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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가 만난 TREND LEADING COMPANIES(10) | 김태성 케어링 대표 

노인들이 방문요양 서비스를 받지 않는 그 날까지 

신윤애 기자
앞으로 3년 뒤면 대한민국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2025년에는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20%를 넘길 전망이기 때문이다. 고령화 속도 또한 OECD 37개 가입국 중 가장 빠르다. 초고령사회의 진입 문턱에서 기업들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박진호 대표가 ‘방문요양 서비스’를 기반으로 성장한 시니어테크 기업 ‘케어링’의 김태성 대표를 만나 답을 들었다.

▎케어링 사무실에서 만난 김태성(왼쪽) 대표와 빅진호 대표.
인구 비중이 높은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가 속속 고령인구(65세 이상)로 진입하고 있다. 통계청이 2020년 발표한 ‘내·외국인 인구전망 2017~2040년’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고령인구는 2025년에 1000만 명을 넘어 2036년엔 1500만 명을 넘어선다. 다시 말해 2025년엔 5명 중 1명이, 2036년엔 3명 중 1명이 노인이란 이야기다. 이른바 초고령화사회다.

이에 최근 들어 초고령화사회 준비에 본격 돌입한 분위기다. 노인을 책임져야 한다는 의무감과 함께 앞으로 가장 많은 돈이 몰릴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점에서 시니어 관련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 중이다. 2020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고령친화산업 육성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요양, 식품, 의약품 등 관련 시장 규모는 2010년 약 33조2000억원에서 2020년 124조9000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에서도 노인에게 ‘필수불가결’한 영역인 요양 서비스를 다루는 스타트업이 다수 생겨났고, 지난해부터는 100억원 넘게 투자를 받는 사례도 늘었다.

박진호 대표가 시리즈의 10번째 인터뷰이로 만난 김태성 대표가 이끄는 ‘케어링’도 요양 서비스를 다루는 스타트업이다. 김태성 대표가 공공보험인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정부 정책 등의 문제로) 주로 민간업체가 운영해 열악한 데다 정보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는 점에 착안해 이를 개선해보고자 시작했다. 2019년 문을 연 케어링은 현재 노인장기요양보험에 기반한 방문요양 서비스를 전국에 100% 본사 직영으로 제공하고 가족요양, 복지용품사무소, 자체 요양보호사교육원, 데이케어 센터 등을 운영한다. 모두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요양보호사가 소속돼 있고, 요양보호사에게 가장 많은 시급을 지급하며, 케어링 서비스 이용자의 이탈률이 1% 미만이라는 성과를 거둬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박진호 대표는 “케어링은 산업의 비효율을 제거하고 요양보호사, 수급자, 정부 등 모든 관계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혁신을 일으키는 기업”이라며 “최근 사업의 가치, 성장 가능성 등을 인정받아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케어링은 2021년 50억원 규모의 Pre-A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올해 진행된 시리즈A에서 300억원 이상의 투자 유치를 이뤄내 예비 유니콘(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 스타트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보건복지부가 선정한 예비 사회적기업 중 최초다.

앞으로는 커뮤니티 케어(통합재가)까지 폭을 넓혀 토털 시니어 케어 플랫폼으로 발돋움할 예정이다. 주거, 보건, 의료, 돌봄까지 제공하는 종합선물세트다. 최근엔 노인들이 자신의 거주지에서 케어받을 수 있도록 돕는 ‘케어링 커뮤니티 케어’ 센터를 자회사로 설립하기도 했다.

박 대표가 9월 15일 강남에 있는 케어링 본사에서 김태성 대표를 만났다.

