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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퍼거슨 글로벌리제이션 파트너스 아태지역 총괄 

글로벌 인재 활용의 모든 것 

김영문 기자
최근 국내에서 개발자 구인난이 이어지면서 IT 기업들은 동남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당장이라도 날아가 현지 인력을 채용하고 싶은데, 현지 사무소나 연구소를 차리자니 앞길이 막막하다. 해외 법인이나 지사 없이는 불가능한 일일까. 글로벌리제이션 파트너스가 나섰다.

▎ 사진:글로벌리제이션 파트너스
“팬데믹 이후 (전 세계)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 욕구는 한층 더 커졌습니다. 최근 우리가 전 세계 CEO와 CFO 2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0% 넘는 응답자가 글로벌 경제성장을 낙관했으며, 글로벌 인재 채용 플랫폼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원격근무나 ‘어디서나 근무하는(Work-from-anywhere)’ 업무 모델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변했습니다.”

지난 5월 초 언택트 인터뷰를 진행한 찰스 퍼거슨 글로벌리제이션 파트너스 아태지역 총괄의 말이다. 그는 “팬데믹으로 국경 간 이동에 문제가 생기자 해외 출장이 중단됐고, 많은 기업이 해외 사업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팬데믹으로 해외를 오가는 일이 전보다 훨씬 힘들어졌지만, 기업들은 국내시장에 집중하는 것보다 글로벌시장에 진출해 성장하는 쪽으로 비즈니스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글로벌리제이션 파트너스는 2012년 니콜 사힌(Nicole Sahin)이 설립한 글로벌 리모트 채용 플랫폼 회사다. 이곳은 현재 187개국에서 기업들이 해외 법인이나 지사를 설립하지 않고도 현지 규정을 지키면서 현지 인력을 채용할 수 있게 지원한다. 인재를 채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채용 후 급여·노무·회계 문제까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플랫폼으로 HR 서비스 전반을 책임진다. 이른바 ‘기록상 고용주 시장(EOR, Employer of Record)’이다.

글로벌 리모트 채용시장의 가능성을 알아본 투자사도 글로벌리제이션 파트너스 곁에 섰다. 최근 미 사모펀드 비스타 에퀴티 파트너스의 자회사이자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데이터·기술 시장에 집중하는 투자사 비스타 크레디트 파트너스가 글로벌리제이션 파트너스에 2억 달러(약 2400억원)를 투자했다. 이번 투자로 글로벌리제이션 파트너스의 가치는 42억 달러가 됐다. 글로벌리제이션 파트너스는 이번 투자금액을 인공지능(AI) 솔루션 정교화에 투자하는 등 서비스 고도화를 이뤄 글로벌 리모트 채용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AI를 활용한 솔루션 덕에 HR 서비스뿐만 아니라 해외 지사를 설립하지 않고도 신규 시장 진출 여부를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쳐 따져볼 수 있게 됐다. 현지에서 직접 사업을 한다 해도 빠르면 12시간 이내에 최적의 현지 인력 리스트를 꾸릴 수 있다. 올해는 G-P 리쿠르트 솔루션으로 한국을 포함한 주요 아태지역 국가의 전문 인력 채용시장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개발자 확보 전쟁과 더불어 ‘원격근무(리모트 워크)’ 제도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글로벌리제이션 파트너스의 전략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국내 IT 업계는 팬데믹과 상관없이 언제나 글로벌 개발자 확보에 ‘원격근무’라는 조건을 내세워왔다. 특히 네이버 관계사 ‘라인’은 국내에 한정했던 원격근무를 해외로 확대하고 있다. 현재도 라인 전체 임직원의 약 60%는 사무실 출근 없이 완전 재택근무를 하고 있고, 90% 이상은 사무실 출근 횟수가 주 3회를 넘지 않는다. 팬데믹 이후 꼭 출근하지 않아도 원거리에서 일할 수 있는 개발자 수요가 커지면서 국내보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늘었다.

특히 개발자 한 명이 아쉬운 한국 스타트업 업계 입장에서는 더더욱 글로벌 채용 플랫폼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 AI 스타트업 알레시오의 베트남 품질 검수 센터, 모빌리티 스타트업 원더무브의 독일 현지 인력, 메타버스 기업 쓰리아이(3i)의 베트남 리모트 개발팀 등이 글로벌리제이션 파트너스가 인력 채용을 도운 사례다. 글로벌리제이션 파트너스는 한국 시장 자체도 중요하게 보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도왔지만, 한국은 세계 최고의 인재를 보유한 시장”이라며 “한국 기업과 같이 일하면서 한국은 젊고 기술에 정통한 인력이 많은 곳임을 깨달았다. 지금은 오히려 글로벌기업에 한국 시장 진출을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시장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한국 시장은 어떤 의미를 지닌 곳인가.

