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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파이, 음악의 경계를 넘어서다 

 

10년 전 다니엘 에크는 음반사와 아티스트들이 보유한 음악을 스포티파이에서 스트리밍하도록 설득하는 데 성공했고, 이를 통해 다 죽어가던 음악산업을 되살렸다. 이후 재산이 44억 달러까지 늘어나 억만장자가 된 에크는 디지털 세상의 모든 음원을 손에 넣기 위해 디지털 팝스타들을 넘어서 스토리텔링과 라이브 토크에 이어 새로운 종류의 오디오 크리에이터들을 향해 스포티파이의 문을 활짝 열었다.
10월 말 어느 날 점심시간, 월스트리트에 있는 월드트레이드센터 4의 71층에 자리한 스포티파이 본사에서 다니엘 에크(Daniel Ek, 38)가 윤이 나는 콘크리트 바닥을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어왔다. 그와 함께 우리는 네온색 금속으로 만들어진 매끈한 헤드폰 조각을 지나쳐 벽을 따라 소파가 늘어선 고객 홍보용 럭셔리 VIP라운지, 스포티파이 최고 스타들을 위해 맞춤식으로 만든 방음 팟캐스트 스튜디오를 지나 팝업 콘서트용 무대장치가 있는 넓은 카페테리아로 들어섰다.

안에는 스포티파이 이사회를 위한 저녁 식사가 준비되어 있었다. 힙 컨트리록 듀오 ‘브라더스 오스본’의 깜짝 공연도 펼쳐질 예정이었다. 이들의 히트송 ‘스테이어 리틀 롱거’는 스포티파이에서 1억8000만 회 넘게 스트리밍됐다. 스포티파이는 인터뷰 직전에 3분기 실적을 발표했고,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으며 자신을 ‘내향형엔지니어’라 소개하는 에크도 오늘만큼은 스포트라이트를 피하지 않았다.

차분하고 부드러운 말투를 가진 그는 스웨덴 출신이다. 머리카락과 수염은 깨끗이 밀었다. 그는 오늘 새벽 5시부터 금융 애널리스트들과 전화 회의를 하고, 여러 인터뷰를 연속으로 처리한 후, 직원 200명과 타운홀미팅도 마쳤다. “대단했습니다. 2년 만에 처음 열린 대면 회의였거든요.” 블랙진에 블랙 스웨이드 코트를 입고 에나멜가죽으로 만든 스니커즈를 신은 에크가 말했다.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모두 가볍게 포옹을 하고 박수를 쳤어요.”

박수 칠 이유는 수없이 많다. 인터뷰 당일 오전에 스포티파이는 놀라운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월스트리트 뿐 아니라 음악과 미디어 산업 전반이 떠들썩할 정도로 좋은 실적이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해 29억 달러를 기록했고, 광고 매출은 75% 상승해 3억7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구독자 수도 높은 증가세를 기록하며 1억7000만 명을 넘겼다. 2021년 상당 기간 정체 상태에 빠져 있던 주가는 10% 급등해 시가총액은 지난여름 이후 처음으로 500억 달러 선을 돌파했다.

10년 전 에크가 포브스 '30세 미만 30대 기업인’ 표지 촬영을 위해 마지못해 정장을 입고 넥타이를 맨 채 위스키를 마시는 포즈를 잡았던 이후, 스포티파이는 정말 먼 길을 달려왔다. 2012년 1월 당시만 해도 스포티파이 직원은 500명밖에 되지 않았고, 매출 규모는 3억 달러, 기업가치는 20억 달러 정도였다.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지 6개월가량 되었을 때다. 그러나 지금 에크의 슈퍼 스트리밍 서비스는 184개 국가에서 이용되고 있으며, 직원 수는 7400명, 연 매출은 97억 달러로 늘어났다. 스포티파이는 2018년 상장했고, 2012년 3억 달러였던 에크의 재산 가치는 현재 44억 달러로 급등했다.