시니어 시장이 커질 것이란 건 알지만 ‘방문요양’이라는 분야는 다소 의외다. 방문요양 시장에 문제점이 있더라도 30대인 김 대표님이 인지하기엔 거리가 먼 시장 아닌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장기요양등급을 받은 어르신이 집에서 요양보호사로부터 케어를 받는 서비스가 방문요양이다. 등급에 따라 공단에서 실제 비용의 85~100%를 지원하고 나머지를 개인이 부담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시장을 가늠하려면 공단에서 방문요양센터 같은 요양기관에 지급한 액수를 따져보면 되는데, 지난해 6조원에 달하는 규모가 지출됐다. 보험 처리가 안 되는 간병인 시장 등을 따져 전체 요양 시장을 어림잡으면 12조원 정도 된다. 일본은 이 규모가 120조원이다. 고령화 속도만큼 빨리,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장이다. 그런데 여기 허점이 있다. 2007년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이 시행될 때 영리법인의 참여가 제한돼 개인이 센터를 개설할 수밖에 없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규모도 작고 행정관리도 잘 안 된다. 정보도 파편화돼 있고. 당연히 수익성이 낮았고, 서비스의 질도 형편없었다. (공단이 2017년 경영실태조사를 했을 때 국내 기관의 수익률은 0.1%였다. 일본에서는 이 비율이 2012년 8.4%였다.) 사실 이 시장을 처음부터 알았던 건 아니다. 대표님 말씀처럼 나와는 크게 상관없는 시장이었다. 잠시 일을 쉬고 있을 때 서울도시가스 부사장이 함께 이 일을 해보자고 제안해 알게 됐다. 방문요양센터들을 인수해 시장을 통합해보자는 취지였다.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방문요양센터는 2만 개가 넘는다. 편의점 CU가 1만9000개 정도라고 하니 CU보다도 많은 거다. 하지만 나는 부사장님과 의견이 달랐다. 아예 체질 개선을 해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래서 부사장님께는 에인절 투자만 받고 혼자 사업을 시작했다.

어떤 문제점들이 보였나.

방문요양 서비스는 공급자가 요양보호사들인 만큼 무조건 요양보호사를 끌어모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상황을 살펴보니 처우가 매우 열악했다. 센터들의 가격담합으로 시급은 낮았고, 이마저도 제때 못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시급 인상, 고용 안정, 인식 개선의 문제를 해결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창업 후 가장 먼저 시도한 게 급여 인상이다.

가격담합은 왜 일어나는 건가.

방문요양센터의 경우 건강보험 수가 체계 안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어르신 한 명을 케어하면 받는 금액이 정해져 있다. 이 금액을 정부와 개인이 일정 비율로 나눠 지급하는데, 한정된 액수 내에서 센터의 매출을 올려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요양보호사에게 시급을 적게 주려는 현상이 생긴다. 센터가 요양보호사에게 시급을 얼마나 책정할지는 자유다. 나 또한 한 모임에서 ‘이번엔 시급을 얼마로 할까요?’라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나 홀로 급여 인상을 외치면 비난을 받을 것 같은데.

그 자리에서 ‘난 담합할 생각이 없고, 오히려 시급을 좀 높이려고 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처음엔 다들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다고 요양보호사들이 들어오지 않는다. 여기저기서 비난을 받아 없어질 거다”라는 식으로만 이야기했다. 그런데 진짜 케어링에서 시급을 올리고 요양보호사가 몰리기 시작하자 비난이 시작됐다. 거칠게 원망하는 분도 많았다.

시급은 얼마나 올렸나.

요양보호사 시급은 지역마다 천차만별이지만 평균이 1만500원이다. 우린 지역에 상관없이 1만2000원을 지급한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대신 매달 급여일을 정확히 지켜 지급하고, 퇴직금 또한 보전한다.

좋은 서비스도 알려져야 이용자가 모이지 않나. 마케터 입장에서 봤을 때 마케팅하기 다소 까다롭게 느껴진다. 타깃층이 요양보호사가 될 수도 있고, 요양보호사를 필요로 하는 어르신, 어르신의 지인이나 가족 등 너무 다양하다. 어떤 전략으로 마케팅했는지 궁금하다.

요양보호사만 공략하자는 전략이었다. 요양보호사 중에는 자기 가족을 케어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에서 지원을 해주기도 하고.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가장 많이 따는 연령층이 50대인데 이들의 부모 세대가 요양보호사를 필요로 하는 어르신이다. (법적으로 요양보호사를 쓸 수 있는 나이가 65세 이상이다.) 요양보호사 자격증은 국가자격증인데 현재 150만여 명이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요양보호사를 공략하면 많은 타깃층이 커버된다고 생각했다.

요양보호사 매칭은 결혼정보 회사와 비슷해


▎김태성 대표는 가격담합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당당히 급여 인상을 주장했다고 한다.
효과는 좀 있었나.