한국은 성장 가능성이 엄청난 시장이다. 전 세계를 통틀어 최고 수준의 인재가 집약된 곳이다. 막대한 외국자본이 꾸준히 한국으로 유입되는 것도 그런 가능성이 있음을 말해준다. 간혹 한국에서 고령화 이슈가 불거지기도 하지만, 내가 봤을 땐 한국은 인구 대부분이 젊고 기술에 능통하며 교육 수준이 매우 높다. 특히 기술 인재가 몰려 있는, 아태지역 제일의 인재 허브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혁신도 빠르게 진행 중이며 혁신적인 스타트업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정치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점도 글로벌기업이 한국에 진출하게 하는 매력적인 요소 중 하나다. 실제 지금도 글로벌리제이션 파트너스는 한국 진출을 원하는 글로벌기업을 돕고 있다.

EOR, 일종의 고용주 역할을 하는 조직이라 이해했다. 그래도 생소한데.

우리는 ‘반드시 로컬 인프라를 구축해야만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까’란 고민에서 출발한 기업이다. 만약 전 세계 어느 시장에서나 현지 인재 채용과 관련된 잠재적 리스크를 줄이고, 지역 규정을 지키면서 세금, 복리후생, 급여까지 다 해결해주면 어떨까 싶었다. 우리가 하는 일을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우리 EOR 서비스는 고용주를 대신해 직원을 채용하는 것은 물론 해당 직원에 대한 법적인 책임도 진다. 우리 서비스는 채용과 급여 프로세스뿐 아니라 복리후생, 해외 인력 채용과 관련된 현지 규정을 모두 준수하도록 설계됐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얘기도 있었다.

인재를 채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채용 후 급여·노무·회계 문제까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플랫폼으로 HR 서비스 전반을 책임진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단순히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더 광범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솔루션의 장점을 꼽자면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으로 모바일이나 데스크톱을 통해 전 세계 어디서나 쉽게 접속할 수 있다. 고용계약도 자동화해 국가별·직원별로 세분화하고, 재무 보고 기능도 간소화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솔루션으로 해결할 수 없을 때는 전문가를 투입한다. 24시간 각 분야 글로벌 전문가를 투입해(시차에 맞춰) 고객 대응부서 ‘헬프데스크’의 운영을 돕는다.

다른 경쟁사와 차별점이 있다면.


▎ 사진:글로벌리제이션 파트너스
고객이 글로벌리제이션 파트너스를 선택하는 이유로 답을 대신하겠다. 먼저 해외 법인이나 지사 설립 없이 글로벌 원격팀을 빠르게 구축할 수 있다. 현재 서비스 중인 국가만 해도 전 세계 187개국에 달한다. 앞서 설명한 AI 기반 글로벌 고용 플랫폼 덕분이다. 우리 솔루션을 활용하면 기업들은 단 몇 번의 클릭만으로 고용계약을 진행하고, 현지 규정에 맞는 복리후생을 설계할 수 있다. 리스크 관리 능력에도 많이 투자했다. 국가별 법률은 물론 HR, 데이터 컴플라이언스, 세무와 관련된 최신 규정을 준수하도록 각종 전문 기관과 협업하며 실시간 시장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팬데믹으로 고용시장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들었다.

그렇다. 펜데믹으로 다소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업무 공간이 셧다운되고 인력난이 심각했다. 그래도 업무를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던 기업이 ‘원격근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비대면이 일상화되고 플랫폼의 힘은 갈수록 커졌다. 우리 생활에 첨단 디바이스가 늘면서 반도체 수요가 늘듯, 플랫폼을 이용할수록 IT 개발 인재 수요는 갈수록 늘었다. 로컬 인력이 부족하면 해외에서 수급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고용 기회의 민주화’가 실현된다고 생각했다. 국가, 거주지역, 인종에 상관없이 일할 기회 말이다. 글로벌리제이션 파트너스는 능력 있는 인재가 지리적 한계에 부딪혀 제대로 일할 수 없는 현실을 타파하는 데 필요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아태지역에서 근로 환경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아태지역에서 뚜렷한 징후가 있었다. 팬데믹 기간 동안 해외시장 진출 계획을 접거나 진출을 철회한 경우는 없었다는 점이다. 잠시 주춤했던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팬데믹 이후 아태지역 기업들의 시야가 확연히 넓어졌다. 2021년 CEO·CFO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0% 이상이 회사가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해외 비즈니스를 확장해야 한다고 답했을 정도다. 원격근무 활용 수준은 역시 한국이 가장 높지만, 아태지역을 중심으로 원격근무에 대한 인식과 활용 수준 모두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이는 최근 EOR 서비스 수요가 폭등하는 배경이라고 생각한다.

