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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워크를 물리친 공유 오피스의 장기적 안목 

 

코로나19 바이러스로 고사 위기에 몰린 위워크와 달리, 가장 역사가 길고 규모가 큰 경쟁업체 스위스 IWG는 팬데믹을 견디고 다시 사업을 번창시킬 수 있는 입지를 확보했다. IWG를 아는 사람이라면 놀랄 사실은 아니다. 창업자 마크 딕슨은 지금과 같은 위기를 극복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3월 초, 런던 금융지구의 트렌디한 사무 공간에서 마크 딕슨(Mark Dixon, 60)을 만났다. 성큼성큼 앞서 가던 그는 벽면의 비뚤어진 목재 패널을 똑바로 돌려놓기 위해 잠시 멈춰 섰다. 그러더니 갑자기 방향을 바꿔 옆 회의실로 들어갔다. 창문 밖으로 런던의 화려한 스카이라인이 펼쳐졌다. “저쪽은 새로 지은 브룩필드 건물입니다.” 그가 고층 건물이 모여 있는 쪽을 응시하며 말했다. “우리 사무실이 저기 있어요.”

그의 눈이 왼쪽으로 향했다. “‘거킨(Gherkin)’ 건물에도 있습니다.” 풋볼 모양을 한 랜드마크 빌딩을 가리킨 그는 다시 오른쪽으로 몸을 돌렸다. “바로 저쪽 냇웨스트(NatWest) 타워에도 들어가 있죠.”

딕슨의 이름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말해보자면, 딕슨의 사무실은 어디에나 있다. 레거스(Regus)에서 이름을 바꾼 그의 스위스 회사 IWG(International Workplace Group)는 회의실과 사무실, 공동 작업실 등 공유 오피스 공간을 임대해서 개발한 후 다시 임대를 내주는 사업을 한다. 회사는 전 세계 110개 국가 1200개 도시에서 3300여 개 사무 공간을 임대하고 있다. 전 세계에 진출한 덕분에 IWG는 공유 오피스 시장에서 덩치가 가장 크다. 재정 상태가 좋지 않지만 대중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위워크는 전 세계 140개 도시에 739개 공유 오피스를 두고 있어 규모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코로나19 팬데믹 선언으로 전 세계 사무실이 폐쇄된 후로 IWG 설립자이자 CEO, 또 최대주주이기도 한 딕슨은 치명타를 맞았다. 지난 2월 증시가 최고가를 경신할 때는 딕슨의 재산도 20억 달러에 근접하며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러나 그 직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미국으로 전파됐고, 사람들은 사무실을 떠나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IWG 주가는 75% 폭락하면서 크루즈 회사와 항공사에 맞먹는 타격을 받았다. 그 결과, 포브스가 전 세계 억만장자 순위를 최종 확정한 3월 중순경 IWG 지분 30%를 보유한 딕슨은 순위에서 탈락했다. 한 달 만에 10억 달러 넘게 잃어서 재산이 8억 달러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폭풍입니다.” 런던 건물들을 자랑스럽게 짚어내던 그날로부터 2주 후, 모나코 아파트에서 자택 격리에 들어간 그가 인터뷰에서 말했다.

기업의 재택근무 방침과 정부의 봉쇄 정책으로 공유 오피스 수요는 훅 꺾였다. 바이러스가 국가에서 국가로 퍼져 나가면서 IWG는 방역을 위해 잠정적으로 사무실 문을 닫겠다는 결정을 내렸고, 중국에서만 90개 사무실이 문을 닫았다. 3월 중순에는 딕슨이 영국 건물주들에게 3개월 임대 연장을 조건으로 3개월간 임대료 동결 또는 납부 유예를 요청했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며칠 뒤, 그는 자신의 배당금 지급을 취소하고 주식환매를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운용비용을 줄이고 성장 및 유지관리 지출을 제한하는 한편, 현금흐름을 최적화”하기 위해서다.