다른 곳보다 시급이 높다는 메시지로 많은 채널에 바이럴마케팅을 했다. 전단지부터 TV 광고, 네이버 키워드 광고, 유튜브까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그런데 한 달 동안 아무런 반응이 없더라. 당황스러웠다. 그제서야 시니어 마케팅은 다른 마케팅과 다른 영역이란 걸 깨달았다. 젊은이들이 ‘핫한 게 있다’고 하면 우르르 몰려가는 모습과 달리 시니어들은 신뢰가 쌓여야 움직였다. 광고에 반복해서 노출되고, 주변에서 추천을 받고, 실제 후기를 들어야 움직인다. 그나마 재미있었던 건 유튜브에서 거둔 광고 효과였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선 별 효과를 못 봤는데 유튜브에선 반응이 좋았다. 시니어들이 유튜브를 즐긴다는 기사를 봤는데 실제로 많이 활동하고 있다는 걸 체감했다.

시니어 마케팅을 할 때 유념하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케어링은 앱도 만들지 않은 건가. 케어링을 검색하니 유선번호만 뜨더라.

우린 요양 서비스의 인프라를 만들어가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면접을 통해 좋은 요양보호사들을 직접 고용하고, 고객에게 보내드리고 있다. 앱을 만들어 요양 관련 플랫폼을 운영하는 곳도 있는데 사실 잘되진 않는다. 고객들은 어르신에게 안성맞춤인 요양보호사를 원하는데 앱에서는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적기 어려운 구조이니 말이다. 그래서 우린 유선 상담을 통해 정확한 정보와 니즈를 파악한 후 우리의 인프라 안에서 가장 잘 맞는 요양보호사를 매칭해 만족도를 높인다. 예를 들어, 우리 어머니가 약간 치매가 있고 기독교인을 찾으며 말이 많지 않은 분을 원한다는 정성적인 요구사항을 하면 이에 해당하는 요양보호사를 매칭해준다.

그런데 케어링은 ‘시니어 테크’ 스타트업이라고 소개되고 실제로 상당 부분 디지털전환을 이뤄내고 있다고 들었다. 디지털은 어디에 적용하는가.

대표적으로 요양보호사를 관리하는 프로그램이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정부에서 요양보호사의 근태를 파악하기 위한 시스템을 굉장히 잘 만들었다. 하루에 3시간씩 근무하는데, 어르신의 집에 RFID(Radio-Frequency Identification, 주파수를 이용해 ID를 식별하는 방식으로 일명 전자태그) 스티커로 붙여두고 요양보호사가 핸드폰으로 이를 촬영해 출퇴근을 입증하도록 했다. 또 공단 직원도 암행어사처럼 갑자기 찾아가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우리 같은 업체에도 관리 강화를 강조한다. 그래서 우린 개발자 10명 정도로 팀을 꾸려 출퇴근부터 일정관리, 급여나 이용금액 명세서, 어르신의 건강상태 등을 처리하고 기록할 수 있는 인프라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어르신의 건강상태 기록지는 병원으로 치면 전자차트인 셈인데, 시장에 나와 있는 방문요양 전자차트는 부족한 부분이 많아 직접 만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음성인식 서비스로 어르신들의 목소리를 인식하고 분석해 건강상태와 안부를 확인하는 ‘케어콜 서비스’도 네이버 같은 회사와 함께 진행한다.

대표님께선 원래 다른 업종에 있었다고 들었다. 직접 와보니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다르지 않았나.

게임데이터 플랫폼 기업 OP.GG(부대표), 코인원(마케팅 총괄), 코인원이 투자한 블록체인 기업 코인원랩스(대표)를 거쳤다. 큰돈을 모았지만 리스크가 컸다. 코인에 비판적이 됐고, 업에 깊이 관여할수록 석연치 않은 마음이 들었다. 마지막엔 파트너십을 맺었던 회사와 계약이 어그러지며 모은 돈을 다 돌려줬고, 이후 잠시 동안 백수로 지냈다. 허탈함에 우울증까지 찾아왔었다. 앞서 말했듯이 그 시점에 방문요양 산업을 알게 됐다. 처음엔 이렇게 시장 규모가 큰데 어떻게 이 정도로 비어 있는지 의아했다. 블루오션이 따로 없었다. 막상 사업을 해보니 아직 큰돈을 벌진 못하지만 오히려 허기가 채워짐을 느꼈다. 바로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 때문이었다.