“스포티파이는 무단복제 공모자 수억 명을 유료 고객으로 전환한 주인공”이라고 음악산업의 해적 ‘블랙 비어드’로 불렸던 냅스터 공동 창업자 션 파커가 말했다. 그는 냅스터 이후 페이스북 초대 사장을 역임하고 스포티파이에도 투자를 진행했다. “다니엘이 음악산업을 구원했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수익은 수많은 음반사에도 돌아갔다. 2011년 스포티파이가 미국에 진출했을 때 스트리밍 서비스 규모는 6억 달러로, 음반산업이 매년 글로벌 시장에서 올리고 있는 매출의 4%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0년 스트리밍 서비스는 134억 달러 매출을 올리며 전체 시장에서 62%를 차지했다. 지난해 스포티파이는 음원 저작권자들에게 총 50억 달러를 지불했다. 대부분 대형 음반사들이 받아갔지만, 그 돈 중 5억 달러가량은 음원 아티스트들에게 지급됐다. 에크는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스포티파이가 이 정도로 엄청난 문화적·금전적 영향력을 가질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제 그는 스케일을 더 키우고 싶다. 다른 미디어 공룡들이 전 세계의 눈을 공략하고 있다면, 스포티파이는 전 세계의 귀를 사로잡고자 한다. 에크는 “모두가 오디오의 힘을 과소평가하지만 오디오는 수천억 달러 산업이 될 자격이 충분해요”라며 “오디오 시장은 저희가 가져갈 겁니다”라고 덧붙였다.

오디오 시장은 대부분 조각조각 나뉘어 있고, 충격적일 정도로 아날로그 방식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135년 전 개발된 라디오 기술은 60년간 활동 중인 롤링스톤스 기타리스트 키스 리처즈만큼이나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지금도 매일 30억 명이 라디오라는 옛 시대 미디어를 듣는다. 광고 조사기관 WARC에 따르면 연간 광고 매출도 300억 달러가 넘는다. 에크는 “미국만 해도 오디오 광고 예산 중 3분의 2는 여전히 지상파 라디오에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으로 전환할 수 있는 매출 잠재력이 엄청난 거죠.”

그는 스포티파이를 모든 디지털 사운드의 종착지로 만들고자 한다. 음악뿐 아니라 뉴스, 스토리텔링, 라이브 토크, 오디오북, 교육 등 범위도 아주 넓다. 에크는 오디오 크리에이터들이 신선한 사운드로 완전히 새로운 작품을 꿈꾸고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여러 툴도 제공하려 한다. 스포티파이의 AI 기반 알고리즘을 통해 이용자별로 맞춤화된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틱톡과 유튜브, 인스타그램이 등장해 사진과 동영상을 소비하는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듯이 에크는 스포티파이를 통해 사운드 산업 자체를 바꾸려 한다.

“사용하기 쉬운 카메라를 이용자 손에 쥐여준 후 영상 제작은 소수의 전유물에서 대중이 참여하는 주류 시장으로 진출했습니다. 오디오에서도 같은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벤처기업 ‘본드’의 창업주이자 업계에서 영향력이 큰 인터넷 트렌드 보고서를 오래전부터 발표해온 메리 미커가 말했다. “수백만 명을 위해 오디오 제작과 상호작용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는 아주 중요합니다.”