IWG의 가능성

이 모든 조치는 보수적으로 재정을 운용해온 그의 회사가 팬데믹을 견디고 더욱 강해진 상태에서 코로나 이후 사태를 헤쳐나가기 위한 계획의 일환이다. IWG는 단순한 두 가지 차원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 첫째, 딕슨은 전에도 비슷한 위기를 겪은 적이 있다. 닷컴거품 붕괴로 사업이 파산 직전까지 갔다가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둘째, 그는 항상 보수적으로 재정을 관리해왔다. 온 힘을 다해 실리콘밸리의 전형적 성장전략에 매진한 위워크가 2019년 1~9월에만 매출 25억 달러에서 22억 달러를 지출한 반면, 딕슨은 묵묵하게 IWG를 키웠다. 차분하게 성장을 도모하고 투자 대비 수익에 철저히 집중하면서 지난 10년간 30개 경쟁업체를 인수하는 와중에도 흑자를 이어가도록 안정적으로 운용해온 것이다. 지난해 IWG는 운영수입 35억 달러에서 순수익 1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신규 사무 공간에 5억1500만 달러를 투자했고, 6500만 달러어치 자사주 매입에 나섰으며, 주주에게는 배당금 2000만 달러를 지급했다. 장부를 보면 확보한 현금만 9000만 달러에 달하고, 매년 현금흐름의 일정량을 갉아먹을 순채무는 거의 없다. 덕분에 딕슨은 어려운 시기에 절실하게 필요한 기반을 다져놓은 셈이다.

그는 “편집증적 성격”이라고 말했다. “사업을 운영하는 유일한 방식이 아닐까 합니다. 기회를 잡아야 하지만, 모든 것이 잘못될 수 있음을 가정하고 건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요.”

그가 힘들게 몸으로 부딪히며 얻은 교훈이다. 포드 엔지니어였던 아버지를 둔 그는 영국 에식스주에서 자랐다. 16살 때 학교를 중퇴하고 샌드위치 배달 사업을 시작했고, 이후 백과사전 판매부터 벌목 작업까지 닥치는 대로 일을 하다가 1989년 브뤼셀에서 공유 오피스 사업을 시작했다. 30번째 생일을 얼마 앞두지 않은 시점이었다. 딕슨은 “여러 잡다한 공간에서 사람들이 비효율적으로 일하는 걸 볼 수 있었다. 기업 입장에서 부동산은 가장 감당하기 복잡한 분야라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그걸 보면서 ‘분명 더 나은 방법이 있어’란 생각이 들더군요.”

누군가 사무실과 관련된 복잡하고 귀찮은 일을 해결해주기만 하면 전 세계 기업들은 웃돈을 주더라도 기꺼이 서비스를 이용할 거라는 그의 베팅은 주효했다. 그러나 사업은 글로벌 충격에 아주 취약했다. “9·11테러와 사스, 돼지독감, 화산, 지진, 열대 폭풍, 총격 사건… 아무거나 대보십시오. 우리 사무실 어딘가에서 다 겪어본 일입니다.” 그가 말했다.

닷컴버블을 딛고

가장 큰 충격을 안겨준 건 닷컴 사태였다. IWG가 런던 증시에 상장되고 미국 시장에서 사업 확장을 한참 추진하던 2000년이었다. 기술주 거품이 터지기 시작하면서 사무 공간에 대한 수요도 주가와 함께 급락했다. 고객들이 사무실을 떠나면서 IWG는 월 400만 달러 손실을 입었고, 시가총액은 31억 달러에서 5500만 달러로 훅 떨어졌다. “끝이 없는 심연을 들여다보는 기분이었습니다.” 그가 당시를 회상하며 말했다.

딕슨은 미국 사업부를 파산 신고해서 법정관리를 받으며 건물주들과 임대 조항을 재협상하고, 수익을 내던 영국 사업의 지배지분을 사모펀드에 매각해 구조조정 자금을 지원받았다. 2004년이 되자 재무 상태가 안정됐고, 딕슨은 최대 라이벌이었던 HQ 글로벌이 요란스레 파산 신청을 했을 때 바로 나서 회사를 인수했다. 얼마 후에는 영국 사업에 대한 지배지분도 다시 가져왔다. 딕슨은 “추진력을 받아서 확 튀어 올랐죠”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때부터는 아주 신중하게 성장에 임했습니다.”