사회를 좀 더 나아지게 만든다는 자부심인가.

맞다. 직접 시장을 들여다보니 방치돼 있는 노인이 너무 많았다. 전국적으로 시스템을 잘 만들어두긴 했지만 노인장기요양보험 같은 건 정말 최소한의 인권을 위한 것일 뿐 많은 이가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었다. 단 3시간 케어로 어떻게 해결이 되겠는가. 이마저도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면 어르신은 더 열악한 환경에 처하게 되고, 세금은 세금대로 낭비된다. 이 부분만 잘 해결해도 대한민국의 미래에 조금은 일조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려면 요양보호사의 시급을 올리는 방법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은데. 다른 방안들은 뭔가.

‘커뮤니티 케어’다. 대부분의 노인은 자신의 집에서 케어를 받고 싶어 한다. 요양원에 들어가는 걸 극구 거부하는 사례를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가족들의 마음도 편치 않고. 정부 입장에서도 노인들이 재가요양을 하는 게 세금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이다. 최대한 자신의 집에 거주하며 케어를 받고 그곳에서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커뮤니티 케어’다. 이를 위해 지역 단위의 방문요양 업체들을 인수하고 지역 내 거점센터를 활용해 인프라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요양에 필요한 서비스 인프라의 모든 밸류체인을 선점하려고 한다. 이를테면 고령친화 도시락 배달, 병원 동행 및 이동 지원, 생활밀착형 심부름 서비스, 주거공간 제공 등 장기요양등급에 관계없이 누구나 자신의 거주지에서 존엄하게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조를 짜고 있다. 이게 바로 케어링의 특별함이다.

아무리 사회에 기여하는 일이어도 케어링은 결국 기업이니 매출을 내야 한다. 물론 요양보호를 필요로 하는 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 테지만 정부 정책, 규제 등과 밀접하다 보니 수익화하기엔 어려울 것 같다. 새로운 수익사업은 없나.

노인이 되고 몸이 불편해지면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지출이 생긴다. 이를테면 기저귀가 필요한 상태가 되면 기저귓값은 고정지출이 된다. 의료비는 말할 것도 없고. 그래서 노인들에게 공통으로 필요한 물건들을 공동구매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커머스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나라에서 운영하고 있지만 잘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방문진료(의사 왕진) 제도를 활용하고, 데이케어 센터, 즉 주야간보호센터를 세우고 있다. 주야간보호센터는 주간, 야간 혹은 주야간을 선택해 이용할 수 있는 ‘노인 유치원’으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므로 비슷한 상황에 놓인 친구도 만들 수 있어 정신건강에도 좋다. 현재 데이케어 센터를 3개 지었고 4년 안에 100개를 만드는 게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거주 영역으로도 사업을 확장하려고 한다. 어르신의 라이프사이클에 맞게 거주지를 리모델링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어르신이 모여 사는 마을을 만들고 싶다. 일본과 미국에는 이미 시니어 베리어프리 주택단지가 있다. 얼마 전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15만여 명이 모여 사는 시니어 타운을 방문한 적이 있다. 몸이 불편해지기 전, 막 은퇴한 이들이 모여 레저 활동과 친목 활동 등을 함께하며 즐겁게 지내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개인이 운영하는데도 저렴하고 거주자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다.

시니어 관련 사업은 장례 비즈니스로도 확장되던데.

우린 죽음 관련 비즈니스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 사는 동안 최대한 행복할 수 있도록 돕는 데만 신경 쓰고 싶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목표는 어르신들이 방문요양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건강수명이라고도 하는데 그 수명을 늘리는 데 일조하고 싶다. 노인들이 육체적·경제적으로 주체가 되어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경제적인 부분은 이를테면 재산 증여문제다. 어르신들은 ‘자식들이 재산싸움 할 게 걱정’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또 재산을 미리 나눠줬다가 말년에 버림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래서 신탁 서비스도 구상 중이다. 유언신탁의 경우 그간 금감위에서 규제를 강하게 했는데, 재작년에 치매 신탁 같은 특수 신탁사 설립을 활성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원래는 자본금 250억원이 있어야 신탁사를 차릴 수 있었는데, 특수 신탁사인 경우 10억원으로도 설립할 수 있게 문턱을 낮췄다.

