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새로운 숙박의 개념, 도시로의 여행 

 

내국인 숙박이 불법이었던 도시 내 민박이 합법화되면서 앞으로 주택을 활용한 독특한 콘셉트의 다양한 숙박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다.
1980년대 급격한 경제성장과 더불어 여행이라는 주요한 키워드가 우리의 삶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 여행은 국내 여행이 전부였다고 말할 수 있다.

이후 항공산업의 발달과 저가항공의 등장, 입국절차 간소화, SNS를 통한 현지 관광정보의 공유 등으로 해외여행이 국내 여행을 빠르게 대체해왔다. 특히 에어비앤비의 확산은 많은 사람이 국내 여행 대신 해외여행을 선택하도록 만들었다. 강원, 부산, 제주보다 일본, 중국, 동남아의 도시를 합리적 가격으로 즐길 수 있게 됐고, 한국은 해외 출국자수 기준으로 세계 5대 관광시장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은 거의 불가능해졌다. 전 세계 도시를 이어주는 촘촘한 항공망은 지역에서 발병한 질병이 팬데믹으로 발전하는 원인이 되어버렸다. 한국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빨리 코로나19가 퍼지는 불운이 있기는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현재로선 어떤 선진국보다도 빠르게 진정 국면에 진입했다. 일상을 잃어버렸던 많은 사람이 조금씩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시작한 것 같다.

그러면 예전처럼 우리는 해외 도시로의 여행을 재개할 수 있을까? 해외 상황이 심각해 연내 해외여행은 쉽지 않아 보인다. 국내 여행·숙박업계 역시 연말까지는 외국 관광객이 예년 수준을 회복하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해 말 정부가 도심 내 공유숙박 규제를 푼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내국인 숙박이 불법이었던 도시 내 민박을 합법화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 주택을 활용한 독특한 콘셉트의 다양한 숙박 생태계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전통적인 국내 관광지로 떠나는 여행이 아닌, 내가 살고 있는 도시를 여행하는 콘셉트가 될 듯싶다. 흔히들 ‘호캉스’라고 부르는 여행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즐기는 도심 내 한옥 숙박도 같은 범주로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오픈을 앞둔 메리어트 계열의 5성급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몬드리안은 흥미로운 프로젝트다. 런던, LA에서 핫한 부티크 브랜드가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론칭된다. 야외 인피니티풀과 실내수영장, 다양한 F&B 브랜드, 서점,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패션, 미용실 등 다채로운 부대시설은 물론이고, 예전 클럽 공간을 지하정원이라는 독특한 콘셉트의 라운지로 바꿔 선보인다고 하니 말 그대로 사는 도시에서 떠나는 휴가가 가능하지 않을까.


다가오는 올여름 외국 도시에 매료될 예정이던 사람들이 다시금 국내 여행을 고민할 것이고, 이번 기회에 국내에 새로운 숙박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손창현 OTD 코퍼레이션 대표

202005호 (2020.04.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