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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XT5 시승기 

‘젊은 감각’ 슈트 쫙 빼입은 캐딜락 SUV 

XT5는 효율적인 패키지 설계로 중후한 캐딜락 고유의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어딘가 날렵하고 경쾌해진 느낌이다. 균형 잡힌 차체 비율로 세련미가 돋보인다. 기존 SRX 모델보다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했고 고성능 고효율 파워트레인, 첨단 편의·안전사양을 적용했다.

▎사진:캐딜락코리아
‘강인함’과 ‘역동성’. XT5의 디자인은 최근 캐딜락이 디자인의 변화를 어떠한 방향으로 추구하는지 잘 보여준다. 전면의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방패 모양의 캐딜락 엠블럼은 강인한 인상을 주고, 가로형 라이팅이 더해진 헤드라이트로 역동성을 더했다. 범퍼 하단의 크롬 장식도 깔끔한 마무리가 돋보인다. ‘어반 럭셔리 SUV’ 콘셉트답게 몸체는 동급 SUV 중에서 가장 도시적이고 시크하다. 낮은 지상고, 얇은 클래딩 가드의 디테일이 반영됐다. 혹자는 껑충한 느낌이라고 하지만 혹자는 잘생긴 얼굴이라고 평한다. 전체적으로 잔근육을 가진 젊은 남성이 검은색 드레스셔츠와 몸에 달라붙는 슈트를 입은 느낌이다.

앞선 모델인 SRX에 비해 전장은 짧아졌지만 전고가 높아진 덕분에 시야가 넓어졌다. 인테리어는 단정한 고급스러움을 제공하며 효과적인 공간 활용성에 초점을 맞춰 수평적인 확장에 주력했다. 1열은 넉넉한 공간, 단단하면서도 푹신한 착좌감 덕에 장거리 주행에 따른 부담을 덜어낸다. 특히 휠베이스가 2857㎜로 대폭 늘어나 2열 공간의 헤드룸과 레그룸이 넉넉했고, 2열 시트는 3단계로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트렁크는 기본 850ℓ에 2열 시트를 완전히 접으면 1784ℓ까지 늘어난다.

11월 말 신형 XT5를 타고 서울에서 출발해 경기도 일대를 왕복하는 160㎞ 구간을 달렸다. 시승 차량은 2019형 플래티넘 모델이다. 고성능 V6 3.6L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달아 300마력이 넘는 힘을 확보한 차량이다.


▎XT5는 가죽과 우드, 카본 등의 소재를 실내 곳곳에 활용해 고급스러움을 살렸고, 센터페시아의 8인치 디스플레이 좌우에 위치한 터치식 버튼은 조작감이 뛰어났다. 시트는 다소 단단한 편으로 측면 지지력이 느껴졌다. / 사진:캐딜락코리아
시동을 걸자 가솔린 SUV의 조용함이 느껴졌다. 발진 직후에는 여유롭고 부드러운 모습이지만 RPM(분당 엔진 회전수) 상승과 함께 최대출력, 최대토크가 발휘되기 시작하면 2톤이 넘는 덩치가 재빠르게 속도를 올린다. 그러나 주행 내내 돋보인 것은 폭발적인 가속감보다는 점진적인 가속으로 안정적인 주행감이었다. XT5의 주행모드는 투어·AWD(사륜구동)·스포츠 등 3가지다. 투어 모드는 빠른 변속 타이밍을 바탕으로 민첩한 반응을, 스포츠 모드는 RPM 상승에 따라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8단 자동변속기는 저속과 고속 모두에서 한결같은 안정감을 자랑했다. 변속 구간에서의 이질감이나 인터벌도 느껴지지 않았고, 속도를 줄일 때도 쿨렁거림 없이 부드러웠다. 제동력도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XT5는 어드밴스드 트윈 클러치AWD 시스템을 통해 각 주행 상황에 따라 전륜 혹은 후륜 차축에 토크를 100%까지 분배할 수 있어 빗길, 눈길, 빙판길 등 악천후 조건에서도 탁월한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플래티넘 트림에만 적용된 ‘리어 카메라 미러’는 역시 인상적이다. 후방 카메라가 차량 뒤쪽 이미지를 녹화해 룸미러 LCD 화면에 재생하는 방식이다. 특히 비오는 날 그 효과는 탁월하다. 계기판이나 CUE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깔끔한 그래픽과 함께 우수한 기능성을 갖춰 수입 차량에 대한 부담을 줄여준다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시승을 마친 후 최종연비는 9.4㎞/L로 나타났다. XT5의 경쟁모델을 딱히 떠올리기는 힘들지만 가격대로 보면 BMW X3, 벤츠의 GLC를 꼽을 수 있다. 그러나 크기와 공간 모두 두 모델을 가볍게 뛰어넘는다. 가성비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캐딜락코리아는 2020년에 XT5 부분변경을 시작으로 신개념 크로스오버 SUV XT4, 3열 SUV XT6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202001호 (2019.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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