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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특수를 톡톡히 누린 헬스케어 억만장자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기업 주가가 치솟으면서 최소 1명이 억만장자 순위에 새롭게 등장했고, 이미 억만장자 클럽에 이름을 올린 9명의 재산은 크게 불어났다.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를 글로벌 팬데믹으로 선포하면서 전 세계 증시는 폭락했고, 다우지수는 1987년 이후 최악의 매도 행진에 휘청거렸다. 이후 시장은 어느 정도 반등에 성공했지만, 난리가 일어났던 와중에도 어떤 타격에도 끄떡없이 꾸준한 상승 궤적을 그린 기업들이 있다. 백신과 치료제, 진단키트 개발에 매진 중인 헬스케어 상장사들이다.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절실한 임무를 맡은 이들 기업의 주가는 지난 7주간 놀라운 상승세를 기록하며 새로운 억만장자를 탄생시킨 동시에 그 외 9명의 억만장자에게 엄청난 부를 창출해주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수혜자는 억만장자 순위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스테판 반셀이다. 반셀은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둔 모더나의 CEO다. 모더나는 3월 16일 시애틀에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가장 먼저 시작했다. WHO가 팬데믹을 선언할 당시만 해도 7억2000만 달러 정도였던 반셀의 순재산은 이후 모더나 주가가 103% 이상 상승하면서 15억 달러로 불어났다. 프랑스 시민권자인 반셀은 덕분에 4월 2일을 기점으로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했다. 모더나가 백신 2상 시험을 기획 중이라는 뉴스가 나온 날이다.

최대 수혜자 서정진·알랭 메리으

퍼센티지 기준으로 가장 상승률이 높은 사람은 지난 7주간 재산이 109% 증가한 반셀이다. 상당한 격차를 두고 그의 뒤를 쫓는 2위는 이탈리아 생명공학 기업 디아소린의 지분 45%를 보유한 구스타보 데네그리다. 데네그리의 순재산은 32%, 11억 달러가 증가했다.

금액 기준으로 재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사람은 프랑스 억만장자 알랭 메리으와 한국의 서정진이다. 메리으는 (모더나의 반셀이 2011년까지 CEO를 역임했던) 진단검사 기업 비오메리으 창업주이고, 서정진은 한국의 바이오 제약사 셀트리온 CEO다. 둘 다 3월 11일 이후 재산이 15억 달러 증가했다. 비오메리으와 디아소린은 3월 말 진단키트를 출시하면서 진단검사 확대를 위한 경쟁에서 유력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헬스케어 10대 억만장자는 7개 국가에 포진해 있다. 이 중 미국인은 뉴욕 태리타운 소재 제약사 리제네론(Regeneron)의 레오나드 슈레이퍼와 조지 얀코풀러스, 2명뿐이다. 3월 11일 이후 더욱 부유해진 헬스케어 억만장자 10명을 소개한다. 모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전방에서 싸우고 있는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탄생한 억만장자들

WHO가 코로나19를 글로벌 팬데믹으로 선언한 3월 11일 이후 헬스케어 억만장자 10명이 벌어들인 돈은 총 70억 달러가 넘는다.

2020년 5월 1일 기준 / 2020년 3월 11일 기준

리시팅 | 126억 / 124억5000만

서정진 | 84억 / 69억

알랭 메리으 | 76억 / 61억

토마스 스트루엥만 | 69억 / 62억

안드레아스 스트루엥만 | 69억 / 62억

구스타보 데네그리 | 5억 / 34억

마자 오에리 | 32억 / 29억

레오나드 슈레이퍼 | 22억 / 19억8000만

스테판 반셀 | 15억 / 7억1700만

조지 얀코풀로스 | 2억 / 10억5000만

- 단위 달러

스테판 반셀 - 국적: 프랑스, 순재산: 15억 달러(3월 11일 이후 109% 증가), 기업: 모더나

스테판 반셀(Stephane Bancel)은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소재한 모더나 테라퓨틱스(Moderna Therapeutics)에 2011년 CEO로 취임했다. 모더나에 오기 전에는 비오메리으 CEO로 있었다. 보유 지분은 9%이고, 최근 미국 보건복지부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최대 4억8300만 달러에 달하는 지원금을 받았다. 반셀은 2020년 가을까지 보건종사자를 위한 응급용 백신을 배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스타보 데네그리 - 국적: 이탈리아, 순재산: 45억 달러(32% 증가), 기업: 디아소린

화학자인 구스타보 데네그리(Gustavo Denegri)는 이탈리아 생명공학 기업 디아소린(DiaSorin)의 지분 45%를 보유한 대주주다. 놀랍게도 그가 처음 일을 시작한 곳은 제약 산업이 아니다. 1970년대 창업했던 자동자 부품업체 그루포 프로 공업사가 스쿠터의 상징 ‘베스파’ 생산업체와 1985년 합병하면서 첫 도약을 이룬 그는 2000년에 디아소린을 인수했다. 지난 4월 디아소린은 면봉으로 샘플을 채취하는 코로나19 진단검사와 혈액 항체검사 키트를 출시했다.

