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로 아파트 시장이 불확실해지자 오피스텔을 찾는 수요자가 늘었다. 건설사들도 주거형 오피스텔 공급에 뛰어드는 추세다. 김광선 디케이건설 회장은 30여 년 전부터 빌라, 상가형 주택, 오피스텔에 주목해왔다.
“전셋값 대란에 갈 곳 잃은 실수요자들, 괜찮은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이 저희가 시공하는 ‘DK밸리뷰 한남’에 큰 관심을 보입니다.”11월 4일 오피스텔 DK밸리뷰 한남 공사 현장에서 만난 김광선(61) 디케이건설 회장의 말이다. 김 회장은 “DK밸리뷰 한남은 도시형 생활주택 28세대, 오피스텔 56실을 분양 중인데 현재 잔여 세대가 거의 없다”며 “12월이면 분양이 끝날 것 같다”고 말했다. 2022년 완공 예정인 서울 일원동의 ‘DK밸리뷰 서초’ 또한 벌써부터 관심이 뜨겁다고.DK밸리뷰 한남은 한남역에서 도보로 3분 거리, 말 그대로 ‘초역세권’에 위치한다. 전용면적은 전 세대 40㎡(12평) 이하로 대부분 투룸(방 2개)으로 설계됐다. 김 회장은 “편리함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1~2인 가구를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김광선 회장은 약 32년간 건설업에 종사해왔다. 28세에 건설업에 뛰어들어 개인사업자로 일하다가 5년 전 ‘디케이건설’이라는 건설사를 차렸다. 빌라·상가주택으로 시작했고 요즘은 주상복합 아파트, 주거형 오피스텔을 주로 시공한다.“건축은 아무것도 없는 곳에 창작물을 만드는 예술의 일종이라는 한 선배의 말에 깊이 공감해 건축업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어머니께서 송파 오금동에 660㎡(200평) 상당의 땅을 갖고 계셨는데 그 땅을 제게 선뜻 내어주셨어요. 그곳에 6층짜리 상가주택을 지었고 전 세대 분양에 성공했습니다. 그때 얻은 수익으로 문정동에 상가와 빌라를 연이어 지었죠.”하지만 20대에 큰돈을 번 김 회장은 노름이라는 유혹에 빠지고 말았다. 계속 건축을 했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처럼 남는 돈이 하나도 없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빚을 져야 할 정도로 바닥을 찍었다. 그가 방황의 시기를 끝낸 건 50세 되던 해였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인생을 돌아보게 됐고, 다시 일에 매진했다.“당시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이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를 발표해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었어요. 땅을 사서 계약금만 치러놓으면 바로 팔릴 정도로 거래가 활발했죠. 이 기회를 활용해 차근차근 커리어를 쌓았고, 5년 전 디케이건설이라는 회사까지 설립하게 됐습니다. 시공, 시행, 분양까지 모두 커버하는 건설사입니다.”김 회장은 디케이건설을 설립하자마자 송파동에 빌라 3동, 방이동에 16층짜리 주상복합 아파트, 황학동에 14층짜리 주상복합 아파트 등을 동시에 시공하며 승승장구했다. 현재도 DK밸리뷰 한남·서초를 연이어 시공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는 “연 매출 1500억~3000억원을 올릴 정도로 회사 덩치가 커졌다”고 설명했다.김 회장은 성공 비결로 ‘좋은 땅 찾기’를 꼽았다. ‘좋은 땅’이란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진 곳, 역에서 도보 5분 내에 위치한 ‘역세권’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여러 건설사가 주거용 오피스텔 공급에 나선 요즘, 입지적인 조건만으론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경쟁력을 높이려면 내부 집기·시설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오피스텔은 젊은 세대의 수요가 높기 때문에 트렌드를 따라줘야 해요. DK밸리뷰 서초에는 젊은층이 선호하는 세탁기, 건조기, 스타일러를 옵션으로 넣어줍니다. 붙박이장은 공간감 확보를 위해 유리문으로 만들었어요. 요즘은 그게 유행이라고 하더라고요.(웃음)”많은 부분을 트렌드에 따르지만 가격정책만은 보수적으로 운영한다. 설사 분양이 전혀 안 되더라도 가격을 낮춰 팔지는 않는다. 김 회장은 “가격을 낮춰버리면 남는 게 없다”며 “이익이 발생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로 김 회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부동산 가격 안정화로 마포에 지은 빌라가 한 채도 분양되지 않았지만 가격을 내리지 않았다. 오히려 직접 거주하며 3년을 기다렸고 결국 원하는 가격에 분양할 수 있었다.최근엔 반대 현상으로 또 다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화된 부동산 정책으로 땅값이 천정부지로 올랐기 때문이다. 그는 “서초의 경우 작년에 700만원에 거래된 땅이 1억5000만원까지 거래되고 있다”며 “땅이 나와 사러 가면 어느새 가격이 올라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요즘은 분양보다 땅 사기가 더 어렵다”는 하소연도 덧붙였다.이에 김 회장은 새로운 대비책을 구상 중이다. 기존의 36~40㎡(11~12평)짜리 오피스텔 두 세대를 합쳐 80㎡(24평)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그는 “두 세대를 합쳐 면적을 넓힌 다음 내부를 고급스럽게 꾸미면 두 세대를 각각 파는 것보다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김 회장은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5년 안에 우리 회사 사옥 하나 짓고 건축업계를 떠나는 게 꿈이에요. 그런데 땅값이 너무 올라 꿈을 이루기가 쉽지는 않네요.(웃음)”- 신윤애 기자 shin.yunae@joongang.co.kr·사진 김경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