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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종료 시점에 ‘사퇴’ 바람미국에서는 50% 넘는 임직원이 올해에는 다시 출퇴근할 수 있기를 바란다. 대기업인 NBC유니버설, 애플, 구글, JP 모건 체이스 등의 임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대면으로 경영과 혁신을 할 수 있는가’라는 화두를 던지며 “직원들에게 출근할 때가 돌아왔다”고 말한다. 그러나 퓨처포럼(Future Forum)이 직장인 1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44% 임직원은 코로나19 종료 상황에서 출근하기를 원하는 반면 단 17% 직장인이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그러나 재택근무 희망자와 사무실 근무 선호자를 비교하면 한국과 조금 다른 결과를 볼 수 있다. 세대 차이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바로 임원과 직원의 차이였다. 미국에서는 이것을 ‘executive-employee disconnect’라고 말하는데, 임원들이 직원들의 눈높이에서 회사생활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하는 표현이다. 그렇다. 미국에서 사무실에 나와 일하자고 제안하거나 집에서는 도저히 일을 못할 거 같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대부분 리더이거나 고위 임원이다. 그래서 나오는 해석이 임원들은 회사에 나가도 큰 사무실과 공간이 있으니 회사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할 수 있지만, 평직원들은 2시간 걸려 출퇴근을 하고 사무실에서 몇 시간 일하고 동료들과 수다 떠는 환경이 더 정신없고 비효율적이라고 느끼는 것이다. 실제로도 과감한 직원들은 “우리에게 재택근무할 옵션을 주지 않으면 당신 회사를 떠나겠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지난해 ‘대사퇴(Great Resignation)’ 바람이 불었고 많은 이가 이직을 했다. 재택근무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회사들을 찾아 나선 것이다. 이런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 많은 기업은 좋은 인재들을 갑작스럽게 잃는 치명타를 입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 크나 큰 손실을 보고 있다.이런 점을 비교해보면 미국이든 한국이든 답은 사실 같은 곳에서 시작된다. 이해하려는 의도다.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다. 우리는 그들에게 왜 그런가를 물어봤는지 반문해봐야 하며, 호기심을 갖고 이해하려고 해야 한다. 미국에서 임원과 직원 간에 분열이 있는 이유는 직원들에게 물어보지 않고 임원들이 자기들의 관점으로 판단하고 가정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온라인 근무에 익숙하지 않다고 다른 사람들도 그럴 거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 보면 프린터 없는 집이 불편할 수도 있지만, 교통체증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다른 사람들 말에 신경 쓰지도 않고, 집에서 편한 옷차림으로 일하는 것이 어떤 이들에게는 더욱 효율적인 근무가 될 수 있다. 반면 사무실 근무도 무조건 소모적이라고 할 수 없다. 회사에 나오고 싶은 사람에게는 집보다 회사가 근무에 더 적합한 환경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가족이 너무 많아서, 혹은 집이 근무 공간으로 적합하지 않아서 등일 수 있다.한국에서 후배들이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것은 우연의 패턴일 수도 있다. 이 상황을 더 깊이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쩌면 선배들은 대면하며 일하는 것이 더 익숙해서, 사무실 근무 환경이 더 쾌적해서, 집안일이 많아서, 출퇴근은 힘들어도 혼자인 그 시간이 좋아서, 혹은 사무실에서 동료와 연대하는 것이 좋아서 등 정말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반면, 후배 입장에서 보면 집이든 사무실이든 일을 자유롭게 하는 방법에 이미 익숙해져서 장소는 중요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고, 오히려 사무실에서는 사람들이 자꾸 말을 걸어서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나는 여기서 다른 질문을 던지고 싶다. 우리가 진정으로 더 좋은 사무실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왜 사무실에 나오기 싫어하는가’라는 고민을 하기보다 ‘우리 직원들이 어디에서 일을 하든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사무 공간을 만들까’ 이 질문이 더 중요하지 않나 싶다. 그렇다. 어떻게 해야 재택근무를 좋아하는 직원이 사무실 근무도 좋아하도록 할까 생각하고 어떤 혜택과 공간을 제공할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또 어떻게 해야 재택근무를 불편해하는 직원에게 재택근무를 효과적으로 하도록 도움을 줄까 고민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 모니카 H. 강 이노베이터스박스 대표는… 글로벌 500대 기업, 고등교육기관, 정부 및 비영리 단체를 대상으로 실행 가능하고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업문화 변화, 리더십 개발, 팀빌딩을 지원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구글, NBC유니버설, 삼성전자, 펩시코, 트위터, 존스홉킨스대학교, 미국 정부 등 다양한 업계의 고객사와 일하고. 백악관, 아쇼카 체인지메이커(Ashoka Changemakers), 전국여성기업위원회(WBENC) 등으로부터 인정(Recognition)을 받은 창의 교육 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