서정진- 국적: 대한민국, 순재산: 84억 달러(22% 증가), 기업: 셀트리온

서정진은 2002년 서울에서 바이오제약사 셀트리온을 공동 창업했고, 회사는 2008년 상장됐다. 셀트리온 또한 코로나19 검사키트와 치료제 개발에 매진 중이며, 2020년 3분기 항바이러스 치료제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셀프 진단검사는 올여름 출시될 전망이다. 회사 측 주장에 따르면 15~20분 내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신속 진단키트다.

알랭 메리으 - 국적: 프랑스, 순재산: 76억 달러(25% 상승), 기업: 비오메리으

비오메리으(BioMerieux)는 알랭 메리으(Alain Merieux)가 1963년 메리으 연구소의 진단검사 사업부로 설립한 회사다. 메리으 연구소는 알랭 메리으의 조부 마르셀 메리으가 1897년 설립한 의료 대기업이다. 지금은 알랭의 아들 알렉산더가 CEO로 취임해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비오메리으는 바이러스 탐지 시간을 45분으로 줄인 코로나19 진단키트를 3월 말 출시했다.

마자 오에리 - 국적: 스위스, 순재산: 32억 달러(10% 증가), 기업: 로슈

마자 오에리(Maja Oeri)는 1896년 스위스 거대 제약사 로슈를 설립한 프리츠 호프만-라 로슈의 후손이다. 2011년 가족 지분에서 자신의 몫을 나누어서 가져간 그녀의 현재 보유 지분은 5%다. 로슈는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 몸에서 항체가 형성됐는지 확인하는 혈청 테스트도 개발했으며, 미국과 유럽에서 해당 검사를 제공할 계획이다.

레오나드 슐레이퍼 - 국적: 미국, 순재산: 22억 달러(11% 증가), 기업: 리제네론 제약

토마스 스트루엥만 - 국적: 독일, 순재산: 69억 달러(11% 증가), 기업: 바이오엔테크

안드레아스 스트루엥만 - 국적: 독일, 순재산: 69억 달러(11% 증가), 기업: 바이오엔테크

억만장자인 스트루엥만(Struengmann) 쌍둥이 형제는 2005년 70억 달러를 받고 제너릭 제약사 헥살(Hexal)을 노바티스에 매각하면서 엄청난 부를 손에 넣었다. 둘은 스위스에 본사를 둔 투자사 산토 홀딩(Santo Holding)을 통해 다양한 생명공학 및 헬스케어 기업에 투자 중이다. 투자 포트폴리오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독일의 바이오엔테크(BioNTech)다. 바이오엔테크는 화이자 및 포선 제약(Fosun Pharmaceuticals)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 중이다.

리시팅 - 국적: 싱가포르, 순재산: 126억 달러(1% 증가), 기 업: 마인드레이

1991년 리시팅이 선전에서 공동 창업한 마인드레이 메디컬 인터내셔널은 중국 최대의 의료기기 제조기업으로 성장했다. 460만 달러에 해당하는 의료기기를 우한과 이탈리아 북부 등 바이러스 피해가 극심한 지역을 포함해 전 세계 병원에 기부했다.

조지 얀코풀러스 - 국적: 미국, 순재산: 12억 달러(14% 증가), 기업: 리제네론 제약

리제네론 제약(Regeneron Pharmaceuticals)의 레오나드 슐레이퍼(Leonard Schleifer) CEO는 1988년 뉴욕주 태리타운에서 회사를 설립했다. 조지 얀코풀러스(George Yancopoulos)는 창업 이듬해 회사의 최고과학책임자로 합류했다. 3월 16일 리제네론은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와 공동으로 뉴욕의 코로나19 환자들을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약물 사릴루맙으로 치료하는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2상 시험 초기 결과에서 사릴루맙에는 핵심 염증표지를 신속히 낮춰주는 효과가 있는 걸로 나타났으며, 3상 실험은 5월 중 진행될 예정이다.

GIACOMO TOGNINI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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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호 (2020.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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