사업을 확장하면서 그는 건물주들을 단순한 공급업체가 아니라 사업 파트너로 대하기 위해 노력했다. 좀 더 유리한 계약 조건을 얻어내기 위해 사무실에서 얻은 수입 또는 수익의 특정 지분을 임대주에게 넘기는 경우도 있을 정도였다. IWG 임대계약의 25% 이상은 이렇게 계약조건이 다양하다. 임대주에게 유리한 조건을 일부 내어주는 대신, 불리한 조건도 함께 넣어 리스크를 경감하는 방법이다.

요즘에는 프랜차이즈로 방향을 선회하는 중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IWG 사무실 라이선스를 내어주어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전 세계 5만여 개 장소로 사무실을 확장해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하면 혼자서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것보다 자본 지출과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지난해 딕슨은 일본과 대만, 스위스에서 5억6000만 달러를 받고 라이선스를 내어주어 운용 부담을 털어내는 계약을 체결했고, 독일과 가이아나 등지에서 사무실을 열어줄 28개 프랜차이즈 파트너 업체와 손을 잡았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로 글로벌 경제와 IWG 주가가 초토화되면서 계획 중 다수가 유보됐다. 다행히도 IWG 고객사 대부분은 프리랜서나 영세 스타트업이 아니라 HSBC를 비롯한 다국적 대기업이거나 해외 사업을 위해 사무소를 찾는 텔로스(Telos) 등 중견기업이다. 이들과는 이미 평균 9개월에서 1년을 꽉 채운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매달 혹은 그보다 더 짧은 주기로 계약을 갱신하는 이들은 10%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위워크는 이런 계약자의 비중이 28%라고 딕슨은 말했다. 위워크가 IPO를 위해 제출한 기업 자료를 보면,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만들어지는 곳은 영업 중인 공유 사무실의 30%밖에 되지 않았다. 위워크의 성장 초집중 전략이 가져온 불가피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IWG 공유 사무실은 70% 이상에서 안정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코로나19 기회 될까

새로운 지역에 대한 투자, 사무실 인테리어 재단장, 배당금, 환매 등이 일단 후순위로 미뤄진 가운데 들어오는 모든 수익은 폭풍이 잦아들 때까지 회사가 파산하지 않도록 유지하는 데 집중될 계획이다. IWG의 경우, 확실한 규모와 검증된 성과가 있기 때문에 임대계약을 재협상하는 데 유리할 것이며, 이는 추가적 비용 감축으로 이어질 것이다. “굉장히 잘 관리된 사업”이라고 함부르크의 베렌버그 뱅크 주식을 담당하는 영국 애널리스트 칼룸 배터스비가 말했다. “(리스크를) 최대한 완화해줄 겁니다.”

아주 중요한 점이다. 현금이 돌 때까지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유연한 사무 공간을 제공하는 업체들에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지온 마켓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유연한 오피스 임대 시장의 가치는 2027년까지 4배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요즘 상황을 보면 너무 낙관적인 시나리오가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팬데믹 이후에는 유연하게 사무실을 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사무 공간 임대업체를 통해 사무실을 유연하게 이용하지 않았던 기업들은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후 어떤 형태로든 장기 임대계약을 기피하게 될 것”이라고 플로리다와 뉴욕에서 코워킹센터 체인인 퀘스트 워크스페이스를 운영하는 로라 코젤로젝이 말했다. “향후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때일수록 역동적인 운영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을 겁니다.”

“(변화는) 벌써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흐름을 더욱 확정해줄 뿐이죠.” 딕슨이 말했다. 그러고는 조심스러운 성격에 맞게 신중한 말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우선은 이번 위기를 헤쳐나가는 게 먼저입니다.”

- CHASE PETERSON-WITHORN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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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호 (2020.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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