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agement

Home>포브스>Management

디지털 전환 시대, 일하는 방식의 재구성(4) 

디지털 조직문화 전환을 위한 변화관리 

‘위드 코로나(With-COVID)’ 시대에 디지털 업무 환경 구축에 대한 기업들의 고민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기술 도입이 실제 혁신, 개방, 협업 중심의 디지털 조직문화로 이어지고 있는 기업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디지털 기반의 스마트한 업무 환경이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디지털 전환 시대를 선도하는 성숙한 조직문화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원칙과 방향에 따른 변화관리 활동이 수행돼야 한다.

최근 많은 기업이 유연하고 민첩한 업무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변화에 대한 구성원들의 저항과 무관심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변화를 위한 디지털 기술의 도입은 곧 디지털 업무 방식으로 이어져야 한다. 하지만, 정작 변화에 대한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한 채 우선 기술부터 도입하고 보자는 성급한 태도를 보인다. 이로 인해 기술 도입 이후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컴퍼니에 따르면 실제 디지털 혁신에 도전하는 기업 중 70%가 실패를 경험한다. 특히 국내 기업들의 경우, 디지털 전환과 조직문화 혁신이 동반해야 한다는 인식이 부족해 혁신을 저해하는 장애물 중 하나로 꼽힌다.

변화관리의 중요성

변화관리란, 구성원들에게 변화의 목적과 변화될 상황을 명확히 이해시키고 변화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게 함으로써, 구성원들이 변화에 대한 안도감과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체계적 과정이다. 지금과 같은 대전환 시대에 기업들이 무엇보다 우선순위를 두고 실행해야 하는 과정이지만, 디지털 전환을 꾀하는 기업들 중 변화관리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수행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디지털 혁신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조직문화 혁신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바탕으로 기술 도입 준비 단계에서부터 체계적인 변화관리가 필요하다.

본격적으로 변화관리 활동을 시작하기에 앞서,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는 목적과 방향을 수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의 ‘일하는 방식’으로 인해 구성원들이 겪는 비효율 요소와 불편사항은 무엇인지 발견해야 한다. 우선 디지털 기반의 새로운 업무 방식에 대한 기대사항을 파악해 회사 고유의 변화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임직원 대상의 설문조사와 심층 면담(Focus Group Interview), 구성원 경험(Employee Experience) 설계 워크숍 등 다각적인 직원 리서치와 공감 활동이 수반된다. 이를 통해 업의 특성과 구성원들의 니즈를 반영한, 새로운 ‘일하는 방식’ 시나리오와 기술도입의 실용 사례(Use Case)를 정의함으로써 구성원 스스로가 주도하는 바람직한 디지털 조직문화가 확립되는 것이다.

리더가 변해야 성공할 수 있다

성공적 변화관리를 위해서는 기업의 임원과 리더들이 변화의 롤 모델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리더들의 행동과 사고방식의 전환이 구성원들의 실질적 변화를 앞당기는 촉매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변화의 스폰서십을 조기에 확보할 필요가 있다. 두산그룹은 ‘두산인의 일하는 방식과 지향가치’를 정립한 ‘Credo’를 선포한 후 첫 후속 활동으로 그룹의 최고 경영진이 모여 2박 3일간 론칭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그룹 경영진은 변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토론을 거쳐 직접 실천 목표를 수립했다. 그리고 이 결과를 조직 내에 전파해 변화가 본격화했다는 기대감을 구성원에게 강력하게 심어주는 계기로 활용했다. 구성원들의 변화 의지와 노력을 당부하는 리더십 뉴스레터를 수시로 발송해 조직문화 혁신의 중요성을 구성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일깨워주었다. 또 ‘Credo Council’을 정기적으로 개최해 경영진에서 지원해야 할 사항을 꾸준히 논의했다. 실무 리더급으로 확대해 ‘LAP(Leader’s Action Plan)’이라는 제도를 통한 자발적 개선과제 도출을 독려했는데, ‘소통 강화’와 같은 모호한 과제가 아니라 ‘빠르게 피드백하겠다’, ‘잘한 것은 구체적으로 칭찬하겠다’ 등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직원들에게 공개해 전체 리더들의 솔선수범과 실천을 유도했다.

