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5 사로잡은 패션 플랫폼 리더 - 윤자영 스타일쉐어 대표허름한 차고(garage)에 처박혀 나 홀로 창업에 나선 공학도. ‘시작은 미미하나 끝은 창대하리라’를 몸소 증명한 실리콘밸리 전설들의 창업 스토리는 대개 이랬다. 윤자영(32) 스타일쉐어 대표도 새로운 전설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2019년 기준 연간 거래액 2000억원, 누적 가입자 500만 명 돌파, 2018년 GS홈쇼핑 자회사 29CM 인수, 애플리케이션 누적 다운로드 수 620만 건, 월간 사용자 수(AUM) 100만 명. 지표는 이미 스타일쉐어라는 패션 플랫폼이 갖는 위상을 드러내고도 남는다.윤 대표는 연세대 전기전자공학과에 재학 중이던 23세에 자본금 1400만원을 들고 대학 차고 안 사무실에서 스타일쉐어를 창업했다. 수백만원이 훌쩍 넘는 패션지 속 아이템보다 옆 강의실 패션피플의 아이템이 내게 더 중요한 정보라 생각했고, 이를 10~20대와 공유했다. ‘모델이 아닌, 옷 잘 입는 또래 친구의 패션 정보를 알려주는 커뮤니티’는 현재 SNS 기반 패션·뷰티 쇼핑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스타일쉐어의 올해 목표 거래액은 3500억원이다.스타일쉐어는 회원들이 올린 패션 정보를 ‘묻고 답하는’ 서비스로 시작했다. 창업 4년 만인 2015년에는 스토어(커머스) 기능을 도입했다. 스토어는 론칭 1년 만에 누적 거래액 100억원을 달성했고, 3년 연속 300%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윤 대표는 주 고객층인 Z세대(1525)의 더 나은 쇼핑 경험을 위한 기술 개발에도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신용카드나 모바일 결제 대신 용돈, 즉 현금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10대를 위해 ATM 입금 기능을 도입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해에는 GS편의점과 협업해 편의점 결제 기능을 도입하기도 했다.
원스톱 인테리어 판 바꾼 게임 체인저 - 이승재 버킷플레이스 대표인테리어는 철저히 전문가의 영역이다. 견적, 자재, 시공, 인력 등 어느 것 하나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는 없었다. 버킷플레이스의 서비스 ‘오늘의집’은 오랜 금기를 깨뜨리며 승승장구 중이다. ‘누구나 예쁜 집을 스스로 꾸민다’는 모토 아래서다. 주거형태, 면적(평수), 스타일, 예산 등 맞춤 필터로 원하는 사례를 검색하면 계약과 구매, 셀프시공이 원스톱으로 이루어진다. 인테리어 고수들이 올린 사례 200만 건을 참고해 스스로 예쁜 집을 꾸미고, 인테리어 콘텐트 속 제품을 터치하면 가격정보를 알 수 있고 구매까지 해결할 수 있다.서울대에서 화학생물학을 전공한 이승재(32) 대표는 대학 시절 친구들과 태양열 전지 쓰레기통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카페 같은 공간에서 일하고 싶다’고 소망했지만 전문업체에 인테리어를 맡길 형편은 안 됐다. ‘인테리어 정보가 한곳에 모인 서비스’를 막연히 떠올리게 된 계기다. 이 대표는 이후 홍콩 여행 중에 거실·침실·부엌 등 공간별로 꾸며놓은 이케아 매장을 보고 다시 한번 문화충격을 받았다. 우연한 기회에 놀러간 지인의 집(오피스텔)이 아일랜드 테이블과 따뜻한 조명으로 분위기를 더한 것을 보며 ‘누구나 이런 집에 살고 싶어 한다’는 시장의 니즈를 확신했다.‘원스톱 인테리어 플랫폼’을 표방하며 2013년 오늘의집을 론칭한 버킷플레이스는 2019년 말 기준 누적 거래액 3500억원을 돌파했다. 2018년에는 구글플레이가 선정하는 ‘올해의 베스트앱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앱 누적 다운로드 수는 770만 건, 월간 방문자 수는 470만 명에 이른다. 누적 투자유치액 111억원은 버킷플레이스의 성장 가능성을 방증한다.
