이후 안전한 삶을 보장하는 문제를 포함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능동적으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영자는 장기계획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미루는 경향이 있다. 만약 구체적인 계획 없이 입원이나 갑작스러운 사망 등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한다면 가족들은 충격에 휩싸이게 되고 많은 경우 가족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전 세계 가족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장기적인 승계계획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해 문제를 키우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 어떻게 장기계획을 세워야 하는가? 프랑스 인시아드 대학의 모르텐 베네드센(Morten Bennedsen) 교수는 승계를 둘러싸고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 기업가들은 먼저 우리 가족이 가지고 있는 자산(Family Asset)과 가족과 기업에 잠재되어 있는 장애물(Road Block)이 무엇인가 사전에 인지해야 하고 이를 토대로 계획을 수립하고 과제를 도출하여 실행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장기계획을 세우는 방법을 3단계로 제안했다.

가족자산(Family Asset)

가족자산이란 가족의 이름이나 평판, 유산, 네트워크, 문화적 전통, 가족의 가치 등 가족이 기업에 가치를 창출하는 가족 자원으로 가족기업의 성공을 위한 핵심 요소다. 강력한 가족자산을 보유한 가족 또는 가문들은 이를 바탕으로 기업의 고유한 문화를 구축하고 이를 전략의 토대로 삼는다. 성공적인 가족기업은 가족이나 가문이 가지고 있는 가족자산과 가족의 기여와 헌신이 핵심적인 경쟁우위의 역할을 한다. 가족의 전통과 문화가 취약하거나 가족 간 결속이 약해지면 가족자산은 소멸하게 되므로 가족기업으로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원한다면 가족자산의 강화와 보존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장애물(Roadblock)

장애물이란 가족의 장기적인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가족·시장·제도적 요소로 구분할 수 있다. 가족 장애요소는 대를 이어 늘어나는 가족의 수, 자녀 및 가족 간 불화, 상속분쟁, 상장(IPO)이 외부 투자유치로 인한 지배력 약화 등이 해당된다. 시장 장애요소는 시장환경의 변화로 인한 수요 변화, 성장을 위한 재무자본의 제한, 기술 발전 등 회사의 지속적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제도적 장애요인은 상속과 관련된 세금이나 정부 규제 등 소유권 이전의 어려움 등이 해당된다. 장애물은 기업의 통제나 세금 문제 등 대부분 오너십과 관련된 것이다. 모든 기업은 비즈니스 성장과정에서 내·외부의 장애물을 만나게 된다. 이와 같은 장애요소를 방치하면 미래 큰 비용으로 작용하게 되므로, 장애요소를 파악하고 이를 제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장기계획 수립 3단계

1단계, 인지(Identify): 현재와 미래 가족자산 및 장애물을 평가하라


오너 경영자는 우리는 왜 가족기업으로 경영해야 하는가? 우리의 가족자산은 무엇이며, 우리 가족자산은 강한가 또는 취약한가? 그리고 가족과 기업이 현재 또는 미래에 당면할 수 있는 장애물은 많은가 또는 적은가를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장기계획은 가족자산과 장애물에 대한 합리적 평가와 향후 20년 후 이것이 어떻게 바뀔지를 고려해서 세워야 한다. [그림 1]에서 창업자 시대의 가족기업은 ①번에 위치한다. 오너십이 가족에게 집중되어 있고, 창업자나 가족이 경영진으로 있는 구조다. 창업자 시대에는 가족자산은 강하고 장애물은 적은 상태로 가족이 최고의 경영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2단계, 계획(Plan): 현재와 미래의 가족자산과 장애물을 고려하여 미래 계획을 수립하라


우리가 원하는 10년 후 또는 미래의 모습은 무엇인가, 오너십과 경영구조는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를 설정해서 승계모델과 그에 따른 지배구조(Governance) 방향에 대한 계획을 수립한다. [그림 2]는 가족자산과 장애물을 반영하여 소유권과 경영권의 방향성을 나타내고 있다.

가업승계: ①번 모델에서 ①번 모델로 유지

가족기업은 그림의 ①에 위치하는데, 만일 가족자산이 강력하고, 장애물이 적은 경우에는 가족 안에서 승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꾸어 말한다면, 가업승계를 통해 가족기업으로 존속하기 위해서는 가족자산을 강화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다.

