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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환 NICE비즈니스플랫폼 대표 

“중소기업 돕는 대안금융으로 거듭나겠다” 

현 정부 금융당국이 혁신금융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규제 샌드박스, 금융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 등 보수적인 금융시장에 공격적인 정책이 도입되고 있다. 정부 정책에 탄력을 받아 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금융 플랫폼 혁명’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1973년생, 서강대 경영학과 졸업, 서강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2000년 데이콤 CRM전략팀, 2002~2010년 한국신용평가정보 리스크컨설팅실, 2012~2019년 NICE평가정보 데이터융합추진단장, 2019년~ NICE비즈니스플랫폼 대표
신용정보사업 중심의 NICE(나이스)그룹은 최근 기업금융 플랫폼이란 신사업을 추진하는 계열사 ‘NICE비즈니스플랫폼’을 설립했다. 그리고 지난 8월 말 수년간 준비해온 기업금융 플랫폼 ‘나이스에이비씨(NICEabc)’를 론칭했다. 이 플랫폼은 국내 기업정보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동시에 자금운용에 필요한 전자어음·매출채권 할인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제1금융권으로부터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원활한 자금 유동성을 지원하고, 투자자와 직접 연결하는 개인 간(P2P)금융 시대를 열겠다는 취지다. 규모 550조원인 국내 전자어음 발행 시장에서 할인 규모는 20조원 정도밖에 안 돼 새로운 시장 개척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NICE그룹은 ‘21세기의 원유’에 비유되는 각종 기업 관련 데이터를 폭넓게 축적하고 있어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데이터 유통과 관련된 법규가 통과되면 데이터 산업도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나이스그룹의 핀테크 관련 사업도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이스그룹은 기업대상 플랫폼 구축으로 사업 영역과 규모 확장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여기에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발 빠르게 미래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수년간 NICE그룹에서 기업금융 플랫폼 구축을 진두지휘해온 최정환(46) NICE비즈니스플랫폼 대표를 지난 9월 6일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 대표는 신용정보업계에서 지난 18년간 정보사업, 평가사업, 평가 분석, 리스크컨설팅 등 여러 업무를 두루 거친 중소기업 분석 및 리스크관리에 정통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NICE비즈니스플랫폼의 출범 배경을 말해달라.

글로벌 핀테크의 주요 트렌드는 간편결제, P2P금융*, 자산관리 세 가지다. 국내에도 개인 기반 금융 플랫폼이 다수 생겨났지만, 사업자 기반 플랫폼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기업금융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업정보, 신용평가 등 인프라가 갖춰져야 하고 고도의 정보 분석력이 요구된다. 국내에서 방대한 기업정보를 보유하고 신용평가를 해온 NICE그룹이 최적의 사업자라고 판단했다.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도록 플랫폼을 설계해 NICEabc를 론칭했다. 플랫폼에는 많은 기업이 참여해야 하는데 이를 유도하기 위해 제공하는 서비스가 바로 P2P금융이다. 중소기업이 어음을 할인할 수 있는 플랫폼이 이제까지 없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얻을 수 있는가?

중소기업이 겪는 리스크 중 하나가 자금 유동성이다. 부도를 막기 위해 급하게 자금을 구해야 하지만 제1금융권의 벽은 여전히 높아 어음을 들고 높은 이자율을 감수하며 사채시장을 두드릴 수밖에 없다. NICEabc 플랫폼에서는 훨씬 안전하고 연 4~12% 중저금리 전자어음할인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개인투자자들도 플랫폼에서 안정된 투자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수요자와 공급자가 플랫폼에 많이 모일수록 규모의 트래픽을 기대할 수 있다. 금융서비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중소기업들이 정책자금을 구하고 판로와 거래처를 개발하며 채용도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건전한 기업생태계 형성에 우리 플랫폼이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규모의 플랫폼’은 언제쯤 가능한가?

목표는 5년 내다. 국내 기업의 20~30%만 플랫폼에 참여해도 네트워크 효과로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고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 중소기업들에 가장 절실한 서비스가 자금조달금융이다. 전자어음 할인 외에도 매출채권 할인, (투자 유치를 통한) 현금 지급, 외상 매출금 담보대출, 구매전용 카드 등 공급망금융* 서비스를 확대해간다면 참여기업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NICE비즈니스플랫폼의 수익모델은 무엇인가?

서비스에 따라 다르지만 전자어음 할인과 투자에 대한 수수료다. 차후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다. P2P금융 관련 법규가 연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금융 법규에 따라 수익모델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우선 이를 지켜봐야 한다.

핀테크 영역으로의 확장에 기대감이 큰 것 같은데.

증권거래소가 일정 규모를 가진 기업들의 리그라면 NICEabc 플랫폼은 중소기업들을 위한 리그라고 이해하면 쉽다. 이 플랫폼을 통해 개인 투자 유치가 활발해질 수 있다. 아직 해외에 비해 국내 P2P 시장은 인식도 낮고 혼탁한 것이 사실이다. 플랫폼을 통해 P2P금융 거래가 안전성과 건전성을 갖추면 일반인들의 투자 신뢰도도 높아지고 자정작용도 할 것으로 본다.

기업대상 플랫폼이라는 게 아직 생소한데 자신이 있나?

20년 가까이 신용정보업계에서 근무하며 기업들과의 접점에서 기업분석과 평가, 리스크관리를 연구해왔다. 중소기업들은 경제위기 등 외부에서 위기가 닥치면 내실이 있더라도 버티기 힘들다. 우리 중소기업들의 맷집을 키우는 게 중요한데 그 노력 중 하나가 제1금융, 제2금융의 지원을 받지 못해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기업에 대안금융으로 버팀목이 돼주는 것이다.

NICE비즈니스플랫폼의 계획을 밝힌다면.

첫째, 우리의 목표이자 계획은 중소기업 지원 전도사가 되는 것이다. NICEabc 플랫폼을 통해 중소기업들에 공급망금융을 전방위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 계획이다. 둘째, 우리 플랫폼의 이름(All Business Connected)처럼 중소기업의 정보 불평등을 해소하고 모든 기업을 연결하겠다. 더 나아가 글로벌 시장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마이크로 금융이 필요한 곳으로의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P2P(Peer-to-Peer)금융이란? - P2P금융은 온라인에서 대출-투자를 연결하는 핀테크 서비스다. 다수의 투자자와 다수의 차입자를 연결한다는 측면에서 대출형 크라우드펀딩으로 불리기도 한다. 2005년 세계 최초의 P2P금융 서비스 ‘Zopa’를 시작으로 현재는 미국, 유럽 등 금융 선진국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P2P금융 시장의 대출 규모는 2016년 12월 4683억원에서 올해 6월 5조1000억원대로 4년 새 10배 넘게 커졌다. P2P 상품의 투자 수익률이 10% 내외이다 보니 저금리 기조였던 2016~2018년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급성장했다. 국내 P2P금융 법안(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 발의된 지 2년 만인 2019년 8월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은행업이나 여신전문금융업처럼 ‘P2P 산업’을 위한 독립적인 법이 생기는 것이다.

*공급망금융(Supply Chain Finance)이란? - 과거 공급망관리(Supply Chain Management) 기법에 핀테크가 결합해 기존과 다른 형식의 자금 조달 시스템이다. 공급망 참여자를 모두 하나의 플랫폼으로 엮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현재 중국 등에서 알리바바, 쑤닝 등과 같은 전자상거래, 물류사업, 핀테크를 보유한 종합 플랫폼 업체들이 도입하고 있다.

-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

201910호 (2019.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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