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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VE NEW WORK] (1)하이브리드 근무 전환과 세대 간 격차 

‘나 때는’ 보다는 ‘나 또한’ 

포브스코리아는 이번 호부터 변화하는 근무 환경 및 다양성에 주목하는 칼럼을 게재한다. 필자인 모니카 H. 강 대표는 국제기구와 미국 정부에서 근무하다 미국 워싱턴 D.C에서 조직문화 컨설팅사를 창업, 인재발전과 조직문화에 대해 색다른 관점의 접근법을 기업가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 조직문화, 리더십, 팀빌딩, 세대 간 이해 쌓기, 다양성, 글로벌 경영 트렌드, 창의적 문제해결, 마인드셋, 용기와 회복성, 소통 노하우,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 소속감과 심리적 안정감, 기업가정신 등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편집자 주]

▎과감한 직원들은 “우리에게 재택근무할 옵션을 주지 않으면 당신 회사를 떠나겠다”라고 말한다.
코로나19 상황이 끝나가면서 재택근무를 하던 사람들이 사무실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며 다시 출근하게 돼 좋아할 줄 알았던 일부 임직원이 복귀를 머뭇거린다. 한국에서 현재 많은 기업 대표가 하는 고민인데, 대부분 세대 차이라고 느끼고 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젊은 사람들은 돌아오기 싫어하고 나이 많은 분들만 오고 싶어 한다며 “젊은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겠어”라고 하는데, 사실 이는 섣부른 판단이다. 어떻게 생각이 다른지, 또 미국 상황은 어떤지 비교해본다.

처음에는 다 세대 차이 때문인 줄 알았다. 그러나 더 많은 질문을 하고 더 깊이 고민하기 전까지는 그 진실을 알 수 없다. 후배들이 이해하기 힘든 결정과 발언을 하면 많은 분이 “MZ세대는 역시 이해하기 어려워”라고 하면서 고민한다. “나 때는 안 그랬는데…” 하면서. 이는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이 아니다. 글로벌기업의 임원을 코칭하고 기업 조직문화 발전을 지원하는 나는 많은 리더에게 비슷한 고민을 듣는다. ‘세대가 이렇게 다른데 어떻게 일을 해야 다 같이 일을 잘하지?’, ‘어떻게 하면 더 인간적인 리더가 되고 경영도 잘해서 회사 수익을 높일까?’, ‘그런 것이 가능하기나 한가?’와 더불어 리더들이 특히 많이 하는 고민은 바로 코로나19로 인한 근무 환경의 전환이다.

이상하다. 끝이 보이지 않아 답답했던 코로나19 상황이 이제 전환점을 맞아 대면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은 좋은 소식일 텐데, ‘사무실로 돌아와도 된다’라고 하면 ‘네!’ 하고 좋아서 출근하고 싶은 직원들이 왜 줄어들고 있는 것일까. ‘재택근무를 너무 오래해서인가?’, ‘어떤 방식으로 사무실 복귀를 유도해야 하는가?’, ‘재택근무를 지속하는 것도 답이 아닌 거 같고,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는 것 같다’가 최근 많은 임원이 근무 효율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고민하며 쏟아내는 질문들이다.

어려운 질문에는 데이터분석이 도움이 된다. 사무실 복귀를 원하는 사람과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사람들을 분석해보니 이상한 패턴이 나왔다. 경력이 많은 선배들은 사무실 복귀를 선호하는 경향이고 MZ세대 후배들은 재택근무를 선호한다. 리더는 먼저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재택근무 종료 시점에 ‘사퇴’ 바람

