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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갑 본투글로벌센터장 

“세일즈포스와 협업해 스타트업 해외 진출 지원 가속화” 

스타트업 지원 전문 기관인 본투글로벌센터가 글로벌 CRM 소프트웨어 분야를 이끌고 있는 세일즈포스와 함께 혁신기업들의 해외 진출 지원에 박차를 가한다. 지난 2015년 본투글로벌센터에 합류해 유망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돕고 있는 김종갑 센터장을 만나 구체적인 내용을 들어봤다.

▎경기도 판교의 본투글로벌센터에서 만난 김종갑 센터장. 지난 20년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국내 벤처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해온 전문가다.
지난 2013년 설립된 본투글로벌센터(이하 본투글로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비영리 기관이다. 국내 스타트업 에코시스템(생태계)을 전 세계와 연결한다는 미션 아래, 유망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법률, 특허, 회계, 마케팅, 투자 및 사업 개발에 대한 전문적인 컨설팅은 물론 컨퍼런스와 세미나, 로드쇼(투자설명회) 등을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 5월 7일 경기도 판교의 본투글로벌 본사에서 만난 김종갑(53) 센터장은 지난 20년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국내 벤처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해온 전문가다. 1991년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김 센터장은 정보통신부 산하 아이파크 실리콘밸리에서 국내 벤처기업의 미국 진출 지원 업무를 담당했고, 실리콘밸리 소재 창업 인큐베이터인 매크로비아 파트너스에서 스타트업의 현지 진출을 이끌었다.

김 센터장은 “본투글로벌은 기술 기반 글로벌 창업과 해외 진출을 돕는 스타트업 사관학교”라며 “기술력은 갖췄지만 해외시장에 대한 지식과 네트워크가 부족한 스타트업을 위한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투글로벌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한마디로 국내 유망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곳이다. 해마다 기술 기반의 혁신기업을 100개 이상 선발해서 글로벌 회사로 키워내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부 기관들이 자금을 지원하고, 프로젝트를 발주하고, 용역사를 선정해 운영하는 데 비해 우리는 외주가 없다. 우리 스태프들이 모든 기업을 직접 컨설팅한다.

그동안 어떤 성과들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국내에선 아직 우리 센터가 생소하지만, 해외에는 제법 알려져 있다. 우리 직원 중에는 변호사나 변리사, 회계사들도 있는데 모두 해외 라이선스를 갖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우리 고객은 대부분 해외에 있다. 지난해 해외에서 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해외에서 한국 기업이 투자를 받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우리 센터가 2013년 설립됐는데 지금까지 총 7000억원 정도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는 투자 유치 총액 1조원을 목표로 열심히 하고 있다.

최근 가장 주력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가 중요해지다 보니 모든 것이 클라우드로 가고 있다. 과거에는 똑같은 솔루션이라도 온프레미스(on-premise, 소프트웨어를 서버에 직접 설치해 쓰는 방식)를 사용했다. 지금은 잘 사는 나라든 못사는 나라든 솔루션만큼은 클라우드 베이스로 찾는다. 사실 우리 기업들도 코로나 사태 전에는 클라우드보다 온프레미스를 많이 사용했다. 하지만 점차 클라우드 기반으로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 과거 오프라인 미팅과 견적 승인을 위해 수십 번 출장을 오가야 했던 것과 달리 스마트 팩토리, VR, AR, 인공지능, 클라우드와 같은 기술들은 굳이 출장을 가지 않아도 현장의 물건을 직접 보고 제조 공정에 대해 얘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러한 기술들은 밸류체인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특히 헬스케어, 바이오, 스마트시티 같은 분야는 지금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변화된 시장 환경에서 국내 스타트업들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조언해달라.

아직도 우리 스타트업 대부분은 플랫폼을 직접 제공하길 원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세일즈포스나 구글 같은 기업이 돼야 한다. 신생 스타트업이 단번에 모든 역량을 갖출 수는 없다. 처음부터 플랫폼을 만들어 시작하려고 하기보단 클라우드 위에서 자신들이 잘하는 것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부족한 부분은 협업해 보완하고 발전시키면 된다. 이를 위해 우리 내부에서도 더 적절한 에코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외 진출 꿈꾸는 스타트업들의 조력자


▎글로벌 최대 IT 행사로 자리매김한 세일즈포스 드림포스. 전 세계 기업들의 다양한 혁신 스토리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 사진:본투글로벌
현재 본투글로벌은 세일즈포스의 CRM 플랫폼을 도입해 회원사는 물론 KPI(핵심성과지표)와 마케팅 프로그램 등을 관리하고 있다. 1999년 설립된 세일즈포스는 디지털 시대에 기업과 고객을 연결하는 CRM 분야의 글로벌 리더다. 다양한 규모와 업종의 기업들이 클라우드, 모바일, IoT, AI 등의 기술을 적용해 새로운 방식으로 고객들과 접점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본투글로벌은 향후 세일즈포스와 단순 계약 관계를 넘어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아이디어를 공유할 계획이다. 스타트업의 성장부터 해외 진출까지 모든 과정에 걸쳐 비즈니스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해 다양한 협력 체계를 마련해나갈 예정이다.