스포티파이의 탄생

스웨덴에서 시작된 스포티파이가 2011년 미국에 갑작스레 등장했을 때만 해도 음악산업은 진창에 빠져 있었다. 디지털 음원 전환은 늦었고, 냅스터처럼 해적판과 음악 파일을 공유하는 사이트 때문에 업계는 나날이 피폐해지고 있었다. 1990년대 말 CD로 찬란한 영광을 누렸던 음반산업은 제대로 추락해 2011년 음반 매출은 10년 전 240억 달러보다 40%나 줄어든 15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때 에크가 등장했다. 스톡홀름의 험한 동네 라그스베드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에크는 음악과 코딩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다. 고등학생일 때 이미 동네 영세사업자들을 위해 웹사이트를 만들어줬고, 대학 1학년 때는 학교를 중퇴한 후 디지털 광고기업을 창업했다가 온라인마케팅 업체 트레이드더블러(Tradedoubler)에 100만 달러 넘는 돈을 받고 매각했다. 당시 22세 어린 나이였던 에크는 바로 페라리를 사고 화려한 클럽에서 병째로 술을 구입하며 VIP 서비스를 즐기다가 록스타 같은 화려한 삶에 오히려 우울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는 외딴 오두막집에서 칩거하며 디지털 음악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려 애썼다. 2006년 그는 트레이드더블러의 공동 창업자 마틴 로렌트존과 손을 잡았다. 로렌트존은 현재 스포티파이 회장이며, 스포티파이 초기에 필요한 투자금을 지원하면서 얻은 지분으로 현재 재산가치는 58억 달러에 달한다. 두 사람은 아이튠즈만큼 이용하기 쉽고, 구글만큼 빠르며, 페이스북만큼 공유가 재미있고, 냅스터만큼 엄청난 음악 라이브러리를 무엇보다 ‘합법적’으로 즐길 수 있는 광고 기반 음악 사이트를 함께 개발했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일단 기술적인 문제와 계약 문제를 넘어야 했다. 에크는 데스크톱과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스마트폰에서 끊김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찾는 데 집중했다. 엔지니어팀은 물리적 서버와 클라우드 컴퓨팅, P2P 파일공유 기술을 조합하여 영리한 배급 시스템을 설계해 이용자 수백만 명이 노래 수천만 곡에 동시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변호사들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인터넷에서 불법복제 콘텐트가 워낙 널리 유통되다 보니 이를 수년 동안 경험한 음반사들은 저작권을 내어주는 데 지나치게 민감했다. 광고 기반 무료 음원 서비스라고 하니 더 믿지 못했다. 스포티파이가 유럽에서 데뷔를 한 이후 에크는 미국에서 서비스 개시에 필요한 권한을 얻기 위해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협상을 이어갔다. “서두르다가 좋지 않은 조건을 그냥 받아들였다면 미국 시장에 더 빨리 들어올 수 있었겠죠. 그러나 회사는 망가지고 말았을 겁니다.” 파커가 말했다. “다니엘은 강철 같은 의지로 스포티파이에 불리한 조건을 강요하는 음반사와 아티스트들에게 저항했습니다.”

굳은 의지 덕에 스포티파이는 금광을 찾을 수 있었다. 초기 투자자뿐 아니라 음반사들도 주가가 사상 최고로 치솟으며 업계 전체가 이득을 봤다. 워너 뮤직그룹의 주가는 지난 12개월간 50% 이상 상승해 시가총액 200억 달러를 기록했고, 거대 미디어 그룹 비벤디에서 최근 분사한 유니버설의 기업가치는 500억 달러로 늘어났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점은 애플, 알파벳, 아마존이라는 수조 달러 규모의 ‘거인 삼총사’가 경쟁자로 있는데도 스포티파이가 시장 선도 기업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애플이 (2000년대 초반) 요란하게 컴백했을 때 그 중심에는 아이팟이 있었습니다. 애플의 브랜드 자체가 음악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었죠.” 파커가 말했다. “이미 아이폰과 맥 컴퓨터 수십억 대에 아이튠즈가 설치되어 있는 상황에서 스포티파이가 살아남을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물론, 2020년 서비스 구독자 수가 7000만 명에 달하는 애플은 음악산업에서 여전히 강력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유튜브 뮤직은 5000만 명, 아마존 뮤직은 5500만 명이다.) 그러나 스포티파이의 유료 고객이 1억7000만 명인 것을 생각하면 ‘빅 3’는 한참 뒤에 있다. 애플과 아마존은 광고에 기반한 무료 서비스를 아예 제공하지 않는다. 반면, 스포티파이는 무료 서비스를 제공해 이용자 2억2000만 명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전에는 광고로만 수익을 올리는 무료 서비스를 유료 구독 전환을 위한 준비 단계로 만 봤습니다.” 미디어 리서치기관 라이트셰드 파트너스의 리처드 그린필드 파트너가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무료 서비스 자체가 큰 사업이 됐고, 이 분야에서 스포티파이의 적수는 없습니다.”

성장에 매진하다

스포티파이는 이용이 편하고 어디에서나 재생 가능한 콘텐트와 (현재 40억 개에 달하는) 플레이리스트 공유기능 덕분에 경쟁사들보다 앞서갈 수 있었다. 다운로드나 불법복제 음원보다 선호도가 높은 스트리밍 모델을 최초로 제공했다는 점도 시장을 선도하는 데 도움을 줬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고객 유지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일단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나면 굳이 다른 서비스로 이동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필요한 것에 집중하고 분명한 목표를 내세운 점도 성공 비결이다. “오디오 산업의 최고 인재들은 우리가 최고라는 걸 알기 때문에 스포티파이로 옵니다. 애플에서 음악 사업은 중요도가 27위 정도일 거예요.” 에크가 말했다. “자율주행자동차를 개발하고 싶다면 우리 회사로 오면 안 되죠.”

