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동안 에코이노베이션의 핵심 동인은 충전식 리튬이온배터리의 발전에 의한 전기자동차 기술의 급성장이었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전 세계 정부는 전기차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전통 자동차 제조사와 스타트업은 전기차 분야의 R&D에 집중하며 특허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 중이다.
전기차를 둘러싼 에코이노베이션 경쟁을 방증하는 것이 전기차 관련 특허 수다. 글로벌 데이터플랫폼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출원된 전기차 관련 특허는 2018년 7500건에서 2020년 8500건으로 13% 증가했다.전기차와 관련해 강력한 지식재산권 포트폴리오를 가진 기업은 도요타자동차로, 2000년대 초부터 특허를 꾸준히 늘려왔다. 하지만 무선 충전 기술을 개발한 미국 위트리시티나 중국 자동차 제조사인 비야디 등은 시장에 신규 진입한 이래 단기간 동안 파워풀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도전장을 내고 있다.국내에서는 전기차용 고전압 배터리팩 보호장치나 배터리 방전 전류를 제어하기 위한 방법 등의 특허 점수가 높다. 하지만 자동차 제조사 외에 부품사의 전기차 관련 기술개발은 더디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국내 4500여 개 자동차 부품사 중 전기차 관련 부품을 만드는 곳은 5%에 불과한 반면, 미국은 5700개 부품사 중 20%(약 1200개)가 친환경차 부품 기술을 갖고 있다.
전기차 부문 국내 1위·글로벌 2위인 현대자동차와 국내 3위·글로벌 8위 기아자동차는 공동으로 향후 5년간 전기차 신모델 23종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배터리 양산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 특허로는 ‘고전압 배터리팩의 배수장치’(특허번호 US2012132286A1, Water-discharging device of high voltage battery pack)가 있다. 기존 고전압 배터리팩은 겨울철 결로로 인해 발생하는 물이 흘러 들어가 손상을 입히는 문제가 있는데, 이를 해결하고자 개발한 자동배수장치에 관한 것이다. 다른 특허에 인용된 횟수는 220건에 달한다.
2위는 세계적 배터리 기술을 확보한 LG화학으로, 글로벌 순위는 6위다. 대표 특허는 ‘배터리 제어 장치 및 방법’(특허번호 US8552686B2, Battery control apparatus and method)이다. 비상 충전 및 보조배터리 장착 기능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장치에 대한 기술이다. 전기차의 방전 등 비상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방법으로 고장 발생을 줄여 배터리의 오작동을 방지할 수 있다. 특허존속기간은 2032년까지이며 다른 특허 55건에 인용됐다.그 외 전기차 부문 10위권에 든 국내 기업/기관은 삼성SDI(4위), 삼성전자(5위), LG전자(6위), 엘에스(7위), 만도(8위), 현대모비스(9위), 대한민국 정부(10위) 순이다.한편 전기차 부문 글로벌 상위 10위권은 1위에 도요타자동차(일본), 2위 현대자동차, 3위 포드자동차(미국), 4위 혼다자동차(일본), 5위 닛산자동차(일본), 6위 LG화학, 7위 히타치(일본), 8위 기아자동차, 9위 덴소(일본), 10위 제너럴모터스(미국) 순이다.-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