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은 전기차 시대에 발맞춰 2차전지(배터리)소재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에너지 소재 분야에서 2030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20%, 매출 17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아르헨티나 북서부에 위치한 ‘옴브레 무에르토(Hombre Muerto)’ 염호의 리튬 추출 데모플랜트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 사진:포스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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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지난해 8월 중국 저장성 통샹시에 첫 양극재 해외공장을 준공했다. 양극재는 배터리 용량과 출력을 결정짓는 핵심 소재로 전체 생산원가의 약 40%를 차지한다. 포스코는 앞서 지난 2018년 1월 이사회에서 미래 신성장사업 확대와 이차전지소재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연산 5000톤 규모의 합작 법인 ‘절강포화(浙江浦華, ZPHE)’설립을 승인했다. 합작법인은 포스코가 60%, 현지 업체인 화유코발트가 40% 지분을 갖고 있다.절강포화는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업체인 화유코발트사와 합작으로 안정적인 원료 수급 및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통샹시는 글로벌 전기차용 이차전지 제조사들의 생산기지와 인접해 현지에서 양극재를 직접 생산·공급할 수 있다. 현지 마케팅 측면에서도 시너지가 기대된다.포스코는 이번 중국 공장 준공으로 국내외 양극재 2만 톤 생산규모를 갖췄다. 올해 안에 생산량을 4만5000톤으로 늘리기 위해 현재 증설 중이며,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더욱 공격적으로 투자해나갈 계획이다.한편, 포스코는 2018년 8월 호주 갤럭시리소스(Galaxy Resources)사의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광권를 인수했다. 금액은 2억8000만 달러(약 3120억원) 규모다. 아르헨티나 염호의 정밀 탐사 결과, 리튬 매장량과 염수 생산 능력이 인수 계약 당시 산정했던 것보다 훨씬 많다고 포스코는 밝혔다. 이에 따라 연간 수산화리튬 2만5000톤을 약 20년간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30년 늘려 50년 이상 지속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포스코는 아르헨티나 염호에 독자 개발한 리튬 직접 추출기술을 적용해 2023년부터 리튬을 본격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수산화리튬 및 탄산리튬은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소재 사업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이차전지사에 리튬 공급을 확대해 국내 원료수급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2018년 2월에는 호주 필바라 미네랄스(Pilbara Minerals)사와 연간 리튬 4만 톤을 생산할 수 있는 리튬정광을 장기구매 계약을 맞었다. 그리고 올해 전남 광양에 연 4만 톤 생산 규모의 리튬정제공장 건설도 추진 중이다.아르헨티나에서 추진 중인 2만5000톤 공장까지 더해 2022년 6만5000톤의 고순도 리튬 생산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업계에선 포스코의 국내 공장 건설이 대부분 중국 수입에 의존해온 배터리용 고순도 리튬의 ‘소재 독립’을 달성하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포스코는 당초 염호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리튬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염호 확보가 지연되면서 폐 이차전지에서 인산리튬을 추출해 리튬을 생산하는 기술과 광석인 리튬정광으로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도 함께 개발했다.이로써 포스코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리튬추출기술 세 가지를 확보하게 됐다. 향후 원료수급 상황에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리튬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핵심소재 연구개발 투자확대
▎사진:포스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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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 연구개발(R&D)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포스코케미칼은 지난해 6월 경북 포항 RIST 포항본원 실험동에 ‘포스코그룹 2차전지 소재 연구센터’를 개소했다. RIST와 포스코케미칼의 R&D 전문가 85명이 참여했고 향후 연구인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센터에서는 전기자동차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한 ‘고용량 양·음극재 제품’, 배터리 원가경쟁력을 높이는 ‘전지소재 신공정기술’, 차세대 전지를 위한 ‘핵심소재 기술’을 개발한다. 센터는 POSTECH, 포항가속기연구소 등 연구기관 및 전문가들과의 공동 연구로 이차전지소재 분야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큰 그림이다.센터에는 연구를 위해 파일럿 규모의 양·음극재 제조설비 및 전지제조·평가 일관설비가 들어선다. 포스코는 이를 통해 신제품·신기술 개발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