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인정한 머신비전 장인 - 송기영 수아랩 대표송기영(38) 대표가 설립한 수아랩은 인공지능 기반 머신비전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스타트업으로, 이 분야는 전 세계적으로도 플레이어가 몇 안 된다. 수아랩은 인공지능, 머신비전, 슈퍼컴퓨팅 세 가지 핵심기술을 통해 제조업 분야에 무인 검사 솔루션 및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제공한다.2013년 설립 이래, 서울대 기술지주회사 주최 창업 지원 프로그램 ‘비더로켓(Be The Rocket)’ 대상을 받아 초기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2017년에는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해 4년 6개월 만에 총 누적 투자금액 10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인공지능 스타트업 업계에서 유치한 누적 투자금액 중 최고액이다.송 대표는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전공)와 컴퓨터공학부(부전공)를 졸업했으며, 인텔 MCG(Mobile and Communications Group) 비디오 및 이미징 엔지니어링 디자인(VIED) 그룹과 에스엔유프리시젼 연구팀 등 컴퓨터 비전과 디스플레이 검사 장비 업체에서 개발자로 일하면서 기존 머신비전 검사의 한계를 느껴 수아랩을 창업했다.수아랩은 2019년 10월 미국 나스닥 상장 기업 코그넥스에 2000억원이 넘는 금액으로 매각됐다. 머신비전 분야에 특화된 독보적인 검사 솔루션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토종 한국 스타트업이 미국 기업에 높은 가치로 인수되는 의미 있는 사례를 만들었다.
희귀질환 환자의 든든한 조력자 - 장민후 휴먼스케이프 대표장민후(33) 대표가 설립한 휴먼스케이프는 ‘사막에 피는 꽃’으로 일컬어진다. 한국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그만큼 희귀하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2016년 서강대 경영학과 재학 시절 창업 후 지속적으로 헬스케어, 의료 시장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다. 수술한 환자들의 사후관리를 돕는 솔루션 ‘헬렌’으로 첫 사업을 시작했고, 몇 차례 피보팅을 거쳐 현재 희귀질환 환자들을 위한 정보 플랫폼 ‘레어노트’를 운영 중이다.장 대표는 기존 의료전달체계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희귀병 환자들의 정보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일례로 희귀질환 환자들은 병원에서도 뚜렷한 치료 방법을 얻지 못해 1년에 한 번 열리는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해서 질환단체에서 섭외한 전문의로부터 치료제 개발 현황 등을 듣는 것이 정보를 얻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이제 레어노트 플랫폼을 통해 치료제 개발 현황, 임상연구 소식을 모바일 앱에서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다만 환자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뤄야 하는 사업 특성상 참여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했다. 그래서 장 대표는 데이터 수집, 활용 구조에 있어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환자 데이터 유통 생태계를 투명하게 구성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플랫폼 출시 반 년이 채 되지 않아 환자 150여 명이 자신의 유전체 데이터를 자발적으로 업로드할 만큼 환자단체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투자기관들로부터 누적 투자금 89억원을 유치했다. 이 외에도 서울대학교병원, 서울아산병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암연구소 등 국내 주요 병원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공동연구 및 사업을 추진 중이다.
자율주행 위한 인공지능 리더 - 이한빈 서울로보틱스 대표이한빈(29) 대표가 설립한 서울로보틱스는 라이다(Lidar) 센서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목표물에 비춰 사물과의 거리 및 다양한 물성을 감지하고 이를 3D 영상으로 모델링할 수 있는 기술을 뜻한다.서울로보틱스는 3D 라이더용 인공지능 인식 플랫폼인 ‘센서(SENSR)’를 국내 최초로 출시해 자율주행뿐 아니라 보안, 스마트시티, 제조업 등 라이다를 적용할 수 있는 모든 산업 분야에 제공할 수 있어 성장 잠재력이 크다.라이다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작업은 난도가 높다. 서울로보틱스는 KITTI 벤치마크의 물체검출 부문에서 실시간 라이다 알고리듬 중 1위를 달성해 실력을 인정받았다.이 대표는 미국에서 자라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고, 미국에서 열린 자율주행 기술 부문 코딩 경진대회에 현 서울로보틱스 팀원들과 참가해 전 세계 2000팀 중에 10등을 차지하며 창업하게 됐다.이 대표는 최소한의 컴퓨터 연산 비용으로 고정밀도의 물체 식별을 가능케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실리콘밸리 및 유럽 기업과 업무 교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이 대표는 최근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투자자 및 잠재고객을 만나고 있다.제로스.AI(Zeroth.AI)라는 홍콩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전 세계에서 초청된 10개 초기 스타트업들과 함께 참가했다.또 실리콘밸리 라이다 기술 기업 아우스터(OUSTER)와 엔비디아 GTC2019에서 아우스터 라이더 센서와 서울로보틱스 소프트웨어를 융합한 AI솔루션을 공개하기도 했다.
농촌으로 간 IT 전문가 - 안동현 그린랩스 대표안동현(39) 그린랩스 대표는 2010년 1600만 명이 내려받은 인기 핫딜 쇼핑 플랫폼 ‘쿠차’를 창업하고 엑시트 한 후, 콘텐트 플랫폼 천만 다운로드 앱 서비스 ‘피키캐스트’ 대표이사를 거쳤다. 안 대표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에 대한 기술적 이해도가 높고 10명에서 300명 규모의 조직까지 직접 만들고 운영해본 경험이 있다.그는 경쟁이 치열한 온라인 쇼핑몰 대신 IT를 접목한 혁신 농업의 성장 가능성이 무궁한 농촌으로 눈을 돌렸다. 안 대표가 2017년 설립한 그린랩스는 농가에 첨단 스마트팜 경영시스템(ERP)을 구축해주고 있다. 그린랩스 기술진은 핫딜 쇼핑 쿠차를 설립한 정보통신(IT)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비닐하우스·유리온실과 같은 원예 시설에 접목해 온실 안팎의 온·습도부터 일조량, 이산화탄소 농도 등을 실시간으로 데이터화해 적절한 생육 환경을 조성한다.생산관리뿐 아니라 유통관리, 판로 연결에 이르는 모든 밸류체인을 IT솔루션으로 구현했다. 현재 500개 농가가 그린랩스의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에 스마트농장 경영관리시스템을 수출하기도 했다.그린랩스는 마그나 인베스트먼트, CKD창업투자로부터 시리즈 A 등을 포함해 누적 투자금 총 40억원을 유치했다. 2017년 창업 이후 매년 3배 수준의 성장을 지속해 2019년 100억원 매출을 기대한다.이 대표는 “오랫동안 IT 서비스 분야에 있던 그린랩스 팀이 우리나라 농업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았고, 세계적인 농업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사진 김현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