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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POWER YOUTUBERS 30] 마케팅, 미디어 재편하는 유튜버 파워 

대중 움직이는 힘으로 고소득 창출 

인기 유튜버의 고소득이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들의 수익 구조를 분석했다. 그리고 마케팅, 유통, 미디어 등 산업 전반에 미치는 강력한 영향력을 살펴봤다.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기기를 접해 소셜미디어와 동영상 주요 소비층이 된 초등학생의 희망 직업에 유튜버가 처음으로 포함됐다. 교육부의 ‘2018년 초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에 따르면 유튜버가 희망 직업 순위 5위였다. 유튜버가 선망의 직업으로 자주 언급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고소득이다. 유튜버 수입 관련 통계와 여러 유튜버의 증언,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의 기준을 종합해보면, 정상급 유튜버들은 연간 수억원에서 수백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유튜버가 구글에서 받는 수입은 애드센스(adSense)와 더블클릭(DoubleClick) 등 다양한 광고에 의한 것이다. 유튜버가 일정 수입을 올리려면 구글의 기본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구독자 1000명 이상, 연간 동영상 시청 시간이 4000시간 이상이어야 한다. 구글은 심사를 거쳐 광고•후원 기능을 넣는 ‘유튜브 파트너’로 선정한다. 선정된 유튜버의 동영상에는 앞뒤와 중간에 광고가 들어간다. 동영상 하단에 배너형 광고가 붙기도 한다.

구글이 붙이는 광고 단가는 천차만별이다. 예컨대 광고 건너뛰기가 불가능한 범퍼 광고(Bumper Ads)의 경우, 1000회 노출당 가격이 3500원 정도다. 5초 후에 건너뛰기를 할 수 있는 인스트림 광고(In-Stream Ads)는 재생당 광고 단가가 30원 안팎이다.

광고 단가는 각 유튜브 채널의 재생횟수, 영상 길이, ‘좋아요’ 숫자뿐만 아니라 주 시청자층의 연령, 국가에 따라서도 다르다. 국내 한 유튜버는 “주 시청자층이 구매력을 갖춘 30~40대인 경우, 동영상 재생시간이 길수록 광고효과가 높게 평가받아 광고 단가가 올라간다”고 말한다. 그는 또 “동영상 재생시간이 길어 중간광고가 3~5개 붙는 경우 수입은 더 늘어난다”고 덧붙였다. 취재 중에 만난 다른 유튜버는 “최근 국내에서 유튜브 광고 공급이 급격히 많아진 까닭에 한국의 광고 단가는 글로벌시장에서 비교적 고가군으로 분류된다”고 밝혔다.

광고 수입은 구글과 유튜버가 일반적으로 각각 45%, 55% 비율로 나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고 수입은 월별, 일별 편차가 큰 편이다. 히트 동영상이 있는 달과 아닌 달, 광고 성수기(12월, 3월)와 비수기에 따라서도 유튜버의 수입이 크게 달라진다. 유튜버들은 좀 더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흥미를 끄는 콘텐트를 더 많이, 자주 업로드한다. 그래서 개인 방송 차원을 넘어 회사를 설립해 제작에 필요한 업무를 분업화하는 추세다. 유튜버들은 콘텐트 분량과 업로드 횟수를 늘리고 2~3개 채널을 동시 운영하며 수익을 극대화한다.

유튜브 자체 수입을 넘어 기업에서 받는 간접•협찬 광고 제안도 인기 유튜버 사이에서는 큰 수입원이다. 직•간접적으로 상품을 소개하고 평가하며 광고주로부터 직접 광고료를 받는다. 일부 유튜버의 경우 라이브쇼 후원금, 상품 판매, 오프라인 강연•공연 등의 수입도 상당하다. 한 인기 유튜버는 “구글로부터 받는 수입은 전체 수입의 25~30%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생태계로 권력이동

