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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영 대기자의 ‘CEO의 서재를 위한 비즈니스 고전’(8) 

하브 에커 『백만장자 마인드의 비밀』 부자가 결과라면 마음이 원인이다 

돈을 사랑하고 부자들을 사랑하라!? 쉬운 일이 아니다. 부자를 미워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 역사적으로도 부자는 미움이나 편견의 대상인 경우가 많았다. 다들 부자가 되고 싶지만, 부자를 미워하는 것. 이중적인 태도다. 『백만장자 마인드의 비밀』를 쓴 하브 에커는 부자가 되려면 부자들의 선택을 배워야 한다는 편에 섰다.

부자에도 등급이 있다. 소부(小富)가 있고 대부(大富)가 있다. 국어사전에는 없지만 중부(中富)도 있다. 영어로는 백만장자(millionaire)가 있고 억만장자(billionaire)가 있다. 빈자(貧者)와 부자, 소부와 대부의 차이를 낳는 것은 무엇일까. 왜 중산층을 넘어 부자·자본가가 되지 못하는 것일까. 왜 어떤 기업은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약진하지 못하는 것일까. 많은 사람이 이 문제를 두고 고심하고 나름 이유를 제시한다.

하브 에커의 『백만장자 마인드의 비밀(Secrets of the Millionaire Mind)』(2005)(이하 『마인드』)에 따르면 ‘마인드(mind)’ 차이다. 이 책의 부제는 ‘부(富)라는 내적인 게임 숙달하기(Mastering the Inner Game of Wealth)’다. 돈 벌기가 게임이라면 그 게임에서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하지만 게임의 규칙을 알면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축재에 대해 막연히 생각만 하는 것보다는 훨씬 좋다.

대부는 하늘이 내지만, 소부는 인간의 노력으로 가능하다는 시각이 있다. 『마인드』에 따르면 치부(致富)에 가장 중요한 것은 하늘의 뜻이나 우연이나 운이나 인간의 노력이 아니라 인간의 마인드다.

우리 언어 생활에서 알게 모르게 외래어 마인드가 자주 등장한다. ‘경영 마인드’, ‘관광 마인드’, ‘글로벌 마인드’, ‘마인드 컨트롤’, ‘모션 마인드(motion mind, 손실을 발생시키는 방법을 어떻게 바꾸는 것이 좋은지 곧바로 생각해 내는 능력)’, ‘ 스톡 마인드(stock mind, 일반 투자자의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나 의욕)’ 등이다.


▎『백만장자 마인드의 비밀』의 영문판 표지.
마인드란 무엇일까. 영어 마인드는 우리말 ‘마음’과 소리도 비슷하다. ㅁ과 m으로 시작한다.

‘마인드(mind)’는 마음·정신·머리·사고방식·생각·관심 등을 의미한다.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인 『마인드』를 ‘백만장자 마음의 비밀’이나 ‘백만장자 사고방식의 비밀’로 옮길 수도 있겠으나, ‘백만장자 마인드의 비밀’로 옮기는 게 ‘마인드’의 뜻을 가장 포괄적으로 담을 수 있다.

오늘 ‘백만장자 마인드의 비밀’라는 제목으로 책을 낸다면, 아마도 그 책의 방법론적 바탕은 심리학이나 뇌과학일 것이다. 하브 에커(1954년 생)가 쓴 『백만장자 마인드의 비밀』의 방법론은 저자의 독서와 관찰과 체험이다. 구식이라고 볼 수도 있다. 독서·관찰·체험 방법론이 절대로 다른 방법론보다 열등하지는 않다. 또 뇌과학을 비롯한 연구의 원천은 독서·관찰·체험이다.

저자 하브 에커는 1954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나 자랐다. 미국으로 이민 갔다. 뉴욕대에 입학했으나 중퇴했다. 20대에는 자기계발에 심취해 모든 문헌과 세미나를 섭렵했다. 이런저런 사업을 하면서 성공과 실패를 거듭했다. 결국 사업에 성공했다. 실패·성공 경험에서 나온 『마인드』는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마인드』는 “내가 하는 말은 한마디도 믿지 말라(Don’t believe a word I say.)”는 말로 시작한다. 사람은 다분히 청개구리 기질이 있다. ‘믿지 말라’는 말에 설복돼 오히려 이 책을 맹신에 가깝게 신뢰하는 독자도 있으리라.

신앙 차원이 아니라, 비교종교학적·사회과학적 차원에서 봤을 때 역사상 인간의 청개구리 심리 기질을 가장 잘 활용한 인물로 예수가 있다. 마태오의 복음서 16장 20절에 보면 이렇게 나온다. “그러고 나서 예수께서는 자신이 그리스도라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단단히 당부하셨다.” ‘예수가 메시아다’라는 것을 말하지 말라고 하면, 입이 근질근질해진다. 말하지 말라고 하면 더 말하고 싶고, 믿지 말라고 하면 더 믿고 싶은 게 인간 심리다. 소곤소곤 ‘너만 알고 있어…’라는 화법이 청개구리 심리와 결합되면 엄청난 ‘입소문 마케팅’ 결과를 낳는다.

