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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동수단 하나로 묶는 한국형 마스(MaaS) 리더들] 심성보 네이앤컴퍼니 대표 

“대중교통 이용자 위한 한국형 마스(MaaS) 플랫폼 제공” 

오승일 기자
대중교통 이용자의 24시간을 연구하는 청년 창업가가 있다. 인공지능(AI) 기반의 한국형 마스(Maas) 플랫폼 ‘네이버스(NEIBUS)’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심성보 네이앤컴퍼니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대한민국 모든 대중교통 이용자에게 가장 빠르고 저렴한 마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는 심 대표를 서울 마포에 있는 네이앤컴퍼니 본사에서 만났다.

▎지난 10월 12일 서울 마포 네이앤컴퍼니 본사에서 만난 심성보 대표. 대중교통 이용자를 위한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청년 창업가다.
‘인공지능(AI)으로 대중교통 이용자를 행복하게 만드는 대한민국 넘버원 마스(Maas) 기업.’ 지난 2019년 설립된 모빌리티 스타트업 네이앤컴퍼니의 비전이다. 이 회사는 AI 기반의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네이버스(NEIBUS)’를 개발하고 있다.

버스와 택시, 지하철뿐만 아니라 공유 자전거, 전동킥보드 같은 모든 대중교통 수단을 통합해 최적의 길찾기는 물론 결제와 리워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형 마스 플랫폼이 궁극적인 목표다.

혁신적인 기술력과 비즈니스 모델을 앞세워 지난 2019년 12월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우수기업, 2020년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마이데이터 실증 서비스 지원사업에 선정된 데 이어 8월에는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D.CAMP)와 DGB금융그룹이 공동 주최한 스타트업 데모데이 ‘디데이(D.DAY)’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지금까지 특허등록 5건, 특허출원 4건, 상표권 등록 7건을 완료했고, 조만간 출시될 ‘네이버스 3.0’ 버전 리뉴얼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디캠프 창업 지원 플랫폼 ‘프런트원(FRONT1)’에 새 둥지를 틀고 인력 확충과 투자 유치에 주력하고 있는 심성보(39) 네이앤컴퍼니 대표를 만났다. 심 대표는 “현재 대중교통 수단들이 모두 제각기 운영되고 있어 별도 앱이 필요하고 가격비교와 결제에도 불편함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네이버스는 AI 기술로 교통수단을 통합해 최적의 길찾기는 물론 결제와 리워드까지 제공하는 원스톱 솔루션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기술 고도화를 이뤄 대중교통 이용자를 위한 혁신적인 이동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마스 시장 진출 계기가 궁금하다.

유년 시절부터 창업을 꿈꿔온지라 애널리스트로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창업 아이템에 관심이 많았다. 사회적 가치가 있는가. 시장 규모는 큰가. 해당 산업의 패러다임 시프트가 진행 중인가. 이렇게 3가지 기준으로 아이템을 찾았고, 이 모두를 충족하는 마스로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처음에는 사회적 가치에 집중한 소셜 프로젝트 차원의 버스 리뷰 앱으로 가볍게 시작했다. 이후 시장 규모를 키우기 위해 대중교통 리워드 앱으로 피벗했고, 현재는 모빌리티 산업의 패러다임 시프트까지 고려한 마스 플랫폼으로 진화 중이다.

네이앤컴퍼니는 어떤 기업인가.


▎지난해 8월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와 DGB금융그룹이 공동 주최한 ‘디데이’에서 우승을 차지한 심성보 네이앤컴퍼니 대표가 네이버스 앱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네이앤컴퍼니
대중교통 이용자의 24시간을 연구하는 모빌리티 스타트업이다. 버스 리뷰 서비스가 사업의 시작이었고, 대중교통 이용자를 위한 한국형 마스 플랫폼을 꿈꾸며 대중교통 이용자의 하루 이동생활에 집중하고 있다. 이동 패턴은 어떤지, 이동 과정에서 부족하거나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 선호하는 콘텐트는 무엇인지 등을 항상 연구하고 있다. 그 중심에 방대한 데이터와 AI 기술이 있고, 이를 통해 목적지까지 가장 빠르고 저렴한 마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우리의 이러한 의지는 회사명에도 잘 나타나 있다. 모든 모빌리티 생태계 플레이어를 이웃(Neighbor)으로 정의하고, 이들을 연결하는 플랫폼(Company) 역할을 하겠다는 바람을 담았다. 네이앤컴퍼니는 AI 기술로 최적의 이동 경험을 넘어 행복까지 전달하겠다는 미션을 갖고 있다. AI 기술은 의료와 금융, 교육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고 있지만, 아직 대중교통을 포함한 마스 시장에서는 혁신적인 서비스가 부족하다. 이러한 존재 이유에 충실하다 보면 머지않아 대중교통 이용자 모두가 필요로 하는 한국형 마스기업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네이앤컴퍼니가 개발한 네이버스의 핵심 서비스를 설명해달라.