유튜버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종합광고회사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최근 내놓은 ‘크리에이터의 성장이 이끄는 트렌드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유튜버가 신조어를 만들어낼 뿐 아니라 기업 마케팅, 유통, 미디어 등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반인들이 콘텐트 소비자를 넘어 직접 제작자로 나서며 콘텐트를 ‘보는’ 시대에서 ‘보여주는’ 시대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유튜버 열풍은 개인용 방송장비 매출에도 영향을 끼쳤다. 인터파크의 개인용 방송장비 매출 분석에 따르면 지난 2년 새 540%가 증가했다. 카메라, 마이크, 조명 등이 주요 구매품목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상에서 유튜버가 언급되는 버즈량도 2016년 이래 매년 2배씩 증가하고 있다. 네이버에서 크리에이터 관련 검색 건수는 2016년 19만987건에서 2017년 24만6982건, 2018년 43만1312건으로 늘었다. 버즈량 분석 결과 여성, 20~30대의 검색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연관어를 살펴보면 영상, 콘텐트, 스타, 플랫폼 등 키워드가 상위에 올랐다. 콘텐트 관련 주요 키워드로는 메이크업과 피부 관련 키워드가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일상, 음악, 패션, 게임 등이 뒤를 이었다. 유튜브는 동영상 재생 외에도 검색 영역까지 높은 이용률을 기록하면서 이제는 ‘검색+재생’의 통합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튜브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유튜브에서 ‘~하는 방법’을 검색하면 ‘터득법(how to)’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동영상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최근 유튜브로 공부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왠만한 입문 지식부터 고수들의 전문 지식까지 무료로 학습할 수 있어서다. 외국어 회화부터 시험, 코딩까지 뭐든 배울 수 있다. 사회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자신의 지식을 유튜브 플랫폼에 자유롭게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적인 내용이 아니더라도 운동법, 그림 그리는 법, 요리법, 넥타이 매는 법 등 취미와 일상생활 속 지혜까지 실용적 콘텐트가 늘어나고 있다. 일부 콘텐트는 자신의 채널에서 오프라인 강습을 홍보하기도 하고, 스타일 조언과 함께 패션상품을 판매하는 등 비즈니스로도 연계한다. 예컨대 ‘채버블 TV’는 일상에서의 코디법을 의류 쇼핑몰 운영자가 제공한다. 현재 먹방, 브이로그, 토크쇼, 엔터테인먼트가 대세인 유튜브 생태계에 터득법 콘텐트는 더욱 다양화, 활성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일반인들의 탤런트는 무궁무진하고 이것이 유튜브의 지속적인 성장 동력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스타와 유튜버 간 영역 파괴

아이돌의 유튜브 채널뿐 아니라 이미 대중에게 잘 알려진 스타들이 속속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있는 것도 트렌드다. 개그맨, 정치인, 심지어 스포츠 스타 등 너나할 것 없이 유튜브에 둥지를 틀고 있다. 최근 백종원이 유튜브계에 진출하며 파괴적인 힘을 과시했다. 지난 6월 10일 유튜브에 동영상 5개를 업로드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백종원의 요리비책’은 불과 사흘 만에 구독자 100만 명을 확보했고, 약 두 달 만에 230만 명을 넘어섰다. 이미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스타들이 유튜브 생태계의 질서를 재편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인기 유튜버들은 전통 방송 미디어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대도서관, 영국 남자 조쉬, 이사배 등 유튜버는 지상파나 종편 예능에 출연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기업들의 유튜브 콘텐트 개발

유튜브를 활용한 기업 마케팅이 본궤도에 올랐다. 금융권에서 비교적 활성화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KB금융은 최근 아버지에 대한 감성 코드를 자극한 ‘나의 아버지’ 유튜브 영상을 제작해 호응을 얻었다. 국민은행의 상반기 취업박람회에서는 ‘와썹맨’으로 유명한 박준형씨를 섭외해 KB 홍보모델인 김연아와 즉석에서 만나는 장면을 연출하고 이를 영상으로 올리기도 했다.

코카콜라는 최근 음악 듀오 UV의 유세윤, 뮤지를 등장시켜 마치 예능방송과 같은 여름 캠페인을 진행했다.

식품 기업들은 유튜브의 대중적 콘텐트인 먹방,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을 적극 활용한다. 오리온은 햄스터와 인간의 팝콘 먹방 대결을 영상으로 제작해 유튜브에 올렸다. 팔도는 신제품 ‘괄도네넴띤’ 출시 이후 유명인의 매운맛 먹방 후기 콘텐트로 홍보 효과를 거뒀다. 동원그룹은 자사 제품으로 만든 요리와 먹는 모습을 ASMR로 제작해 게재하고 있다.

[박스기사] 유튜브 생태계의 그늘


고소득 유튜버의 탈세·탈루도 사회적 이슈로 부상했다. 지난 4월 국세청은 유명 유튜버 A씨의 탈세 사실을 공개했다. A씨는 광고 수익으로 20억원을 벌었지만 광고 수익이 외국에서 외화로 송금된다는 점을 악용해 세금을 한 푼도 안 내다가 적발돼 5억원을 추징당했다. 현재 정부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대상으로 한 조세 및 기금 부과, 이른바 ‘유튜브세(稅)’ 논의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또 미성년 이용자들이 유튜브에서 폭력·혐오 등 부적절한 동영상에 노출된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소셜미디어 업계에서는 10대를 의도적으로 겨냥해 자극적인 콘텐트를 만드는 게 주요 전략이다. 그래야 이후 20~30대까지 영향력이 금방 확대되기 때문이다.

흰 가면을 쓰고 나오는 일본 유튜버 라파엘은 주먹으로 차 앞유리를 부수는 과격한 도전 동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구독자수가 200만 명이 넘어섰다. 하지만 지난 2019년 1월 “심각한 위험이나 사망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도전으로 아이들에게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줄 수 있다”는 유튜브 자체 심의 결과로 계정이 정지됐다. 유튜버들이 돈이 되는 시청횟수를 모으기 위해 점점 과격해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현재 유튜브의 자체 심의 외에는 딱히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최근 유튜브는 어린이 보호를 위해 모든 어린이용 콘텐트를 특화 플랫폼 ‘유튜브 키즈’ 앱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

201909호 (2019.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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