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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리본 CT6 시승기 

한껏 젊어진 캐딜락의 프리미엄 세단 

리본(REBORN) CT6는 전통과 첨단이 어우러진 ‘수작(秀作)’이다. 캐딜락 고유의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더욱 젊어졌다. 강력한 주행성능과 뛰어난 승차감 덕에 플래그십 세단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했다.

▎사진:캐딜락 코리아
캐딜락이 지난 3월 국내에 선보인 리본(REBORN) CT6는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디자인과 성능에서 큰 변화를 보였다. 캐딜락 세단 최초로 10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상품성을 끌어올렸고 3.6 가솔린 모델의 트림을 스포트·플래티넘·스포트 플러스 등으로 세분화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변화 방향은 ‘회춘(回春)’, 젊은 플래그십을 표방한다.


7월 중순 리본 CT6를 타고 서울과 충남 일대 300㎞ 구간을 달려보았다. 차량은 ‘2019 CT6’ 플래티넘 모델로 3.6L 6기통 가솔린 직분사 엔진과 하이드로매틱 10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최고출력 334마력, 최대토크 39.4㎏·m의 성능을 발휘한다.

리본 CT6의 가장 큰 변화는 외관이다. 전장이 기존 모델보다 40㎜ 이상 늘어난 5227㎜에 달해 웅장한 느낌이다. 세련되게 정돈된 수직형 발광다이오드(LED) 라이트와 전면 그릴, 그 사이에 자리한 엠블럼은 캐딜락 특유의 존재감을 뿜어낸다. 후면에 가로로 길게 이어지는 크롬라인과 평행하게 들어오는 리어램프는 프리미엄 대형 세단만의 품격이다. 특히 스포츠 세단에서 볼 수 있는 4개 배기구를 채택해 무거운 느낌을 많이 덜어냈다. 실내는 고급스러움과 편안함에 주력했다. 세미 아닐린 가죽을 사용한 시트는 착좌감이 뛰어났고, 플래티넘 모델 모든 좌석에 마사지 기능이 탑재됐다. 계기판과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에 내비게이션이 연동되는 것도 변화 요소다. 캐딜락의 특징인 ‘리어 카메라 미러’에는 화면 확대·축소, 각도 조절 기능이 추가됐다.

CT6 리본에는 하이드로매틱 자동 10단 변속기가 장착됐다. 전자식 변속 레버 시스템(ETRS), 20인치 프리미엄 휠, 최첨단 4륜구동 시스템 등과 조화를 이루며 한층 여유롭고 정교한 주행감을 느끼게 했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자 굉음을 내며 앞으로 치고 나가는 맛이 기존 대형 세단에서 느꼈던 감각과 달랐다. 한결 경쾌한 느낌이다. 캐딜락코리아 측은 “차체 62%에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하고 접합 부위를 최소화해 동급 경쟁 모델 대비 100㎏ 가까이 무게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경쾌하고 민첩해진 주행감·코너링


▎리본 CT6는 휠베이스가 3109㎜에 달하는 만큼 넓은 실내공간을 자랑한다. 뒷좌석 시트는 개별 조작이 가능해 편한 자세를 취할 수 있고, 각 좌석에는 10인치 디스플레이를 설치했다. / 사진:캐딜락 코리아
승차감 개선은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RC) 덕분이다. 1000분의 1초 단위로 노면을 감지해 각 바퀴의 댐퍼를 조절하는 기능으로, 노면의 잔잔한 요철을 각 바퀴가 자연스럽게 흡수한다. 그 덕분에 고속에서도 정교하고 다이내믹한 주행이 가능했다. 조향 각도에 따라 뒷바퀴를 함께 움직여 회전반경을 최소화하는 ‘액티브리어 스티어링’은 주행 민첩성을 높였다. 급한 곡선구간에서도 5m가 넘는 거대한 차체가 부담되지 않을 정도다. 차선이 많지 않은 유턴 구간이나 주차 시에도 큰 도움이 됐다. 브레이크 역시 마치 스포츠세단이라고 느낄 만큼 즉각적으로 작동했다. 운전자 지원 시스템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차선이탈 방지보조 기능 등이 있지만 핸들을 잡지 않으면 불안한 수준이다.

시승 결과 리본 CT6는 플래그십 세단 중 가장 젊은 감각을 이뤄냈다. 경쟁 모델인 S클래스나 7시리즈보다 가격이 낮아 경쟁력이 충분하다. 플래티넘 트림의 가격이 9768만원으로 수입차에서는 벤츠 E400과 BMW 540i, 국산에서는 제네시스 G90과 비슷하다. 남과 다른 플래그십, 하지만 한정된 예산 안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리본 CT6는 눈여겨봐야 할 모델이다.

-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201909호 (2019.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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