서구 전통에서 성장한 저자는 『마인드』가 돈 벌기의 비밀을 그리스도교보다는 오히려 불교사상을 접목했다고 주장한다. 어떤 면에서는 사실이다. 『마인드』는 ‘마음 공부’와 ‘원인과 결과(cause and effect)’, 업보·인과응보를 중시한다. 『마인드』는 부의 원리(wealth principle)을 이렇게 정리한다. “돈은 결과다. 부는 결과다. 건강은 결과다. 병은 결과다. 여러분의 몸무게는 결과다. 우리는 원인·결과가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Money is a result, wealth is a result, health is a result, illness is a result, your weight is a result. We live in a world of cause and effect.)” 원인과 결과가 지배하는 세상은 곧 과학이 지배하는 세상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만물과 만사의 원인은 마음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과실을 바꾸고 싶다면 뿌리를 바꿔야 한다. 보이는 것을 바꾸고 싶다면 우선 보이지 않는 것을 바꿔야 한다.(If you want to change the fruits, you will first have to change the roots. If you want to change the visible, you must first change the invisible.)” 보이는 것이 돈이라면, 보이지 않는 것은 마음이다.

‘돈이 있고 없음’이라는 결과는 무엇을 원인으로 하는가. 『마인드』에 따르면 마인드의 차이가 원인이다. 부자·빈자·중산층은 각기 마인드가 다르다. 마인드가 다르기에 호주머니나 은행계좌에 들어 있는 돈의 양이 다르다. 부자와 빈자의 중간인 중산층은 빈자와 부자의 생각을 혼합형으로 골고루 갖고 있다.


▎“부자가 되려면 부자의 마인드를 벤치마킹하고 롤 모델로 삼아야 한다.”
저자에 따르면 부자 특유의 마인드가 있다. 부자의 공통점은 돈이 많다는 것과 마인드가 같다는 것이다. 부자가 되려면 부자의 마인드를 벤치마킹하고 롤 모델로 삼아야 한다. 한마디로 흉내 내야 한다. 부자가 되려면 지금까지 나를 가난하게 만든 마인드를 버려야 한다. 부자·빈자 마인드의 특징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일부는 부자·빈자의 차이를 드러내기 위한 의도적이고 수사적인 과장이다. 독자들이 납득하지 않을 내용도 있다.

- 부자들은 매사에 긍정적이며, 성공적인 사람들과 사귄다. 그들에게는 “절대 불평하지 말라(Never complain.)”가 일종의 인생 모토다. 빈자들은 매사에 부정적이며,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과 사귄다. 유유상종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제일 친한 친구들이 버는 돈 평균보다 20%를 더 벌거나 덜 번다.
- 빈자들은 노후대책에 필요한 돈을 모은다. 부자들은 즐거운 노년에 필요한 돈을 모은다.
- 부자는 만물에서 기회를 보고, 빈자는 만물에서 장애를 본다.
- 빈자들은 자기 자랑하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부자들은 자기 홍보, 자기 세일즈에 능하다.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자기 자신의 가치를 믿지 않는 것이다.
- 부자는 뭔가 ‘둘 다’ 차지할 궁리를 한다. 빈자는 ‘이것이냐 저것이냐’의 문제를 두고 고민한다.


이런 뜻이다. 부자들은 두 마리 토끼를 추구한다. 부자들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 부자들에게는 ‘딜레마’가 없다.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는 없다는 생각은 부자들에게 신화다.

- 누구에게나 문제는 있다. 부자는 문제보다 목표에 집중하고, 빈자는 목표보다 문제에 집중한다.
- 부자는 돈 벌기 목표에 상한선을 두지 않는다. 하늘이 한계다.(The sky is the limit.)
- 부자는 돈 벌기, 돈 유지하기, 돈 투자하기에 집중하고, 빈자는 돈 쓰는 데 집중한다.
- 부자는 항상 배우고 성장한다. 빈자는 자신이 모든 걸 이미 다 안다고 생각한다.
- 부자는 ‘쉬운 일만 하려고 하면 사는 게 힘들어진다. 힘든 일을 기꺼이 하면 사는 게 쉬워진다’라고 믿는다.
- 부자는 돈을 관리하는 습성이 있다. (돈 관리 습관이 돈을 얼마나 가졌느냐보다 중요하다. 돈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을 우주에 입증해야 돈벼락을 맞을 수 있다).