본투글로벌의 세일즈포스 도입 계기가 궁금하다.

2000년대 초반 나는 세일즈포스 CRM 소프트웨어의 베타테스터(betatester)였다. 세일즈포스가 2년 차 스타트업이었던 시절, 창립자인 마크 베니오프 회장을 실리콘밸리 한인 커뮤니티에 초대해 연설을 부탁한 인연도 있다. 당시만 해도 영업을 할 때 누구나 명함철을 사용했다. 세일즈 회사를 차리면 명함철부터 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 무렵 몇 시에 누구를 만나고, 고객사의 매출액이 얼마인지 등 영업에 관한 모든 것을 디지털화한 것이 세일즈포스였다. 한국은 CRM에 관련된 툴이 매우 부족하다. 아직도 엑셀시트를 갖고 영업을 다닌다. 이 때문에 현장 상황을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 우리 고객들 중에서도 겨우 10% 정도만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다. 당연히 우리 센터에서도 클라우드로의 전환이 최우선 과제다. 클라우드가 안 돼 있으면 아무리 좋은 네트워크 장비나 툴도 사용할 수 없다. 개발자들이 온프레미스에 익숙하다 보니 앱 마켓에서도 한국 기업의 앱을 찾아보기 힘들다. 세일즈포스와 함께 앞으로 많은 것을 진행하고 싶다. 우리 목표는 대한민국 기업 모두가 100% 클라우드화하는 것이다.

세일즈포스 서비스를 도입한 후 얻은 효과는 무엇인가.

스타트업 지원에서 이력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혁신기업들은 지난달과 이달 상황이 다르다. 대기업은 분기별로 예측을 하지만 스타트업들은 2주 혹은 1주 만에 바뀌기 때문에 관리나 트래킹을 꾸준하게 해야 한다. 우리는 세일즈포스의 지원을 받아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었다. 내가 어디에 있든 우리 회사를 클릭하면 직원들 중 누가 어떤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지 CRM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각 회원사에 대한 자료와 매출 등 다양한 정보를 바로 제공할 수도 있다. 기존에는 10일 걸리던 일이 지금은 몇 분이면 끝난다. 그 시간을 돈으로 환산한다면 실로 어마어마한 금액이 될 것이다.

향후 세일즈포스와 함께 진행할 일들이 무엇인지 설명해달라.

국내에서도 하루빨리 다양한 앱이 나와야 한다. 현재 쓸 만한 앱은 모두 외산이다. 해외 같은 에코시스템이 국내에는 없기 때문이다. 이를 어떻게 빨리 만들고 메이저들이 쓰는 플랫폼과 어떻게 호환하게 해줄지도 세일즈포스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빠른 시일 내에 세일즈포스 플랫폼에 한국 기업들만의 에코시스템이 등장하길 바란다. 예를 들어 의료 분야의 원격지원 솔루션, 환자 고객 관리, 진단 솔루션 같은 다양한 분석 솔루션이 들어가길 기대한다.

한국은 올해가 원년이라고 생각한다. 세일즈포스와 협업해 국내 에코시스템 형성을 지원하면 일본보다 몇 배 더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세일즈포스와 함께 생태계를 키워 앱 허브로 활용할 수 있길 바란다. 지난해 글로벌 최대 IT 행사로 자리매김한 세일즈포스 드림포스에 참가했었다. 실리콘밸리에 모인 전 세계 기업들의 다양한 혁신 스토리를 경험하며 유용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우리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나가서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

본투글로벌의 수장으로서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가.

앞으로 우리는 두 가지 목적을 갖고 스타트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하나는 클라우드 사스(SaaS,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반의 기업들을 양성하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해 클라우드 전환은 필수다. 국내에서 유명한 브랜드들이 해외에서는 왜 쓰이지 않는지를 고민해 보면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을 위해서는 데이터를 모으는 그릇인 클라우드 사스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답이 나온다. 두 번째로는 이러한 그릇을 기반으로 국내 데이터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반 데이터를 모두 활용하는 것이다. 물건을 구매할 때도 나라별로 지불 방식이나 소비자 행동 양식 등 다양한 데이터의 차이가 있다. 이는 국내 데이터에서 벗어나 글로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세일즈포스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파트너다.

대한민국의 반도체와 네트워크 산업은 세계 최고지만 소프트웨어가 약하고 대부분 데이터가 한국 중심이다. 세일즈포스라면 국내 기업과 스타트업이 가진 이런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해소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각종 업무의 디지털화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클라우드 전환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들의 생존과 성공을 위해서는 클라우드 사스가 필수다.

-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사진 신인섭 기자

202006호 (2020.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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