오너십의 약화: ①번 모델에서 ②번 모델로 전환

강한 가족자산이 있지만, 현재와 미래 장애물이 많은 경우 또는 새로운 투자자를 영입해 기업을 성장시키고자 오너십이 약화되는 경우 ②번 모델로 전환하게 된다. 이 경우 가족의 소유권이 희석(Diluting)되므로 통제권에 관한 문제가 대두된다. 만약 투자유치를 위해 기업상장(IPO)을 하게 되면 오너십이 희석되어 가족들의 통제권이 줄어들거나 심지어 통제권을 잃게 될 수도 있으므로 신중하게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경영전문화: ①번 모델에서 ④번 모델로 전환

만약 ①번에 있는 가족기업 가족자산이 약화되거나 사라진 때, 즉 가족이 더는 기업에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가족경영자를 전문경영자로 대체하여 가족의 통제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경우 경영의 형태는 ①번 모델(가족이 소유와 경영 통제)에서 ④번 모델(소유와 경영 분리)로 옮겨간다. 이것은 가족이 소유권을 유지하며 전문경영자를 영입하는 것으로, 경영 전문화 모델이다.

출구전략: ①번 모델에서 ③번 모델로 전환

가족자산이 사라져 가족기업으로서 장점이 사라지고, 장애물도 많으며, 소유권이 분산되어 통제력도 유지하기 어렵다면 ③번 모델, 즉 매각을 통한 출구전략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 이때 기업가는 ‘내가 10~20년 후에 퇴장한다면 어떤 것을 고려해야 하는가?’를 생각하고 사전에 철저하게 출구전략을 준비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갑자기 경영자에게 문제가 생겨 기업을 매각하게 되면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저평가되거나 적당한 매수자를 찾지 못해 원하는 시기에 퇴장할 수 없을 수 있다.

3단계, 육성(Cultivate)

1, 2단계를 거쳐 미래의 소유와 경영 및 승계구도가 정해지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모델별로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과제를 설정해서 실행하라.

⑤번 가업승계: 만약 10년 후 승계를 한다면, 후계자 육성 계획을 수립하고, 후계자 후보가 여러 명이라면 누가 후계자가 될 수 있는지에 관해 사전에 기준을 정해야 한다. 그리고 가족의 지배구조 체계(가족 간 커뮤니케이션 방법, 가족이사회 등)를 구축한다. 또 장기적으로 계속 가족기업으로 남아 있을 것인지, 아니면 기업의 성장을 위해 상장해 자본을 조달할 것인지 등 기업의 성장과 자금조달 계획도 마련해야 한다.

⑥번 오너십 약화: 만약 이 모델을 선택한다면, 상장이나 투자자 유치 이후 가족의 통제권을 어떻게 유지할지가 관건이다. 만약 가족경영으로 유지하기를 원한다면 가족의 통제를 강화할 수 있는 오너십 구조를 디자인하고, ⑤번 모델과 마찬가지로 후계자 훈련이나 가족 후계자 선정 기준을 마련, 가족갈등 예방 및 상호 협력할 수 있는 가족의 지배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⑦번 출구전략(엑시트): 향후 회사를 매각할 예정이라면, 매수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창업자나 가족이 없더라도 기업에 가치가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기업가는 창업자나 가족이 빠져나가도 기업에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족이 손을 떼도 기업이 돌아갈 수 있도록 사전에 적정한 기술을 가진 비가족 관리자를 고용해 경영전문화를 추진해야 한다. 그러므로 출구전략 모델은 다른 어떤 전략보다 힘든 전략이다.

⑧번 경영 전문화: 가족이 소유권을 가지고 있지만 외부에서 경영자를 영입하는 모델로, 이 경우 전문 경영자와 가족의 가치를 공유하고, 경영진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및 체계적인 기업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가 구축되어야 한다. 이때 가족이 너무 간섭하거나 이사회에서 모든 것을 다 결정하고, 전문경영인에게 관리만 하도록 한다면, 능력 있는 최고경영자를 찾기도 어렵고 찾았다고 하더라도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그러므로 가족의 이해관계를 확고하게 보호하면서 전문경영인들이 충분히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기업을 경영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우리나라이든 다른 나라이든 가족기업들은 세대교체에 대비한 장기계획을 잘 세우지 못하는 편이다. 하지만 계획 수립이 지연되면 될수록 미래에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201907호 (2019.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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