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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 ‘아시아 200대 유망 중소기업’] 반도체 강국 ‘한국’ 

 

김영문 기자
포브스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선정한 200대 중소기업 목록에 한국 기업 27곳이 이름을 올렸다. 코로나19 이후 제약이나 바이오·헬스케어 업종만 크다가 일상을 회복하면서 다양한 업종 기업들이 점차 매출을 회복하고 있다. 한국은 반도체 강국답게 선정 기업 중 12곳이 반도체 분야였다.

미국 포브스가 지난 8월 9일 선정한 ‘아시아 200대 유망 중소기업’ 가운데 한국 업체는 27곳으로, 아시아 지역 15개국 중 국가 순위 3위에 올랐다. 대만(30개), 일본(29개) 다음으로 많았으며, 인도(24개), 중국(22개), 호주(14개), 태국(13개)이 그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200개 기업 중 중국 기업이 95개였을 정도로 독식했지만, 팬데믹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인 중국 외 아시아·태평양 국가 기업들이 2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포브스는 매년 연 매출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 미만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1~3년간 부채, 매출 및 주당 수익 증가, 지난 1~ 5년간 평균 자기자본 수익률 등 해당 기업들의 전반적인 실적을 검토해 유망한 중소기업 200곳을 선정한다. 포브스가 올해 꼽은 한국의 유망 중소기업은 패션기업 크리스에프앤씨를 비롯해 테스, 한미반도체, 스틱인베스트먼트, 티에스이, GST, 유니셈, 덴티움, 노바렉스, 아프리카TV, 하이비젼시스템, 천보, 헥토이노베이션, 서플러스글로벌, JYP엔터테인먼트, 월덱스, 에이피티씨, 파마리서치, SJ그룹, 메커스, 클래시스, 노바텍, 서린바이오사이언스, 서호전기, JT, 엠게임, 위세아이텍(매출액 순)이다.

특히 한국에서 선정된 전체 27개 기업 중 40% 넘는 12곳이 반도체 관련 기업이었다. 이 업체들은 웨이퍼(반도체 원판)에 회로를 그려 넣는 노광, 그려진 반도체 회로만 남기고 불필요한 부분을 부식시켜 깎아내는 식각, 회로를 보호하려 막을 씌우는 증착 등 전(前) 공정 장비를 만드는 곳이다. 2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린 테스, 한미반도체, 티에스이, GST, 유니셈, 하이비젼시스템, 천보, 서플러스글로벌, 월덱스, 에이티피씨, 매커스, JT 등이 모두 반도체 관련 장비 회사다.


실제 반도체 업계도 한층 더 바빠질 기세다. 최근 삼성전자와 TSMC가 반도체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와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170조원을 투자해 생산시설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TSMC는 대만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지에 첨단 파운드리 생산시설을 추가로 짓기로 했다. SK하이닉스도 공정 규모를 증축하는 등 몸집을 키우고 있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ASML, TEL, 램리서치, KLA 등 글로벌 5대 반도체 장비 업체에 주문이 폭주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공정에 필요한 모든 장비와 부품을 글로벌기업에서 가져다 쓰는 건 아니기에 국내 관련 업체에도 주문량이 늘고 있다.

헬스케어 분야도 여전히 강세다. 임플란트 기업 덴티움, 국내 건강기능식품 생산 1위 노바렉스, 재생의학 기업 파마리서치, 피부 미용기기 1위 클래시스, 위생 살균수 제조업체인 서린바이오사이언스가 선정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상생활 복귀를 시작하면서 패션, 헬스케어, 엔터테인먼트 분야 기업도 이름을 올렸다. 27곳 중 매출 4572억원으로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한 크리스에프앤씨는 골프웨어 전문 업체다. 한국에서 코로나19 이후 2030세대가 대거 골프에 입문하면서 골프웨어 시장이 갑자기 큰 덕을 봤다. 패션 기업으로 함께 이름을 올린 SJ그룹도 골프웨어 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미디어·콘텐트 기업도 포함됐다. 실시간 인터넷방송인 아프리카TV와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JYP엔터테인먼트가 주인공이다. 특히 아프리카TV는 200개 기업 중 디지털 미디어 분야에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림으로써 뉴미디어 플랫폼의 성장을 확인하는 사례였다. 국내 1인 방송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아예 직업을 BJ로 삼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아프리카TV는 유튜브 못지않게 BJ들의 데뷔 무대로 활용돼왔다. JYP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자사 K팝 보이그룹 스트레이 키즈의 유튜브 구독자가 1000만 명을 돌파하고, 트와이스 나연이 올해 미니앨범 ‘아이엠 나연’으로 ‘빌보드 200’ 7위에 K팝 솔로 아티스트 역대 최다 주간 음반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미국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밖에도 투자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 핀테크 업체 헥토이노베이션, 전자전기 분야 노바텍과 서호전기, 게임사 엠게임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업 위세아이텍 등이 선정됐다.


- 김영문 기자 ymk0806@joongang.co.kr

202210호 (202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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