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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에르메스 2020 봄여름 컬렉션 

끊임없는 혁신에 주목하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끊임없는 혁신’을 주제로 한 새로운 컬렉션을 공개했다. 서울 신사동에 있는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에서 진행된 이번 프레젠테이션은 미국 만화가 루브 골드버그의 창조적인 일러스트레이션에서 영감을 받았다.

▎사진 : 에르메스
지난 2월 6일 에르메스의 2020년 봄여름 컬렉션 프레젠테이션이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에서 개최됐다. 에르메스의 올해 테마는 ‘끊임없는 혁신(HERMES IN THE MAKING)’으로 에르메스만의 혁신적인 컬렉션에 주목했다. 특히 이번 프레젠테이션은 미국 만화가 루브 골드버그(Rube Goldberg)의 익살스러운 기계장치로 눈길을 끌었다. 시노그래피는 기계적이고 논리적인 루브 골드버그의 시적이고 창조적인 일러스트레이션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번 시즌 에르메스 여성 유니버스 중 주목해야 하는 백 컬렉션은 독창적인 형태가 돋보이는 ‘쉔 당크르백’과 ‘인-더-룹 범백’이다. 에르메스의 아이코닉한 쉔 당크르 링크를 에르메스의 혁신적인 가죽 기술 공법으로 재해석했다. 여성스러움이 돋보이는 새로운 토트백으로 선보이는 ’쉔 당크르백’은 크게 두 개의 다른 구조로 제작됐다. 쉔 당크르 링크의 무늬 여러 개를 하나의 가죽으로 이어지게 커팅하고, 이를 또 다른 쉔 당크르 링크의 무늬로 표현한 가방의 바닥과 구조적으로 이어 완벽한 연결감을 보여주고 있다. 또 가방의 안감 대신 편하게 넣어 사용할 수 있는 실크 파우치를 사용해 활용도를 높였다.

쉔 당크르 패턴이 앞뒤로 스티치된 ‘인-더-룹 범백’은 여성용 범백으로 처음 선보이는 제품이다. 길이 조절과 탈착이 가능한 스트랩과 고리 모양을 한 편리한 스냅 후크 덕분에 벨트백, 체스트 크로스백, 클러치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혁신 소재와 기술로 놀라움 선사


▎1. 쉔 당크르백 / 2. 인-더-룹 범백 / 3. 헤퐁스 컬렉션 / 4. 쉔 당크르 뤼미에르 모티브 힐 / 5. 알루미늄 선셋 팔찌 / 6. 파니, 포니족의 왕 더블 페이스 스카프 / 7. 시티 슬라이드 다이나모 범백 / 8. 방수 코튼 소재의 판초 / 9. 지안파올로 파니가 디자인한 알파벳 그래픽 디자인 백 / 사진 : 에르메스
다양한 색상으로 선보이는 여성 슈즈 컬렉션은 송아지 가죽과 테크니컬 니트 소재 등을 사용한 펌프스, 스니커즈, 샌들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쉔 당크르 뤼미에르 모티브 힐’은 래커를 칠한 메탈 소재의 힐이 특징이다. 주얼리 라인에서 영감을 받아 쉔 당크르 뤼미에르 팔찌 제작 공법을 동일하게 적용해 만든 주얼리의 새로운 변주를 보여주는 제품이다.

이번 시즌 가장 혁신적인 소재를 활용한 기술 공법을 집약해 선보인 ‘알루미늄 선셋’ 여성용 팔찌는 가볍고 스크래치가 나지 않는 내구성을 지니고 있으며, 선명한 컬러감을 자랑한다. 에블린 백으로 익숙한 펀칭된 ‘H 로고’와 ‘콜리에 드 시앙’ 디자인 두 가지로 선보인다.

이번 시즌 에르메스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주얼리 컬렉션이다. 쉔 당크르 링크가 새롭게 모던한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헤퐁스’ 컬렉션은 에르메스의 혁신적인 노하우로 체인의 새로운 모양을 창조했다. 체인-메이킹 노하우와 에르메스 주얼리 역사에 대한 경의의 표시로 실버와 버메일 소재(순은 제품에 얇게 금도금한 재료)를 처음으로 함께 페어링했다. 소재와 반사감이 주는 재미 덕분에 제품마다 개성이 살아 있으며, 와이드한 링크와 거울처럼 비치는 표면이 특징이다.

에르메스의 시그니처 중 하나인 실크 컬렉션 역시 새로운 기술로 놀라움을 선사했다. 에르메스에서 처음 선보이는 더블 페이스 스카프는 두 가지 다른 디자인이 양면에 프린트돼 있다. 이는 총 세 가지 다른 스타일의 스카프로 선보이는데, 그중 ‘와우’ 스카프는 프랑스 일러스트레이터 우고 비엔베누(Ugo Bienvenu)가 그린 유머러스한 만화를 담고 있으며, 어떤 상황에서도 열정이 넘치고 두려움이 없는 에르메스의 여성상을 그렸다. 한쪽 면에는 프랑스어와 컬러 버전이, 다른 면에는 영어와 모노크롬 버전이 있다.

또 다른 더블 페이스 스카프인 ‘파니, 포니족의 왕’은 커밋 올리버(Kermit Oliver)가 그린 파니 라 샤 포니의 초상화를 담았다. 한쪽 면은 전통적인 스카프, 다른 면은 반다나 스타일로 제작됐다. 화려하게 차려입은 족장은 질주하는 말이 조각된 액자 안에서 평화의 담뱃대를 들고 있다. 족장은 19세기 화가이자 사진작가인 칼 보드머(Karl Bodmer)의 노트북 그림에서 영감을 받은 말과 기수의 이미지로 둘러싸여 있다.

가방, 신발, 스카프 등 실용적인 아이템 돋보여


▎사진 : 에르메스
이번 에르메스의 남성 유니버스는 다소 무심해질 수 있는 여름을 풍부하고 다양한 레이어링 룩으로 변화시켜 행복한 자유로움을 선사한다. 주목해야 하는 제품들 중 하나는 올해 테마에 맞춰 다양한 형태로 사용할 수 있는 ‘브라이들 위크앤드 백’이다. 승마에서 영감을 얻은 초경량 여행가방으로 마구 굴레를 연상하게 하는 스트랩이 달려 있어 가방의 구조를 이어준다. 또 넉넉한 공간에 수납 포켓 두 개를 갖추고 있어 숄더백 및 핸드백 형태로 들고 다닐 수 있고, 에트리비에르 버클로 조절이 가능한 스트랩이 부착돼 있어 백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시티 슬라이드 다이나모 범백’은 시티 백 라인의 최신 에디션으로 스트랩을 조절해 허리 또는 크로스 보디 형태로 착용할 수 있다. 깔끔한 라인은 ‘스트림 라인’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유연하고 스피디한 느낌을 선사한다.

이번 남성 유니버스는 실크에서도 더블 페이스 스카프가 돋보인다. 다이스케 노무라(Daiske Nomura)가 디자인한 ‘셀라 페’ 양면 스카프는 매트하고 유연한 텍스처로 남성복에 안성맞춤이다.

한편 에르메스의 장인정신이 돋보인 새들러리 컬렉션은 새롭게 선보이는 방수 코튼 소재 판초, 기수와 말을 배려한 안장, 재갈, 모자 등 다양한 승마용품으로 구성됐다. 에르메스 혁신의 시초를 새들러리 컬렉션의 역사를 통해 둘러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

202003호 (2020.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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