미국에서는 50% 넘는 임직원이 올해에는 다시 출퇴근할 수 있기를 바란다. 대기업인 NBC유니버설, 애플, 구글, JP 모건 체이스 등의 임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대면으로 경영과 혁신을 할 수 있는가’라는 화두를 던지며 “직원들에게 출근할 때가 돌아왔다”고 말한다. 그러나 퓨처포럼(Future Forum)이 직장인 1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44% 임직원은 코로나19 종료 상황에서 출근하기를 원하는 반면 단 17% 직장인이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재택근무 희망자와 사무실 근무 선호자를 비교하면 한국과 조금 다른 결과를 볼 수 있다. 세대 차이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바로 임원과 직원의 차이였다. 미국에서는 이것을 ‘executive-employee disconnect’라고 말하는데, 임원들이 직원들의 눈높이에서 회사생활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하는 표현이다. 그렇다. 미국에서 사무실에 나와 일하자고 제안하거나 집에서는 도저히 일을 못할 거 같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대부분 리더이거나 고위 임원이다. 그래서 나오는 해석이 임원들은 회사에 나가도 큰 사무실과 공간이 있으니 회사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할 수 있지만, 평직원들은 2시간 걸려 출퇴근을 하고 사무실에서 몇 시간 일하고 동료들과 수다 떠는 환경이 더 정신없고 비효율적이라고 느끼는 것이다. 실제로도 과감한 직원들은 “우리에게 재택근무할 옵션을 주지 않으면 당신 회사를 떠나겠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지난해 ‘대사퇴(Great Resignation)’ 바람이 불었고 많은 이가 이직을 했다. 재택근무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회사들을 찾아 나선 것이다. 이런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 많은 기업은 좋은 인재들을 갑작스럽게 잃는 치명타를 입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 크나 큰 손실을 보고 있다.

이런 점을 비교해보면 미국이든 한국이든 답은 사실 같은 곳에서 시작된다. 이해하려는 의도다.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다. 우리는 그들에게 왜 그런가를 물어봤는지 반문해봐야 하며, 호기심을 갖고 이해하려고 해야 한다. 미국에서 임원과 직원 간에 분열이 있는 이유는 직원들에게 물어보지 않고 임원들이 자기들의 관점으로 판단하고 가정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온라인 근무에 익숙하지 않다고 다른 사람들도 그럴 거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 보면 프린터 없는 집이 불편할 수도 있지만, 교통체증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다른 사람들 말에 신경 쓰지도 않고, 집에서 편한 옷차림으로 일하는 것이 어떤 이들에게는 더욱 효율적인 근무가 될 수 있다. 반면 사무실 근무도 무조건 소모적이라고 할 수 없다. 회사에 나오고 싶은 사람에게는 집보다 회사가 근무에 더 적합한 환경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가족이 너무 많아서, 혹은 집이 근무 공간으로 적합하지 않아서 등일 수 있다.

한국에서 후배들이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것은 우연의 패턴일 수도 있다. 이 상황을 더 깊이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쩌면 선배들은 대면하며 일하는 것이 더 익숙해서, 사무실 근무 환경이 더 쾌적해서, 집안일이 많아서, 출퇴근은 힘들어도 혼자인 그 시간이 좋아서, 혹은 사무실에서 동료와 연대하는 것이 좋아서 등 정말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반면, 후배 입장에서 보면 집이든 사무실이든 일을 자유롭게 하는 방법에 이미 익숙해져서 장소는 중요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고, 오히려 사무실에서는 사람들이 자꾸 말을 걸어서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나는 여기서 다른 질문을 던지고 싶다. 우리가 진정으로 더 좋은 사무실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왜 사무실에 나오기 싫어하는가’라는 고민을 하기보다 ‘우리 직원들이 어디에서 일을 하든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사무 공간을 만들까’ 이 질문이 더 중요하지 않나 싶다. 그렇다. 어떻게 해야 재택근무를 좋아하는 직원이 사무실 근무도 좋아하도록 할까 생각하고 어떤 혜택과 공간을 제공할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또 어떻게 해야 재택근무를 불편해하는 직원에게 재택근무를 효과적으로 하도록 도움을 줄까 고민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 모니카 H. 강 이노베이터스박스 대표는… 글로벌 500대 기업, 고등교육기관, 정부 및 비영리 단체를 대상으로 실행 가능하고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업문화 변화, 리더십 개발, 팀빌딩을 지원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구글, NBC유니버설, 삼성전자, 펩시코, 트위터, 존스홉킨스대학교, 미국 정부 등 다양한 업계의 고객사와 일하고. 백악관, 아쇼카 체인지메이커(Ashoka Changemakers), 전국여성기업위원회(WBENC) 등으로부터 인정(Recognition)을 받은 창의 교육 전문가다.

202205호 (2022.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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