청빈(淸貧)도 어렵고 청부(淸富)도 어렵다. 또 청빈·청부 모두 필요하다. 대체적으로 청빈은 동서양 등 모든 전근대사회의 가치였다. 청부의 가치는 근대화 이후에 등장했다. 돈을 많이 버는 것도 그 자체로 훌륭하다. 하지만 많이 번 돈을 잘 써야 청부가 완성된다.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 같은 인물들이 청부를 실천하고 있다.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중국과 우리나라는 부자를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우리나라 사람은 ‘저 사람은 부자다. 분명 나쁜 짓을 많이 했을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중국 사람은 ‘저 사람은 부자다. 나도 부자가 되기 위해 저 사람에게 한 수 배워야겠다’고 생각한다. 돈 자체는 깨끗하지도 더럽지도 않다. 돈을 더럽다고 생각하면 돈은 우리에게 다가오지 않는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누구든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사람은 돈이 없다! 부자는 돈의 중요성을 이해하며 돈이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안다.(Anyone who says money isn’t important doesn’t have any! Rich people understand the importance of money and the place it has in our society.)” 부자가 아닌 사람들은 돈의 중요성을 외면하려고 한다. 돈보다는 사랑이나 우정이나 건강이나 신앙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성향이 있다. 돈과 돈이 아닌 것들 사이에 갈등이나 모순이 있다는 생각은 ‘거짓 이분법(false dichotomy)’이다.

저자에 따르면 돈을 사랑하고 부자들을 사랑해야 부자가 된다. 의외로 쉽지 않은 일이다. 부자들을 미워하는 사람이 많다. 또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부자는 사랑보다는 미움이나 편견의 대상이다. 부에 대한 태도가 이중적이다. 예컨대 평소에 대표적인 돈 많은 대기업인 삼성을 욕하지만 예비 며느리·사위가 삼성 다닌다고 하면 좋아한다. 세계 자본주의의 선도국인 미국이나 한국이나 재물에 대한 편견이 있다.

부자를 싫어하기 때문에 가난한지, 가난하기 때문에 부자를 싫어하게 되는지 어느 쪽이 맞을까? 닭과 달걀 관계와 같다. 어쨌든 부자를 사랑해야 한다고 『마인드』가 역설한다. 돈을 추구하는 것을 죄스럽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죄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돈은 남을 돕는 수단이라는 것을 상기하자. 돈을 많이 벌어서 좋은 일을 맘껏 하자고 다짐하자.

부자가 되려면 때와 장소를 잘 만나야 한다. ‘내’가 돈을 벌 그때와 장소가 맞아야 한다. 복권 당첨자가 다시 가난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복권 당첨으로 얻은 엄청난 돈이 ‘내’ 마인드, 내가 지니고 있는 ‘돈 청사진(financial blueprint)’과 안 맞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눈에 보이는 것, 눈에 안 보이는 것이 있다. 눈에 안 보이는 게 더 중요하고도 더 강하다는 게 저자 하브 에커의 주장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눈에 보이는 열매를 바꾸려면 눈에 안 보이는 뿌리를 바꿔야 한다. 눈에 보이는 것을 바꾸려면 우선 눈에 안 보이는 것을 바꿔야 한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다. 백문불여일견의 원칙으로 삼아 한 발자국 앞으로 더 나아가는 것은 지극히 어렵다. 에커는 이렇게 말한다. “들은 것은 잊어버린다. 본 것은 기억한다. 한 것은 이해한다.”

『마인드』를 읽고 나서 일부 독자는 기억하고 일부 독자는 잊어버릴 것이다. 책의 내용이 내 것이 되게 하려면 행동을 해야 한다. 권장할 만한 행동은 거울을 보고 “나는 백만장자 마인드를 갖고 있다”라고 소리 내 말하면서 손을 이마에 대보는 것이다. 좀 변화를 주기 위해 이렇게 소리 내 다짐해보는 것은 어떨까. “나는 부자가 되기를 바란다.” “나는 부자가 되기로 선택했다.” “나는 부자가 되기 위해 헌신한다.”

결과가 바뀌는 과정은 순차적이다. 에커는 이렇게 말한다. “생각은 느낌을 낳고, 느낌은 행동을 낳고, 행동은 결과를 낳는다.” 저자는 강연자이기도 하다. 그의 강연을 들은 사람 중 반은 그의 말을 믿고 실천해 성과를 얻는 반면, 나머지 반은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한다. 여러분은 둘 중 어떤 반에 속하고 싶은가.

※ 김환영은… 중앙일보플러스 대기자. 지은 책으로 『따뜻한 종교 이야기』 『CEO를 위한 인문학』 『대한민국을 말하다: 세계적 석학들과의 인터뷰 33선』 『마음고전』 『아포리즘 행복 수업』 『하루 10분, 세계사의 오리진을 말하다』 『세상이 주목한 책과 저자』가 있다. 서울대 외교학과와 스탠퍼드대(중남미학 석사, 정치학 박사)에서 공부했다.

201910호 (2019.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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