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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POWER YOUTUBERS 30] '교육_터득법_기타 부문' 18위 디바제시카 

미스터리물로 사랑받는 매력적 스토리텔러 

디바제시카는 1세대 유튜버에 속한다. 초기에는 영어와 미국 문화를 주로 다뤘지만 미스터리, 지식 정보로 콘텐트 범위를 확대했다. 특유의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세계의 사건·사고·음모론 등을 다루면서 179만 명에 이르는 충성도 높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를 만나 유튜버로서의 삶과 고민을 들어봤다.

▎디바제시카는 국내 대표 미스터리 스토리텔링 유튜버다.
유튜버 디바제시카(이승주, 35)의 한 주는 숨가쁘게 돌아간다. 그의 킬링콘텐트 ‘토요미스테리’, ‘금요사건파일’, ‘지식정보튜브’, ‘귀로 듣는 영화’뿐만 아니라 친동생 디바제니와 최근 개설한 예능채널 ‘디바걸스’ 등의 제작량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한 주 동안 각 코너의 스토리를 발굴하고 대본 3~4개를 준비해야 하며 촬영 후 편집 작업을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 대다수 동영상이 20분 정도로 비교적 호흡이 긴 편이라 그만큼 준비도 만만찮다. 이 외에도 외부 비즈니스 미팅도 잦아 여느 연예인, 사업가 못지않게 스케줄이 꽉 차 있다.

유튜버 6년 차인 디바제시카에게는 모든 콘텐트 제작 작업이 익숙하지만 질과 양 측면에서 모두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몇 해 전 전문적 제작 시스템을 갖췄다. 그는 지난 2014년 동영상 콘텐트 기획 및 제작사 JBS E&M을 설립하고 분업화했다. 그의 팀에는 현재 작가, 편집, 운영, 디자인 등 총 12명이 활동하고 있다.

“1인방송으로 시작했지만 팀 단위의 힘을 갖춰야 꾸준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2014년부터 미스터리물을 다루기 시작하면서 제 방송의 스타일이 확립됐고 이때부터 분업화하기 시작했죠.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이다 보니 또 다른 유튜버와 함께 성장할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로 1인 미디어의 매니지먼트까지 확장했습니다. 현재 채널 6개와 유튜버 4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디바제시카의 수입은 유튜브 광고수입, 카카오티비 생방송 쿠키(후원금), 직·간접 협찬 광고, 저서의 인세, 강연료, 컨설팅비, JBS E&M 에이전시 운영수익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외부 협찬광고는 제약사, 맥주 등 다양하지만 주로 스릴러 영화 홍보가 많다고 한다. 그의 스토리텔링 성격에 잘 맞기 때문이다. 그는 광고 콘텐트를 제작할 때는 반드시 ‘광고’라고 표기하고, 적절하지 않은 PPL은 되도록 삼간다.

재미 가미한 영어교육 콘텐트로 시작


▎디바제시카는 외부 강연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디바제시카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통번역학과를 졸업하고 한때 외국계 회계법인에 몸담았지만 적성에 잘 맞지 않았다. 영어가 유창하지만 ‘유학파’는 아니다. 미국에 체류한 경험은 많지만 초중고, 대학 졸업장은 모두 한국에서 받았다. 그는 방학 때마다 미국으로 가 많은 현지인과 어울리며 현지 문화를 체험하고 익혔다고 한다. 그리고 영어를 매개체로 자신만의 교육 콘텐트를 제작하고 이용자와 직접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에 아프리카TV BJ를 시작했다. 호감형 외모와 세련된 입담, 재미를 가미한 교육 콘텐트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 디바제시카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연속 아프리카TV 교육 부문 베스트BJ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프리카TV와 유튜브를 섭렵하며 EBS라디오 DJ,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등에 출연하는 등 외부활동을 늘려갔다. 그리고 영어 콘텐트 외에 ‘토요미스테리’와 ‘금요사건 파일’이란 색다른 콘텐트를 다루기 시작하면서 유튜브에서도 많은 구독자와 시청횟수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가 미스터리물 장르라는 고유 영역을 택한 배경은 평소 역사와 사회에 관심 때문이다. 방송 초기 영어와 더불어 미국 문화를 이야기하려면 그 사회를 깊이 이해하고 있어야 했다. 때때로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회 이슈와 사건들을 다루면 시청자들의 반응도 상당히 좋았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야깃거리 발굴을 위해 다른 해외 채널도 많이 보고 시청자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트를 많이 찾아 헤매는 편이에요. 경험이 쌓일수록 인터넷상의 수많은 정보 중 좋은 소재를 날카로운 콘텐트 제작자의 눈으로 찾아낼 수 있었죠. 온라인 블로그의 텍스트 콘텐트도 잘만 가공한다면 영상화할 수 있는 내용이 무궁무진해요.”