네이버스는 이동의 시작과 끝을 모두 책임지는 올인원 서비스다. AI 기술로 대중이 주로 이용하는 버스와 지하철, 공유 자전거, 전동킥보드, 택시를 통합해 최적 길 찾기, 결제와 리워드, 커뮤니티까지 제공한다. 여러 대중교통과 퍼스널 모빌리티 앱들을 하나씩 설치해 비교하고 결제하고 관리할 필요가 없다. 네이버스 앱 하나만 있으면 목적지까지 가장 빠르고 저렴하고 재미있는 이동이 가능하다.

타사 앱과 비교되는 네이버스만의 가장 큰 경쟁력은 무엇인가.

딥러닝 기반으로 사용자의 이동 패턴을 실시간으로 판단하고 예측하는 ‘패턴태그엔진’이다. 공공 데이터, 파트너사 데이터, 휴대폰에서 센싱되는 자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융합하고 분석해 사용자의 이동 시간과 수단, 경로 등 이동 패턴 전체를 파악하는 딥러닝 기술이다. 현재 초기 베타 버전으로 이동 시간에 따른 리워드 포인트 적립에 활용되고 있다.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R&D를 추진해 사용자 이동 패턴과 성향, 교통 상황, 날씨까지 반영해 초개인화 맞춤형 AI 이동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가장 빠르고 저렴하고 재미있는 이동 서비스 제공


▎지난해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ICT 기금사업 우수성과 발표회 및 시상식’에서 심성보 네이앤컴퍼니 대표가 대중교통 활성화와 모빌리티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장관상을 수상했다. / 사진:네이앤컴퍼니
네이앤컴퍼니의 가장 대표적인 성과를 소개해달라.

2019년 창업 이후 15억원이 넘는 투자금 유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수상,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우수기업 선정, 네이버스 앱 10만 다운로드 돌파 등 다양한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지난해 마이데이터 실증 서비스 지원사업 선정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서울시 주관으로 한국교통연구원, BC카드, KST모빌리티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교통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이었다. 컨소시엄 중 스타트업은 우리가 유일했고, 데이터 비즈니스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큰 기업들과 함께하면서 소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또 우리가 데이터 드리븐(Data Driven) 스타트업으로 도약하는 밑거름이 됐다.

최근 가장 주력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요즘 스타트업 대표라는 자리가 신경 써야 할 일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고 있다. 외부적으로 투자 유치와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내부적으로는 운영 시스템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회사의 초고속 성장을 위해서는 자금과 인재를 계속해서 들여와야 하고, 이를 기반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까지 프리 시리즈(Pre-Series) A 투자 유치와 TIPS(민간 투자 주도형 기술창업 지원) 준비에 집중했다. 이번 4분기부터는 인재 영입과 운영 시스템 구축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그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

지난 2017년 4월 직장을 다니던 시절에 디캠프의 데모데이 ‘디데이’를 처음으로 보게 됐다. 지금은 대한민국 대표 온라인 뱅킹으로 자리매김한 토스도 참여한 행사였다. 나도 언젠가는 혁신적인 아이템으로 저 자리에 서서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다짐을 했었는데 그 꿈을 지난해 8월에 이루었다. 디데이 우승은 지난 3년 4개월간의 기다림과 노력이 한 번에 보상을 받는 듯한 짜릿한 순간이었다.

국내 마스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AI 기반의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네이버스’. 2022년 본격적인 R&D를 통해 사용자 이동 패턴과 성향, 교통 상황, 날씨까지 반영한 맞춤형 이동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 사진:네이앤컴퍼니
영국 런던의 세계적인 다국적 회계감사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ricewaterhouseCoopers, PwC)는 글로벌 마스 시장이 연평균 25%씩 성장해 2030년 약 1600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비해 국내 마스 시장은 아직 태동기인지라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 있는 상황이다. 모빌리티 패러다임이 소유와 공유를 넘어 통합으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국내 마스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시장 선점을 위한 기업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 대기업·스타트업 구분 없이 상호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주를 이룰 것이고, 토스의 타다 인수 사례처럼 금융과 모빌리티의 융합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연합군 구축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거쳐 2025년 전후로 마스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을까 싶다.

네이앤컴퍼니의 중장기 사업계획이 궁금하다.

우선 내년 상반기에 네이버스 3.0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아마도 2022년은 네이버스의 본격적인 성장을 위한 원년이 되지 않을까 싶다. 대중이 자주 이용하는 버스와 지하철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빌리티 수단을 통합하고, 리워드 포인트 위에 간편결제와 환승할인은 물론 구독형 모빌리티 서비스까지 출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자체·파트너사와 협력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마스는 스마트시티 구축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모든 지자체가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핀란드의 세계 최초 마스 서비스 ‘윔(Whim)’도 스타트업과 헬싱키시, 우버가 협업해 탄생했다. 우리도 윔의 성공 모델을 국내 실정에 맞게 적용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와 경기도, 현대자동차그룹과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 더욱 차별화된 AI 기반의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을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또 이런 사업화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 파트너십을 십분 활용해 해외 진출에도 도전해볼 예정이다. 우리의 목표는 대한민국 넘버원 마스 기업이 되는 것이다. 최초가 최고를 만든다고 믿는다. 네이버스가 선보인 대중교통 리뷰 서비스, 대중교통 리워드 서비스 모두 최초였다. 앞으로 만들어갈 마스 서비스도 국내 최초이자 최고의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사진 신인섭 기자

202111호 (2021.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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