행복한 여성 위한 착한 생리대 전도사 - 김도진 해피문데이 대표인구 절반인 여성이라면 누구나 쓰는 생리대. 하지만 ‘깔창 생리대’나 ‘라돈 생리대’ 논란에서 보듯 빈곤이나 공포 같은 수식어가 따라붙는 수모를 겪기도 한다. 화학물질로 범벅이 된 생리대로 고통받는 여성들도 여전하지만, 담론적 수준에 머물 뿐 해결책은 요원하다. 김도진(29) 해피문데이 대표는 여성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월경의 불편함을 덜어보기로 했다. 생리대를 통해서다.지난 2014년 서울대 인류학과(경영학 복수전공)를 졸업한 김 대표는 만 19세 때부터 스타트업에서 인턴으로 일을 시작했다. 스타트업, IT 서비스 회사 프로덕트 매니저, 벤처캐피털(VC) 투자심사역 등 일찍부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스물다섯 살이 되던 해 사표를 던지고 셀프 안식년을 보낸 김 대표는 스스로 의미 있는 일을 찾고자 생리대 기부에 나섰다. 깔창 생리대가 사회 이슈로 떠올랐을 무렵이다. 품질이 좋으면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걸 절감한 김 대표는 직접 생리대를 만들기로 했다. 스스로도 생리통과 생리대로 인한 피부발진이 심한 편이었던 터라 동기부여가 됐고, 부혜은 이사와 지난 2017년 의기투합했다.해피문데이는 고객 생리주기에 맞춘 유기농 제품을 온라인으로 정기 배송하는 서비스가 핵심이다. 최근에는 H&B스토어, 서울대·이화여대를 비롯한 9개 대학에서 오프라인 판매도 병행하고 있다. 2019년 기준 창업 3년 만에 회원 수 3만 명을 넘어섰고, 연평균 구독지속률은 86%에 달한다. 지난해 4월에는 생리대 광고조차 없는 쿠웨이트 수출에도 성공했다. 해피문데이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보며 시드투자에 나섰던 옐로우독과 스프링캠프는 지난해 12억원을 더 투자했다. 김 대표는 IT 스타트업 경력을 살려 월경 관리 앱 개발 등 페미닌케어 서비스로 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국내 1등 모바일 세탁소 대장님 - 예상욱·남궁진아 세탁특공대 공동대표‘몸빵’이나 ‘노가다’ 같은 말은 왠지 스타트업과 어울리지 않는다. 발로 뛰며 땀 흘려 일하는 게 산업화 시대의 전형이라면,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시스템이 조율하는 요즘 스타트업은 4차 산업혁명의 전초기지임을 자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예상욱·남궁진아 공동대표가 지난 2015년 창업한 세탁특공대는 세탁이라는 전통적 창업 아이템을 모바일에 옮겨놓았다. 강남구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올 1월 현재 서울시 전역, 성남시, 하남시, 고양시, 용인시 수지구로 ‘세특권’을 늘렸다. 지난해 9월에는 누적 매출액 1000억원을 넘어서며 모바일 세탁업 부문에서 당당히 1등 업체로 올라섰다.세탁특공대는 세탁물을 제 집 문 앞에 걸어두면 이를 수거·세탁 후 다시 문 앞에 배송하는 서비스다. 비대면으로 48시간 안에 배송이 가능하고, 당일 밤 12시까지 주문을 할 수 있다. 세탁소에 직접 찾아갈 필요 없이 모든 게 모바일 앱에서 이뤄진다. 세탁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지난해에는 자체 스마트팩토리(그린벙커)를 설립하는 등 통합 세탁물류 솔루션도 개발했다. 초기 시드투자를 받은 프라이머를 비롯해 애드벤처 등 해외 벤처캐피털(VC)을 포함해 누적 투자유치금도 100억원을 돌파했다.세탁특공대가 창업 초기부터 승승장구했던 건 아니다. 직영 공장 없이 기존 세탁소와 협업하다 보니 세탁물 수거와 배송, 포장에 이르기까지 발로 뛰며 해결해야 했다.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근성으로 달려드니 매출이 급성장할수록 적자를 보는 지옥을 맛보기도 했다. 자체 세탁시스템 설립으로 피벗(pivot)에 성공한 세탁특공대는 드라이클리닝, 이불·신발·카페트 세탁, 수선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