스토리를 중심으로 흥미를 배가시키는 그녀의 목소리, 시청자들의 상상을 도와주는 이미지, 이야기 분위기에 걸맞은 방송 스튜디오와 의상 등이 맞물려 시청자들을 몰입시킨다.

그녀는 방송을 시작하고 효과적인 스토리텔링을 위해 아나운서 학원까지 다니면서 안정적인 발성법도 배웠다. 스토리의 기승전결에 따라 때때로 흥분감을 그대로 전하기 위해 연기 톤으로도 이야기한다. 이런 호소력이 실제 디바제시카 채널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으로 평가되며 시청자에게 사랑받는 비결이다.

스토리텔링 넘어 창작을 꿈꾸다


▎디바제시카의 ‘토요미스테리’에서 외계인 관련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주 3회 정도 생방송을 해요. 시청자와 소통할수록 서로 간의 애정도가 높아지기 때문이에요. 미스터리를 다루기 때문에 저를 좀 도도한 이미지로 보시는데, 생방송할 때의 편한 옆집 언니 같은 모습을 시청자들이 좋아해요. 방송 초기에는 시청자의 80%가 남성이었는데 지금은 여성이 절반 이상이고 연령대도 전 연령층으로 확대됐어요.”

물론 시련기도 있었다. 의욕적으로 방송활동을 하다 갑상선암을 선고받고 2018년 2월 수술을 받을 때였다.

“이때가 큰 전환점이 된 것 같아요. 한동안 방송을 쉬면 사람들이 떠나갈 것 같은 두려움도 있었어요. 하지만 건강 상태를 방송에서 솔직히 이야기하자 모두 따뜻하게 위로하며 응원해줬어요. 지금도 그 메시지들을 떠올리면 울컥해요.”

그는 이제 건강을 되찾았고 격려해주는 이들과의 약속을 지켜나가기 위해 더욱 열정적으로 콘텐트 제작에 나서고 있다. 당시 유튜버로서의 철학을 정립했다고 한다. 그는 “반짝 나타났다 사라지는 유튜버가 아니라 하나의 직업으로서 오랫동안 사랑받는 유튜버가 되고 싶어요”라며 “이를 위해 나만의 콘텐트를 더 많이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바제시카는 지식 정보 튜브의 콘텐트를 더 많이 개발하겠다는 포부다. 짧지만 무게감 있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동영상을 제작하고, 사람들에게 변화의 힘을 부여하고 싶다는 마음에서다. 더 나아가 그는 영화제작자로서의 변신도 꿈꾸고 있다. 역사에서 가려졌던 사건•사고를 시나리오화해 영화적 상상을 입히겠다는 것이다. 그가 현재 하고 있는 스토리텔링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영화 [명량], [1987] 등 역사물을 감명 깊게 봤어요. 스토리텔링을 넘어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스토리를 창작하고 싶어요.”

후배 유튜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첫마디가 “광고의 유혹을 절제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유튜버를 단순히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고 광고를 무분별하게 넣다 보면 콘텐트의 힘은 자동으로 쇠퇴할 것”이라며 “플랫폼에서는 진정성과 신뢰가 트래픽을 만든다”고 조언했다. 그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1세대 유튜버로서 여러 강연을 통해 ‘유튜버 되는 법과 마음가짐’ 등 노하우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해외 유튜버와 교류하면서 ‘갑자기 지쳐버렸다’란 말을 많이 들어요. 한국 유튜버들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그리고 유튜버들이 모여 자체적 방송윤리 교육도 받을 필요가 있어요. 자본이 몰리면서 자극적이고 선정적 콘텐트 유혹이 있는데 1인 제작이다 보니 잘못된 판단을 바로잡을 기회가 별로 없어요. 그래서 후배 유튜버들에게 멘토십을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그는 트렌드에 민감한 유튜브 생태계의 전망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최근 거대 유튜버가 많이 등장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콘텐트가 더욱 세분화해 작은 유튜버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갈 거예요. 트래픽이 한 채널에 집중되지 않고 각각 개성이 돋보이는 여러 채널로 시청자들이 이미 분산되고 있어요. 그리고 유튜브를 통해 모인 커뮤니티는 오프라인 활동으로 이어지고 또 다른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보여요.”

-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사진 김현동 기자

201909호 (2019.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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