소개할 만한 한국 기업 사례가 있나.

한국 스타트업이 해외시장 진출에 매우 적극적이다. 해외 인력을 활용하려는 의지도 그만큼 강하다. 그중에서도 한국 스타트업 3곳이 인상적이었다. AI 스타트업 알레시오는 태아의 입체 초음파 사진을 분석해 태어날 아기 얼굴을 예측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SDS 빅데이터 연구소 출신인 창업자 김다운 대표는 베트남을 비롯해 동남아에 진출하기 위해 올해 베트남에 서비스·품질검수 센터를 열었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리제이션 파트너스는 베트남 현지에서 품질검수 센터 매니저를 찾아 고용하고 운용에 필요한 각종 사무를 맡고 있다. 일본, 싱가포르, 대만, 홍콩에도 진출 예정인 알레시오는 앞으로도 우리와 함께 현지 리더급 인재를 찾을 계획이다.

다른 사례도 소개해달라.

다음은 원더무브와 쓰리아이(3i)다. 스타트업 원더무브는 모빌리티·라이프 관련 서비스와 솔루션을 제공한다. 2020년 커뮤니티 모빌리티 서비스인 ‘원더풀’을 출시했고, 지난해 영상상담 서비스를 활용한 ‘라이브 상담 서비스로 대기업과 협업하여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승승장구하던 원더무브도 독일 시장 앞에서는 애를 먹었다. 유럽은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IT나 인터넷 기술 발전이 더뎌 현지에서 정보를 수집하거나 인력을 채용하는 일이 쉽지 않다. 당시 원더무브가 독일에 거주하는 한국 국적의 인력을 채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우리가 나서서 비자 문제를 해결해주었다. 더불어 현지 자동차 제조 OEM사와 모빌리티 기업을 연결해 관련 전문 인력을 채용하는 데 도움을 줬다.

메타버스 영상 제작에 특화된 스타트업 쓰리아이(3i)는 벌써 8개국에 연구소와 지사를 뒀다. AI(인공지능)·AR(증강현실)·VR(가상현실) 기술로 만든 메타버스 솔루션은 150여 개국에 서비스되고 있다. 하지만 쓰리아이도 한국 개발자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베트남에서 인력풀을 꾸리기로 했다. 우리는 쓰리아이의 베트남 현지 개발팀을 빠르게 구축해 해외 서비스 제공에 문제가 없도록 지원했다.

해외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기업이 점차 늘고 있다.

그렇다. 사실 초기에는 글로벌 기업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인바운드’ 비즈니스 비중이 컸다. 하지만 점차 글로벌로 뻗어가려는 한국 기업이 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특히 한국 기업은 그 어떤 나라의 기업보다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을 빠르게 따져보고 싶어 한다. 우리와 협업 중이거나 논의 중인 한국 기업 대다수가 해외 지사나 법인을 설립하지 않고 빨리 글로벌 팀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 우리와 손잡는다면 비용과 리스크는 최소화하면서 그들이 원하는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테스트해본 후 진출 여부를 가늠할 수 있고, 현지에서 법적 다툼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채용, 세금, 지사 설립 등의 부분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합류 전에 투자회사에서 일했다고 들었다. 사람을 찾아주는 일보다 돈을 움직이는 일이 더 매력적이지 않나.

자본도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글로벌 비즈니스를 지원하면서 현지 인력이 갖는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다. 팬데믹으로 급부상한 ‘디지털 네이티브’, ‘원격근무 우선’ 등에서 핵심 소프트웨어는 ‘사람’이다. 우리 회사의 모든 솔루션은 디지털화되어 있다고 자부하지만, 그 어느 회사보다 인간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 우리가 선보인 G-P 리크루트(G-P Recruit)가 이런 의지에서 출발했다. 광범위한 채용 파트너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 주요 시장에 포진한 유능한 채용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한국 기업이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단번에 진출하고자 하는 지역의 전문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 그만큼 글로벌 비즈니스의 성공은 현지 인력 확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선 아태지역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말부터 하고 싶다. 이곳은 디지털 기술에 정통하고, 디지털로 성장하려는 의지가 충만한 전문 인력이 포진한 곳이다. 글로벌기업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벌리기에 최적의 장소라는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복잡한 현지 법률과 규정, 문화, 언어적 장벽은 생각보다 높다. 우리가 이 벽만 허물어준다면 정체된 글로벌기업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 아태지역 신생기업들이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하는 기회가 마련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국 기업 누구라도 규모와 상관없이 글로벌시장에 진출할 의지가 있다면 우리를 찾아라! 언제든 최상의 파트너가 될 준비가 돼 있다.

- 김영문 기자 ymk0806@joongang.co.kr

202206호 (2022.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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