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넷플릭스, 레고 그리고 조광페인트. 이들 기업의 성공 방정식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오픈 이노베이션’ 이다.
외부의 아이디어와 기술혁신을 받아들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개방형 혁신)이 기업의 혁신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006년 넷플릭스는 스타트업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기존의 영화 추천 방식을 개선하는 알고리즘을 찾는 100만 달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1년여 동안 186개국에서 4만 개 넘는 팀이 참가했고, 두 팀이 10% 이상 개선할 방법을 찾았다. 2003년 파산 위기까지 갔던 덴마크 완구 기업 레고는 외부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LEGO Ideas’라는 사이트에서 받았다. 이 제안들이 신규 서비스로 이어졌고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국내 오픈 이노베이션 사례는 7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부산의 조광페인트가 주인공이다. 조광페인트는 소재 분야에서 혁신을 이루기 위해 다양한 스타트업, 대학 연구실과 지난해 10개 이상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물이 올해 초 나왔다. 울산과기원(UNIST) 연구실과 손잡고 새로운 소재 법인을 설립했다. 울산과기원 연구실은 기술개발을, 조광페인트는 마케팅과 영업, 양산을 담당하면서 사업을 성장시키고 있다.2003년 미국 UC버클리대학의 헨리 체스브로(Henry Chesbrough) 교수가 처음 제시한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이 가진 내부 자원을 외부에 공개해 타 기업이나 스타트업 등과 손잡고 혁신에 필요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밖에서 끌어오는 것이다.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발명한 전화가 5000만 명 사용자에게 도달하는 데 70년이 걸렸다. 이에 반해 페이스북이 같은 수의 사용자에게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은 3년이다. 이처럼 기존 기업의 프로세스로 세상의 빠른 변화를 따라가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새로운 변화와 급속한 기술 발전 등에 대응하기 위해 등장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혁신의 협업화’다. 오픈 이노베이션이 성공하려면 기업은 외부 기업 혹은 스타트업과 진정한 파트너십을 맺어야 한다. 새로운 기술은 방대한 과정을 거쳐 개발되므로 단일 기업이 홀로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생존하는 데 유일한 해결책인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해 우리 회사와 협업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찾아야 한다. 조광페인트, 레고, 넷플릭스 같은 사례가 나오려면 조직과 리더의 결단이 매우 중요하다. 전담 조직이 이러한 변화와 협업을 만들면 기업 대표가 직접 이 모든 협업을 관리하고 적절한 조직력을 더해야 한다. 협업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부딪치게 마련이고, 이 과정을 완주하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훌륭한 경영자들은 이 어려움에서 혁신 사례를 만들어내고 있다.- 최영찬 선보엔젤파트너스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