스포티파이가 음악산업의 새로운 메카로 자리매김한 것은 사실이지만, 주가 흐름은 영 신통치 않았다. 지난 12개월 동안 주가는 고작 4%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 500이나 나스닥 상승률이 30%를 넘긴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투자자들은 CD 두께만큼 얇은 스포티파이 마진이나 주요 음반사들에 나눠주는 많은 이익이 불만스럽다. 스포티파이는 스트리밍 음원을 소유하지 않기 때문에 1달러를 벌면 70%는 저작권 소유자에게 간다. (그럼 이들은 계약 조건에 따라 그중 일부를 아티스트에게 지급한다.) 스포티파이는 아직 연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지난해 적자는 3배 늘어나 7억1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저는 현금흐름에 집중합니다. 현금흐름은 긍정적이에요. 저희가 투자자에게 의존하지 않고 사업자금을 대고 있다는 뜻이죠.” 에크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계속 투자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수익은 내지 못합니다. 지금은 성장에 매진할 때입니다. 터널 끝에 정말로 큰 상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그는 빛에 도달하기 위해 팟캐스트에도 과감히 베팅하는 중이다.

팟캐스트 진출은 순전히 우연한 기회에 결정됐다. 2017년 에크는 스포티파이 최대 시장 중 하나인 독일에서 기묘한 변화를 감지했다. 음반사들이 스트리밍을 늘리고자 오디오북을 업로드하기 시작한 것이다. 스포티파이는 30분짜리 챕터가 아니라 3분짜리 노래에 최적화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용자 경험은 엉망이었다. 빨리감기와 뒤로 감기도 원활하지 않았다. 챕터들은 순서대로 나오지 않고 마구 섞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오디오북은 최신 발표 히트곡 바로 뒤까지 추격하며 순위를 뚫고 올라왔다. 에크는 “음악 외 산업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허락을 받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애플이 오래 독점했던 팟캐스트 시장은 변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전히 다운로드 기반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광고나 콘텐트 검색은 매끄럽지 않았다. 팟캐스트는 자동차나 스마트 스피커로는 손쉽게 재생할 수도 없었다”고 에크는 말했다. “음악 재생을 위해 우리가 구축한 모든 기반이 팟캐스트 재생에 적용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팟캐스트 부문은 일단 소규모로 시작했다. 첫 결과는 실패에 가까웠다. 대부분의 이용자는 스포티파이를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런데 에크는 오히려 규모를 키우기 시작했다. “팀에게 우리가 팟캐스팅에 공식적으로 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전했습니다. 팀원들은 팟캐스팅 전체 시장의 규모가 10억 달러도 되지 않는다고 답했지만, 저는 ‘곧 10억이 될 거야’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에크가 웃으며 말했다. “10억 달러는 그 자체로 엄청난 금액이라 우리도 무서웠지만, 그만큼 투자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회사 전체의 운명을 건 것은 아니지만, 스포티파이가 팟캐스팅에 진심으로 임하고 있음을 우리를 포함한 업계 전체가 눈치챌 수 있을 만큼 유의미한 금액입니다.”

하드코어 기술기업으로 분류되는 스포티파이는 이제 콘텐트 시장으로 직진하는 중이다. 에크는 2000년대 초반 UPN과 CW 네트워크를 이끌었던 TV 산업의 베테랑 돈 오스트로프를 고용했고, 이후 콘데나스트 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해 엄청난 양의 프로그램을 확보하고 이를 수익화할 광고 시스템을 구축했다. 2019년 스포티파이는 명망 있는 팟캐스트 네트워크 김릿 미디어(Gimlet Media)를 1억9400만 달러에, 실제 범죄에 기반한 콘텐트를 방송하는 스튜디오 팟캐스트를 5500만 달러에, 빌시몬스의 스포츠 및 문화 네트워크 링거(Ringer)를 1억9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툴을 확보하기 위해 프로그램 녹음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앵커(Anchor)에 1억5400만 달러를 투자했고, 광고 네트워크인 메가폰(Megaphone)을 인수하기 위해 2억3600만 달러를 투자했다. 2021년 스포티파이는 6000만 달러를 주고 알렉스 쿠퍼의 ‘콜 허 대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고, 이는 언론에 널리 보도됐다. 스포티파이는 인기가 아주 높지만 호불호는 명확히 갈리는 팟캐스트 ‘조로건 익스피리언스’를 확보하기 위해 1억 달러를 지급했다. (스포티파이는 계약 가격에 대해 추가 논평을 거부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킴 카다시안, 영화감독 에이바 듀버네이 등 A급 셀럽과 파트너십 계약도 체결했다. “다층적 전략을 짠 것”이라고 오스트로프는 말했다. “최대한 많은 팟캐스트로 카탈로그를 구축하고 기반이 탄탄한 팟캐스트 스타를 데려온 다음 팟캐스트 미디어를 뛰어나게 만들어줄 최고 인재를 찾아다녔습니다.” 지난해 2월, 스포티파이는 자체 광고 네트워크를 발족했다. 300만 개가 넘는 스포티파이 팟캐스트 청취자들을 대상으로 브랜드들이 맞춤식 광고를 할 수 있게 지원하는 네트워크다. 데이터 공유에 야박한 애플과 달리, 스포티파이는 브랜드나 크리에이터들이 광고의 효과성을 측정할 수 있도록 각종 분석 툴을 지원하고 청취자에 대해 명확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애플과 정반대의 방향을 택한 것이다.

