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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 시승기 

미래지향적 디자인과 주행의 품격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기존 모델이 만들어낸 럭셔리 콤팩트 SUV 부문에 신기술과 정교함을 더했다. 전반적으로 시승하는 동안 미래를 달리고 있는 듯 만족감이 컸다.

▎사진:레인지로버
2010년 가을에 열린 파리모터쇼에서 공개된 레인지로버 이보크를 처음 봤을 때의 놀라움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이례적으로 낮은 1.6m 전고와 상대적으로 넓은 1.9m 전폭이 가져온 와이드 & 로의 새로운 구성비. 시각적으로 익숙한 SUV 외관 이미지를 대담하게 파괴한 모습은 디자인적으로 누구나 매료시킬 수 있었다.

후방으로 갈수록 높아지는 벨트라인과 반대로 점점 낮아지는 루프라인의 대비, 작은 사이드 윈도에서 느껴지는 참신한 이미지는 마치 콘셉트카가 그대로 시판된 듯한 느낌이었다.

기능적으로도 낮은 전고가 실현시킨 작은 공기저항, 경량,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을 강조한 것도 혁신적인 특징 중 하나였다. 하지만 과거 오프로드 성능을 강조하는 레인지로버의 레거시로 인한 최악의 연비는 실제 일부 소비자들의 구매를 조금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었다. 그래서 현실과 타협(?)하며 지속가능성을 의식해 내놓은 에코컨셔스 작품이 바로 초대 이보크 모델이었다.

그리고 2011년 출시 이후 8년이 지나 처음으로 풀 모델 체인지를 감행했다. 미래지향적 디자인과 브랜드 레거시를 계승하면서 실용성을 높였다. 이전 모델보다 21㎜가 길어진 휠베이스로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했고 효율적인 실내 설계 덕분에 총 26ℓ의 수납 공간도 생겼다.


▎사진:레인지로버
전반적으로 가속 느낌은 묵직하지만, 시승할 때 항상 시험해보는 오르막길에서의 최대 가속은 개인적으로 합격점을 주고 싶다.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총 세 가지 출력 사양을 갖춘 인제니움 디젤 및 가솔린 엔진을 제공한다. 시승했던 2.0ℓ 4기통 터보 디젤은 최고출력 150마력과 180마력 엔진으로 제공되며, 이 두 가지 엔진은 1750~2500rpm의 낮은 엔진 회전 영역에서도 각각 38.8kg·m, 43.9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여 즉각적이고 강력한 가속력을 느낄 수 있다.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에 적용된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 2(Terrain Response® 2)는 정교한 ‘인텔리전트’ 시스템으로, 꽤 신선했다. 현재 주행 조건을 분석하고 가장 적합한 지형 프로그램을 자동으로 선택한다. 다이내믹, 에코, 컴포트, 잔디밭/자갈길/눈길, 진흙 및 요철, 모래, 암반 저속주행 등 7가지 모드 중 선택할 수 있고 자동 설정도 가능하다. 이 외에도 서스펜션의 높이, 엔진 반응, 트랙션 컨트롤 개입 등을 조정해 여러 환경에서도 운전 최적화가 가능했다.

시승하면서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도로에서는 거칠게도 몰아봤는데 골목이나 주차할 때는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니다. 그래서 이보크의 ‘클리어 사이트 그라운드 뷰’는 꽤나 의존적일 수밖에 없었다. 차량 전면 하부의 카메라를 통해 차량 하부와 바퀴에 접근하는 둔턱이나 장애물들을 인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레인지로버 브랜드와 디자인이 주는 품격과 가치를 누리면서도 개선된 실용성, 엔진퍼포먼스, 안전사양은 운전자의 만족감을 극대화했다는 평가에 동의한다.

-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

201910호 (2019.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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