케어링엔 젊은 직원이 많은 것 같다. 젊은이들에게 시니어 시장은 관심사가 아닐 것 같은데.

우리 회사 C레벨은 다섯 분 정도 계신데, ‘당신의 좋은 뇌를 공공재에 쓰고 싶다’고 어필했다. 모두 유튜브 후원 플랫폼, 커머스 사업 등 여러 분야에서 자기 사업을 하며 어느 정도 성과를 이룬 분들이다. 돈 버는 사업은 해봤으니 사회에 공헌하는,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고 제안했고, 흔쾌히 동참해줬다.

직원들도 우리와 결이 맞아야 채용한다. 물론 노인을 사랑할 필요까지는 없다. 적어도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소망이 있으면 된다. 내 입장을 말하자면, 우리회사가 돈을 벌기 위한 고민이 곧 사회를 더 나아지게 만드는 고민이라는 데 희열을 느낀다. 사업을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여기에 동의만 해주면 된다.

과연 직원들이 그럴까.(웃음)

평소엔 직원들의 솔직한 생각을 들을 수 없지만, 진심을 전해 듣고 감동했던 적이 있다. 한번은 급속도로 성장하는 게 수상하다며 공단에서 감사를 나온 적이 있다. 검찰 조사를 받듯 갑자기 박스를 들고 사무실에 들어와 자료를 수거했고 직원들의 인터뷰도 진행했다. 일주일에 걸쳐 감사를 진행하더니 끝날 무렵 감사관이 나를 따로 불렀다. “회사는 문제없이 운영하고 있다. 다만 인터뷰 과정에서 직원들이 인상적인 이야기를 해서 전해준다”고 했다. 연유를 들어보니 자신이 “아직도 적자인데 대표는 회사를 왜 계속 운영합니까”라고 물었더니 직원들이 “언젠가 회사가 망해도, 역사에 기록될 만큼 멋진 업적을 남기고 싶다고 해요. 저도 그 의견에 공감하고요”라고 답했다고. 평소 직원들에게 “화려하고 번창했던 로마제국도 결국은 망했다. 우리회사도 언젠간 망할 거다. 로마제국이 멋진 문화를 유산으로 남겼듯이 우리도 역사에 무언가를 남겨보자”고 말하곤 한다. 내 메시지에 공감하고,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동했다. 실제로 케어링이 사회 공헌적인 일을 하지 않으면 요양센터들의 밥그릇을 뺏은 것밖엔 되지 않는다. 그런 기업은 존재할 필요가 없다. 공공의 이익을 실현하는, 역사에 남을 만한 기업이 되고 싶다.

최근 300억원대 투자를 받았다. 투자금을 어떻게 쓸 계획인가.

앞서 설명한 커뮤니티 케어를 구체화하기 위해 모든 돈을 쓸 예정이다. 요양뿐 아니라 어르신들의 라이프사이클을 다 커버해야 한다. 어르신들이 편리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저렴한 비용에 좋은 퀄리티로 제공할 것이다.

앞으로의 시니어 시장은 어떻게 전망하나.

지금의 50~60대는 자신의 부모님이 요양원 등에 누워 계시는 걸 보며 위기감을 느끼는 세대다. 그래서 이들을 돕는 헬스케어 기업이 되고 싶다. 방문요양 서비스를 최대한 받지 않도록 미리미리 건강상태를 측정하고 관리하는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다. 시장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아마 노동인구가 많이 부족해지지 않을까. 일본에서는 이미 요양 비자 같은 시스템을 새롭게 만들어 해외 채용을 확대했다고 들었다. 우리나라도 같은 길을 가야 한다고 본다. ‘코리안 드림’을 이뤄줄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해외 인력을 끌어모아야 한다. 우리나라 파독 간호사들이 그러했듯 말이다.

※ 박진호는… 뷰티전문마케팅회사 뷰스컴퍼니를 2014년에 창업해 아모레퍼시픽, 닥터자르트, 파파레서피 등 1500건이 넘는 브랜드 캠페인을 진행했다. 발 빠르게 트렌드를 수집해 효과적인 브랜딩, 마케팅 전략을 제안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는 K뷰티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

- 정리=신윤애 기자 shin.yunae@joongang.co.kr·사진 지미연 객원기자

202210호 (202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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