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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하는 한국 기업 

 

금융업 상승, 에너지·화학 추락

올해 포브스 글로벌 2000대 기업에 포함된 한국 기업은 총 58개다. 지난해보다 5개나 줄고 한 곳이 추가됐다. 선정 기업 수가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39개 기업은 순위도 내려앉았다. 비율로 따지면 65%가 넘는 수치다. 지난해 순위에 있던 GS엔지니어링(1548위), 삼성전기(1557위), 롯데(1860위), SK네트웍스(1942위), 고려아연(1989위)이 올해는 빠졌고, 한국조선해양(1480위)에 새로 진입했다.

유일하게 신규 진입에 성공한 한국조선해양이 눈에 띈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한국 초대형 조선기업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대우조선해양까지 인수하기로 했다. 오는 9월까지 한국조선해양과 산업은행이 상호 보유한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지분을 맞교환하는 식으로 합병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를 시작으로 유럽연합, 중국, 일본, 싱가포르, 카자흐스탄 등 선박 수주 매출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인 6개국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한 상태다. 이들 중 합병을 승인한 국가는 지난해 10월 카자흐스탄이 유일하다. 한국조선해양 지분의 30.95%를 보유한 현대중공업지주는 결합심사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현대차, CJ, LG생활건강, 네이버, 셀트리온 등 코스피 시가총액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기업들은 순위가 꽤 올랐다. 현대차는 36계단 오르며 건재함을 과시했고, 네이버(1238위)는 지난해보다 무려 204위나 상승했다.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한국투자금융지주, 미래에셋대우, 메리츠금융그룹, NH투자증권 등 금융 관련 기업 순위는 전반적으로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한국 기업의 순위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50계단 이상 추락한 곳만 27곳이나 된다. 특히 중동 주요 산유국과 러시아가 원유 감산 합의에 실패하고, 미국 셰일오일까지 시장에 쏟아지자 유례없는 저유가 시대를 맞았다. 한국 에너지·화학 관련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순위에도 고스란히 반영된 듯 SK이노베이션(-475위), 롯데케미칼(-320위), 한국가스공사(-184위), 에스오일(-242위) 등의 순위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 김영문 기자 ymk0806@joongang.co.kr

202007호 (2020.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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