다음 행보는 무엇일까? 크리에이터들이 팬과 상호작용을 개선하고 그를 기반으로 수익을 올리도록 지원하는 새로운 수입 모델 개발이다. 서비스를 무료와 유료로 분리하는 구조는 그대로 유지하되, 크리에이터가 제공하는 독점 콘텐트와 상호작용 경험, 에피소드 미리듣기 등 특정 부가서비스에는 다양한 과금 방식이 추가될 예정이다. 기본 개념은 패트리온(Patreon)이나 온리팬스(OnlyFans) 같은 멤버십 사이트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오디오에 특화되어 맞춤화했다는 점은 다르다. 최근에는 쇼피파이와 계약을 체결해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스포티파이 페이지에서 티켓과 머천다이징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다. 어떤 모델이든, 스포티파이는 매출이 이루어질 때마다 일정 비율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서 얻는 수입은 음반사 및 퍼블리셔들과 공유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스포티파이에는 새로운 수입원이 될 것이다.

애플과 정반대로 간다

이제 팟캐스트들이 제대로 방향을 잡은 만큼, 에크는 다른 포맷으로도 사업을 확장 중이다. 지난 11월, 그는 아마존이 보유한 오디오북 시장 선도 업체 오더블(Audible)을 따라잡기 위해 파인드어웨이(Findaway)를 인수했다. 비디오 팟캐스트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2021년 여름에는 팬데믹 시기 갑작스럽게 대히트를 친 라이브 음성채팅 앱 클럽하우스(Clubhouse)의 대항마로 라이브 콘텐트 서비스 그린룸(Greenroom)을 시작했다. 처음에 빌 시몬스는 에크가 유행을 좇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니엘이 아주 영리하게 설득을 하더군요. ‘오디오에서는 우리가 최고다. (음성채팅 앱이) 차기 히트작이 될 수 있고, 물론 아닐 수도 있다. 어쨌든 해봐야만 한다. 우리가 최고의 버전을 만들어보고, 이게 되는지 확인해야만 한다’라고요.”

에크는 한 번 정한 마스터플랜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IT 기업의 비전형 리더가 아니다. 그는 여러 생각에 따라 계획을 조금씩 수정하고, 기존의 개선 조치를 더 개선할 방법을 찾는 리더다. “저는 스티브 잡스처럼 미래를 명확히 제시해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방향은 알고 있습니다. 빠르게 움직인다면, 언젠가는 목적지에 닿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스트리밍의 전력 질주

스포티파이가 2011년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산업은 6억 달러 규모에 지나지 않았다. 같은 해 오프라인 앨범 매출과 다운로드 매출은 144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난 2020년, 음악산업 매출이 54% 증가하며 216억 달러를 기록하고 18년 만에 최고 실적을 올렸다. 당시 스트리밍 서비스는 전체 시장의 62%인 134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 개막 공연 2011년 12월의 어느 날 밤, 포브스 2012년 신년호 ‘30세 미만 30대 기업인’ 표지 사진을 찍던 다니엘 에크가 맨해튼 링컨센터에서 즉흥 연주를 하고 있다.

- STEVE BERTONI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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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호 (2022.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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