앞서 변화의 방향 설정 단계에서 도출한 업무 시나리오들 중, 파급력과 효과성 측면에서 기업 내 우선순위가 높다고 판단되는 핵심적이고 대표적인 2~3개 시나리오를 선정한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구성원들에게 강력한 홍보 활동을 시작해야 한다. 이때는 ‘문서 없이 보고하기’, ‘100% 비대면 회의하기’, ‘업무 일정 투명하게 공유하기’ 등 명확한 하나의 메시지를 일관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좋다. ‘변화는 어렵고 귀찮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구성원들에게 작은 변화만으로도 업무 생산성이 크게 높아진다는 인식이 확산될 때, 실제 업무 현장에서 느끼게 될 변화의 가치는 매우 크다. 다양한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꾸준하고 일관되게 소통해야 하며, 변화가 시작된 이후에는 개개인의 노력이 실제 업무 환경과 가시적 경영 성과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저항이라는 장벽을 극복하고 구성원 주도의 지속 가능한 변화로 이어지게 하려면 업무 환경과 개인의 일상에서 경험하게 될 변화의 가치를 시나리오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함으로써 전사적 공감대를 형성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시나리오 중심의 생산성 교육

디지털 환경에서 자신감을 갖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기본적 기능 교육과 더불어, 새로운 업무 환경에서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실천해야 할 구체적 행동수칙 등을 시나리오 기반으로 교육하는 것이 구성원들의 실질적 변화 역량 함양에 매우 효과적이다. 현대글로비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협업도구인 ‘팀즈(Teams)’ 도입과 디지털 사무 시스템 ‘G-square’ 구축을 계기로 전사 변화관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리고 『재택근무 가이드북』과 『라이프스타일 가이드북』을 제작해 전사에 배포했다. 갑작스러운 팬데믹 상황과 이로 인해 재택근무를 실시하게 된 직원들에게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더욱 효율적으로 소통하고 쉽고 편하게 협업하는 방법을 교육했을 뿐 아니라, 현대글로비스에서 말하는 ‘수평적 기업문화란?’, ‘자율과 책임을 실천하는 구성원들의 일하는 방법은?’ 등 더욱 포괄적인 주제를 함께 다뤄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조직문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가이드했다. 이를 통해 현대글로비스 직원 1500명은 팬데믹 상황에 빠르게 적응했고 팀 간 자유로운 정보 공유, 연속성 있는 업무 히스토리 관리 등 폭넓은 업무 문화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공감대 형성과 시나리오 기반의 교육을 실시해 조직에 새로운 ‘일하는 방식’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면, 지속 가능한 디지털 혁신, 성과를 창출하는 조직문화로 이어지도록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인사제도, 성과체계 등을 활용한 지속적인 강화 노력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 변화의 성과를 측정하고 구성원들의 크고 작은 성공에 대해 보상하며 성공 사례를 전파함으로써 변화의 인식을 고취할 수 있다. 동시에, 변화를 저해하는 장애요인을 파악하고 제거해 지속가능한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중국, 홍콩, 미국 등 다수의 해외 지사를 운영 중인 국내 패션기업 F&F는 글로벌 지사와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자 작년 초 협업 솔루션 팀즈를 도입했다. 변화관리 과정에서, 매달 우수 사용 부서 및 직원들을 선발해 시상하는 ‘팀즈 어워드(Teams Awards)’를 6개월간 실시하여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와 디지털 툴의 빠른 확산을 이끌어냈다.

초기 변화관리 활동 이후에도, 구성원 스스로가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변화할 수 있도록 회사 내 디지털 정책을 강화하고 궁극적으로는 업무 생산성 개선 효과를 평가체계에 반영해야 한다. 때로는 실패하더라도 용기를 갖고 스스로 변화해나갈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독려하고 지원할 때, 크고 작은 시도들이 개인의 업무 습관으로 체득되어 디지털 문화가 전체 조직 내 더욱 깊숙이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변화 이행 프로그램은 기술 도입 이전 단계(Pre-launch)에서부터 최소 3~4개월 이상의 시간을 갖고 진행하는 것이 좋다. 변화관리의 추진 체계와 계획을 수립한 뒤 사내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파악해 적절한 변화관리 활동을 진행하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에 다양한 활동이 일사불란하게 병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변화관리를 주도할 전담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 정교하게 수립된 추진 전략 및 단계별 실행 계획에 따라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 김일겸 무늬랩스 대표는…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글로벌 경영 컨설팅펌 A.T.커니, Booz & Company, IBM Global Business Services 등에서 국내외 기업의 성장과 디지털 혁신을 위한 컨설팅을 했다. 그는 기업의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효과적인 고객경험의 설계와 성공적인 조직문화 혁신 및 변화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무늬랩스를 창업했다.

202107호 (2021.06.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